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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36647 판결

[사해행위취소][공1997.8.15.(40),2318]

판시사항

[1] 아파트 건설 도중 부도처리된 건설업자가 그 아파트의 수분양자들에 대한 분양 잔대금 채권을 그 수분양자들로 구성된 비법인사단에 양도하여 잔여 공사 완공 및 아파트 인도채무를 면제받은 경우, 사해행위의 성립 여부(적극)

[2] 주택건설사업자와 주택건설촉진법상의 등록업체 사이에 체결된 주택분양보증약정의 법적 성질(=조건부 제3자를 위한 계약)

판결요지

[1] 채무자인 아파트 건설업자가 채무가 초과된 상태에서 채권자 중 일부인 아파트 분양계약자들과 통모하여 그 분양계약자들만 우선적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도록 할 의도로 채무자의 그 분양계약자들에 대한 분양 잔대금 채권을 분양계약자들 전원으로 구성된 대책회에 양도하여 그 채권으로써 아파트 건축공사의 이행을 보증한 다른 건설회사들로 하여금 그 공사를 완공케 하고, 그 채권양도에 대한 대가로 채무자의 분양계약자들에 대한 잔여 공사 완성 및 아파트 인도채무를 면제받기로 하는 약정을 한 경우, 이는 채무자의 분양계약자들에 대한 잔여 공사 완성 등 채무의 대물변제로 채무자의 분양 잔대금 채권을 그 분양계약자들에게 양도한 것이므로, 가사 그 분양 잔대금 채권액이 잔여 공사 완성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초과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채무자의 분양 잔대금 채권양도 행위는 다른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2] 구 주택공급에관한규칙(1993. 9. 1. 건설부령 제5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1호 , 제2호 , 제7조 제3항 제2호 가 정하는 바에 따라 등록업체들이 아파트의 준공과 그 대지의 저당권 말소를 입주시까지 이행할 것을 연대보증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공증서를 소관청에 제출한 경우,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설회사와 등록업체들은 장래의 불특정 분양계약상의 입주자를 위하여 건설회사가 그 아파트의 준공과 대지의 저당권 말소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록업체들이 이를 대신 이행하여 건설회사와 사이에 적법하게 분양계약을 체결한 자들에게 분양계약상의 주택공급의무를 이행하기로 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대연콘크리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만운)

피고,피상고인

성원맨션 대책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차종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91. 8. 1.경부터 전주시 완산구 (주소 생략) 외 15필지 지상에 성원맨션 아파트 235세대를 건축하던 소외 유한회사 성원종합건설(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게 1991. 8.경부터 1992. 6.경까지 레미콘을 공급하고 그 대금 중 금 232,848,18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 소외 회사는 위 아파트 건축공사 도중 1992. 6. 26. 부도가 나서 공사를 중단하게 되었는바, 이에 위 아파트 235세대의 분양계약자들은 1992. 11. 25. 회의를 개최하여 향후의 소외 회사와의 협상, 위 아파트의 완공 및 그 소유권의 취득 문제 등을 처리하기 위하여 위 아파트 분양계약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피고 대책회를 구성한 사실, 그 후 소외 회사는 1993. 5. 4. 피고 대책회에게 소외 회사의 위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에 대한 각 분양대금 채권 중 당시까지의 미수령액에 해당하는 각 채권(채권액 합계 약 금 29억 원, 이하 '위 잔존 채권'이라 한다)을 양도하고 같은 달 14. 채무자인 분양계약자들에게 위 양도 사실을 통지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양도 약정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소외 회사가 위 잔존 채권의 양도 당시 채무초과 상태로 무자력이었던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나아가 소외 회사가 위 잔존 채권을 양도함으로써 소외 회사의 책임재산의 감소를 초래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를 배척하면서, 오히려 거시 증거에 의하여 소외 회사는 부도가 나서 위 아파트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자 피고 대책회와 사이에, 나머지 공사는 포기하는 대신 위 잔존 채권을 피고 대책회에게 양도하고 피고 대책회는 양수한 채권으로써 위 아파트 공사의 이행을 보증한 소외 유한회사 오성주택건설, 유한회사 한양운남건설, 주식회사 신일 등에게 공사를 완공케 하여 분양계약자들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받도록 하기로 약정하고 피고 대책회에게 위 잔존 채권을 양도한 사실, 소외 회사는 분양대금의 20%를 계약 당시 계약금으로, 60%를 중도금으로 6회에 걸쳐 매회 10%씩, 나머지 20%는 입주와 동시에 지급받기로 한 분양계약에 따라 분양대금을 지급받아 왔는데, 위 아파트 235세대의 총 분양대금은 약 금 120억 원이고, 소외 회사가 양도한 위 잔존 채권액은 약 29억 원이며, 부도로 인하여 소외 회사가 공사를 중단할 당시의 위 아파트 건축공사의 공정은 약 65%인 사실, 한편 피고 대책회는 보증회사로서 중단된 잔여 공사를 맡게 된 위 주식회사 신일 등 3개 회사와 사이에 보증회사가 잔여 공사를 시행하고 피고 대책회는 그 공사대금의 일부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여, 보증회사 중 위 주식회사 신일이 위 아파트 건축공사를 사실상 완료함에 따라 피고 대책회는 양수한 위 잔존 채권에 해당하는 분양대금을 분양계약자들로부터 지급받아 그 중 약 12억 원을 공사대금으로 지출한 사실을 인정하고, 소외 회사는 위 잔존 채권을 양도함으로써 그 채권액 금 29억 원 상당의 적극재산이 감소되었다고 하겠으나, 반면 위 잔존 채권 양도 약정에 의하여 소외 회사는 분양계약에 따라 이행하여야 할 나머지 공정 약 35%의 공사의 완성 및 아파트의 인도채무를 면함으로써 총 분양대금(120억 원)에 위 잔여 공정률을 곱한 약 금 42억 상당의 소극재산도 감소를 가져 왔다 할 것이니, 결국 전체적으로 보아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되는 소외 회사의 책임재산은 감소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이미 채무초과의 상태에 빠져 있는 채무자가 그의 적극재산인 채권을 그에 대한 채권자 중 일부에게 대물변제조로 양도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것인바 ( 당원 1990. 11. 23. 선고 90다카27198 판결 , 1995. 5. 26. 선고 95다741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채무자인 소외 회사는 채무가 초과한 상태에서 채권자 중 일부인 위 아파트 분양계약자들과 통모하여 위 분양계약자들만 우선적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도록 할 의도로 소외 회사의 위 분양계약자들에 대한 위 잔존 채권을 위 분양계약자들 전원으로 구성된 피고 대책회에 양도하여 그 채권으로써 위 아파트 건축공사의 이행을 보증한 소외 주식회사 신일 등으로 하여금 그 공사를 완공케 하고, 그 채권양도에 대한 대가로 소외 회사의 분양계약자들에 대한 잔여 공사 완성 및 아파트 인도채무를 면제받기로 하는 약정을 한 것이니, 이는 소외 회사의 위 분양계약자들에 대한 위 잔여 공사 완성 등 채무의 대물변제로 소외 회사의 위 잔존 채권을 위 분양계약자들에게 양도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가사 원심판단과 같이 위 잔존 채권액이 잔여 공사 완성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초과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소외 회사의 위 잔존 채권양도 행위는 원고 등 다른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위 아파트 부지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었으므로 소외 회사는 저당권을 말소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곧바로 입주자를 모집하기 위하여 구 주택공급에관한규칙(1993. 9. 1. 건설부령 제5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1호 , 제2호 , 제7조 제3항 제2호 가 정하는 바에 따라 등록업체인 유한회사 오성주택건설, 유한회사 한양운남건설, 주식회사 신일 등이 위 아파트의 준공과 그 대지의 저당권 말소를 입주시까지 이행할 것을 연대보증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공증서(갑 제10호증의 1 내지 3)를 소관청에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외 회사와 위 등록업체들은 장래의 불특정 분양계약상의 입주자를 위하여 소외 회사가 위 아파트의 준공과 그 대지의 저당권 말소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위 등록업체들이 이를 대신 이행하여 소외 회사와 사이에 적법하게 분양계약을 체결한 자들에게 분양계약상의 주택공급의무를 이행하기로 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것 이므로( 당원 1996. 5. 28. 선고 96다6592, 6608, 6615, 6622, 6639 판결 , 1996. 12. 20. 선고 96다34863 판결 등 참조) 위 분양계약자들은 위 등록업체들에 대하여 그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여 기존의 분양계약상의 권리인 잔여 공사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잔여 공사를 하는 위 등록업체들은 그 공사비에 대하여 소외 회사에게 구상할 권리를 갖게 되며, 이 권리는 원고를 포함한 소외 회사의 일반 채권자들과 동등한 순위에 있는 채권으로서 그들과 함께 소외 회사의 적극재산인 위 잔존 채권으로부터 평등하게 만족을 얻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위 등록업체들이 피고 대책회와의 약정에 의하여 위 잔여 공사를 완성하였다 하여 피고 대책회가 소외 회사로부터 양도받은 위 잔존 채권을 변제받아 그 일부를 위 등록업체들에게 지급한 것은 결국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의 채권자 중 1인이 우선적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은 것이 되어,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소외 회사와 피고 대책회 간의 위 잔존 채권 양도 약정은 원고에 대한 사해행위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외 회사의 위 잔존 채권 양도 약정을 사해행위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6.7.18.선고 95나6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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