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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4282 판결

[청소년보호법위반][공2002.12.1.(167),2772]

판시사항

[1] 이성혼숙을 하려는 자가 청소년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 여관업주가 취하여야 할 조치

[2] 청소년 이성혼숙에 대한 여관업주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여관업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이성혼숙을 하려는 사람들의 겉모습이나 차림새 등에서 청소년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신분증이나 다른 확실한 방법으로 청소년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청소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경우에만 이성혼숙을 허용하여야 한다

[2] 청소년 이성혼숙에 대한 여관업주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1. 5. 5. 대구 동구 동호동 116-4 소재 피고인 경영의 낙원장여관 208호실에 공소외 1(남, 당시 17세)와 공소외 2(여, 당시 17세)이 함께 들어가 머물도록 함으로써 청소년에 대하여 이성혼숙을 하게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들어맞는 증거로는 피고인과 공소외 1, 공소외 2의 경찰에서의 진술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당시 여관에서 일하던 사람은 피고인이 아니라 그의 남편 공소외 3이어서 피고인은 경찰에서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진술한 것으로 보여 피고인의 경찰에서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또 투숙 당시 겉모습만 보아도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는 공소외 2은 숨어 있다가 공소외 1 혼자 숙박료를 내고 여관방을 배정받는 틈을 이용하여 여관방으로 들어가 공소외 3이 공소외 2을 보지 못하였다고 하는 공소외 1와 공소외 2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따르면, 그들의 경찰에서의 진술도 믿기 어렵다. 한편 공소외 1와 공소외 2이 피고인 경영의 여관에 들어갈 당시 그 겉모습이나 차림새 등에 의하여 청소년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3. 이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서 보면, 피고인과 공소외 3 부부는 피고인 경영의 여관에 거주하면서 교대로 일을 하고 있고, 이 사건 당시에는 공소외 3이 여관 1층 입구 안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으며, 공소외 1와 공소외 2이 여관에 들어간 뒤 지명수배자 검거를 위한 경찰의 검문과정에서 그들의 혼숙사실이 발각되었다. 공소외 1와 공소외 2은 경찰에서, 여관에 들어갈 때 공소외 3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도 나이를 묻거나 신분증을 확인하지 아니하고 방을 내 주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공소외 1와 공소외 2의 체격이 커서 공소외 3으로서는 두 사람 모두 성인으로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이 고지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한 뒤, 공소외 1가 여관에 들어올 때 공소외 2이 함께 있는 것은 알지 못하였고 공소외 1는 겉모습이 청소년으로 보이지 아니하여 방을 내주었을 뿐이라고 범행을 부인하였고, 공소외 1와 공소외 2도 공소외 3을 만나 그들이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고 나이가 어려 보이는 공소외 2은 숨어 있다가 몰래 여관 안으로 들어가 공소외 3이 보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준 뒤 제1심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공소외 1와 공소외 2이 여관 안에 함께 있었던 경위를 알지 못한 채 경찰에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였다는 피고인의 변명은 피고인과 공소외 3이 부부로서 그 여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납득하기 어렵다. 또 공소외 2이 나이가 어려 보이므로 공소외 3이 볼 수 없게 몰래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는 공소외 1와 공소외 2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경찰에서 진술할 때 사실과 달리 진술할 이유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이 있은 뒤 3개월 이상 지나 공소외 3을 만난 뒤에야 비로소 그 진술을 번복하게 된 경위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편, 여관업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이성혼숙을 하려는 사람들의 겉모습이나 차림새 등에서 청소년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신분증이나 다른 확실한 방법으로 청소년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청소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경우에만 이성혼숙을 허용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3295 판결 참조). 그런데 공소외 1와 공소외 2은 이 사건 당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었고, 공소외 2은 특히 나이가 어려 보였다는 것이므로, 공소외 3으로서는 공소외 1와 공소외 2이 함께 여관에 들어가려고 하는 경우 신분증이나 다른 확실한 방법으로 청소년인지 여부를 확인하였어야 하였다. 따라서 공소외 3이 이러한 확인을 전혀 하지 아니하고 공소외 1와 공소외 2의 혼숙을 허용하였다면, 적어도 청소년 이성혼숙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피고인의 변명과 공소외 1와 공소외 2의 제1심 증언 등을 토대로 피고인과 공소외 1, 공소외 2의 경찰에서의 진술을 모두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주문과 같이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