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인도등] 항소[각공2004.1.10.(5),10]
[1] 주위토지통행권자가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하거나 시설물을 통행지에 설치한 경우, 통행지 소유자가 토지의 인도 및 시설물의 철거를 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주위토지통행권자가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를 보상하는 경우,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상액수를 사용기간 동안 통행지의 차임 상당액으로 정함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
[3]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기 위한 요건 및 통로의 개설이 없이 일정한 장소를 오랜 시일 통행한 사실만으로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 어느 토지와 공로 사이에 그 토지의 용도에 필요한 통로가 없는 경우에 그 토지 소유자는 주위의 토지를 통행 또는 통로로 하지 아니하면 공로에 출입할 수 없거나 다대한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그 주위의 토지를 통행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통로를 개설할 수 있으나,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권을 배제할 수는 없고 다만 통행하는 범위에서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을 뿐이며, 통행지 소유자는 그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고 다만, 통행권자의 통행을 수인한 의무만을 부담할 뿐이므로, 통행권자가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하거나 그러한 시설물을 통행지에 설치한 때에는 통행지 소유자는 그 소유토지를 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통행권자에 대하여 그 토지의 인도 및 그러한 시설물의 철거를 구할 수 있다.
[2]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때에도 통행권자는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를 보상하여야 하는바,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상액수를 사용기간 동안 통행지의 차임 상당액으로 정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사례.
[3] 시효에 의하여 새로운 지역권을 취득하기 위하여는 민법 제294조 에 의하여 계속되고 표현될 것을 요하는바, 통행지역권의 경우 요역지의 소유자가 승역지 위에 통로를 새로 설치하여 그 위를 다님으로써 승역지를 늘 사용하는 객관적 상태가 민법 제245조 에 규정된 기간 계속한 사실이 있어야 하고, 통로의 개설이 없이 단지 일정한 장소를 오랜 시일 통행한 사실이 있다거나 또는 토지의 소유자가 이웃하여 사는 교분으로 통행을 묵인하여 온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지역권을 시효취득할 수 없다.
나양연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철)
정안석
2003. 9. 23.
1. 피고는 원고에게
가. 별지 기재 토지 중 별지 도면 표시 ㅍ, ㅎ의 각 점을 연결한 선 ② 부분 위에 설치된 가로 1.6m, 세로 1.7m의 철재 대문을 철거하고,
나. 돈 5,240,620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8. 8.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0%는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주문 제1의 가항 및 돈 8,734,460원 및 이에 대하여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호증의 1, 2, 갑 제2내지5, 7, 8호증, 갑 제9호증의 1 내지6, 을 제1 내지 7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8,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 현장검증 결과, 각 감정 결과, 변론의 전취지
가. 별지 기재 토지(이하 '39-6 토지'라고 한다)는 원래 나정자, 나황순, 나상운 및 원고가 재산상속을 원인으로 1976. 6. 9.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인데, 원고가 같은 날 나정자, 나황순의 각 지분에 관하여, 1978. 12. 23. 나상운의 지분에 관하여 각 지분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단독소유권을 취득하였다.
나. 피고는 1976. 9. 3. 39-6 토지에 접한 같은 동 35-15 대 182㎡(이하 '35-15 토지'라고 한다) 및 그 지상의 주택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다. 한편, 피고는 35-15 토지와 공로 사이에 그 소유의 통로가 없는 관계로, 39-6 토지 중 별지 도면 표시 ㅅ, ㅇ, ㄴ, ㄷ, ㅈ, ㅊ, ㅅ의 각 점을 차례로 연결한 선 내 나 부분 14㎡(이하 '이 사건 통행지'라고 한다)를 공로에 이르는 통로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이 사건 통행지 사용을 묵인하였다.
라. 그런데 피고는 피고 소유의 위 주택의 대문을 설치함에 있어서 이를 35-15 토지 내에 설치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통행지 내인 별지 도면 표시 ㅍ, ㅎ의 각 점을 연결한 선 ② 부분 위에 가로 1.6m, 세로 1.7m의 철재 대문(이하 '이 사건 대문'이라고 한다)을 설치하였다.
마. 현재 이 사건 통행지는 피고만이 통로로 이용하고 있고, 원고가 특별히 이를 통로등으로 사용 및 수익하고 있지는 않다.
바. 이 사건 통행지를 1995. 1. 1.부터 2003. 6. 30.까지 점유 및 사용한 데 따른 차임 상당액은 돈 5,240,620원(기대이율 연 3%)이다.
2.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피고가 정당한 권원 없이 원고 소유의 이 사건 통행지 내에 이 사건 대문을 설치하였으므로 이를 철거하여야 할 뿐 아니라 가사 부득이 이 사건 통행지를 통로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주위토지통행권을 가지고 있고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였으며 원고가 이 사건 통행지에 대한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 단
(1) 주위토지통행권과 철거 및 손해보상의무의 발생
(가) 어느 토지와 공로 사이에 그 토지의 용도에 필요한 통로가 없는 경우에 그 토지 소유자는 주위의 토지를 통행 또는 통로로 하지 아니하면 공로에 출입할 수 없거나 다대한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그 주위의 토지를 통행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통로를 개설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35-15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무렵 이 사건 통행지를 통행할 수 있는 이른바 주위토지통행권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나, 한편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권을 배제할 수는 없고 다만 통행하는 범위에서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을 뿐이며, 통행지 소유자는 그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고 다만 통행권자의 통행을 수인한 의무만을 부담할 뿐이므로, 통행권자가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하거나 그러한 시설물을 통행지에 설치한 때에는, 통행지 소유자는 그 소유토지를 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통행권자에 대하여 그 토지의 인도 및 그러한 시설물의 철거를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76. 5. 11. 선고 75다1330 판결 참조).
그런데 피고가 설치한 이 사건 대문은 이 사건 통행지 중 안쪽 부분에 대한 원고의 점유를 전적으로 배제하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대문을 철거할 의무가 있다.
(나) 한편,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때에도 통행권자는 통행지 소유자의 손해를 보상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통행지를 피고만이 통행로로 사용하고 있고 원고는 특별히 이를 사용 및 수익하고 있지 않은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보상할 액수는 사용기간동안 이 사건 통행지의 차임상당액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2) 피고의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 여부
이에 대하여 피고는 통행지역권을 시효취득하였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시효에 의하여 새로운 지역권을 취득하기 위하여는 민법 제294조 에 의하여 계속되고 표현될 것을 요하는바, 통행지역권의 경우 요역지의 소유자가 승역지 위에 통로를 새로 설치하여 그 위를 다님으로서 승역지를 늘 사용하는 객관적 상태가 민법 제245조 에 규정된 기간 계속한 사실이 있어야 하고, 통로의 개설이 없이 단지 일정한 장소를 오랜 시일 통행한 사실이 있다거나 또는 토지의 소유자가 이웃하여 사는 교분으로 통행을 묵인하여 온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지역권을 시효취득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 1966. 9. 6. 선고 65다2305, 2306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통행지를 통로로 개설하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원고의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포기 여부
또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통행지에 대한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이웃하여 사는 교분으로 피고의 이 사건 통행지의 통행을 묵인하여 온 것만으로는 이 사건 통행지에 대한 사용 및 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대문을 철거하고, 원고가 구하는 기간인 1995. 1. 1.부터 2003. 6. 30.까지의 이 사건 통행지에 대한 차임 상당액인 돈 5,240,62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2003. 8. 1.자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가 진술된 다음날인 2003. 8. 8.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