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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2.10.25. 선고 2012구합18219 판결

공인노무사등록취소처분취소

사건

2012구합18219 공인노무사등록 취소처분취소

원고

A

피고

고용노동부장관

변론종결

2012. 10. 9.

판결선고

2012. 10. 25.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2. 4. 12. 원고에 대하여 한 공인노무사등록취소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인천 남동구 B에 주사무소가 있는 노무법인 C(이하 '이 사건 법인'이라 한다)의 대표사원으로서 이 사건 법인을 경영하던 공인노무사이다.

나. 피고는 2012. 4. 12, 원고에 대하여 "직무보조원 D이 산재보험 유족보상을 부정수급하는 비위행위에 대하여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직무보조원의 직무행위는 그를 고용한 공인노무사의 직무행위로 의제되는바 원고가 공인노무사법 제12조, 제13조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등록취소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처분사유의 존부

가) 원고는 직무보조원인 D에 대하여 공인노무사로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였고, D이 유족보상을 부정수령한 사건과 관련하여 수임 거절의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였으므로, 원고는 직무보조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사실이 없다.

나) 품위유지는 공인노무사로서 신분과 자격을 유지함에 있어 공인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덕을 의미하고, 성실의무는 사건을 수임하고 처리함에 있어 부당하게 지체하거나 수임기피 등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원고가 D의 유족보상 부정수급과 관련하여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상 원고에게 품위유지의무 위반 및 성실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공인노무사법 제11조 제2항이 적용되는 직무보조원의 '직무상 행위'에는 같은 법 제2조에서 정한 공인노무사의 직무행위만 포함될 뿐 직무보조원의 불법행위는 포함되지 않고, 다만 직무보조원의 불법행위에 개업노무사가 가담하거나 방조한 경우에 위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D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아니하였음이 밝혀졌으므로 D의 행위가 원고의 행위로 간주될 수 없다.

2) 재량 일탈·남용

원고가 공인노무사 자격을 취득한 후 20년 동안 아무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처분이 집행될 경우 이 사건 법인이 더 이상 존립할 수 없게 되는 등 원고와 이 사건 법인이 회복할 수 없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는 점, 원고는 D의 불법행위를 알지 못하였고 수사 절차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설령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징계사유만으로 원고에게 공인노무사법에 정하여진 가장 무거운 징계인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징계권 행사에 있어 그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D은 10여년 전부터 원고에게 채용되어 이 사건 법인의 직무보조원으로서 근로를 제공하여 왔는데, 이 사건 법인의 사무를 총괄하고 교육을 담당하는 등 팀장의 직책을 수행하였다.

2) D은 2009. 5월경 망 E의 재해경위 및 근로자성 인정 관련 서류를 조작하고 허위로 임금대장을 작성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업무상 재해인 것과 같은 외관을 형성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E의 유족에게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 명목으로 53,493,640원을 지급하게 하였는데 (이하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라 한다), 근로복지공단 내부 감사에서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가 적발되었다.

3) D은 적어도 2009. 6월경 원고에게 E의 사망사건을 수임하여 처리한다는 내용을 보고하였다. 이 사건 법인에서 직무보조원이 유족보상금 사건 등을 수임하면 수임인과 계약서를 작성한 후 원고에게 구두로 보고를 하고, 원고는 직무보조원의 보고를 검토한 후 위임장을 발부한다.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 과정에서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된 'E 사고 관련 조사서' 등에는 원고의 인감도장이 찍혀 있다.

4)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법인, D, E의 유족에게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로 인한 수급액의 배액 상당의 징수결정을 하고, 원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으나, 검찰은 원고에 대하여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을 하였다(D은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 조사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공인노무사법 제11조 제1, 2항은 개업노무사는 그의 직무를 도와줄 보조원을 둘 수 있고 그 직무보조원의 직무상 행위는 그를 고용한 개업노무사의 행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업노무사가 직무보조원을 고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직무보조원은 본인 명의로 공인노무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고, 그를 고용한 개업노무사의 책임 아래 개업노무사의 명의 내지 개업노무사 소속 노무법인의 명의로 각종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신고·신청 등의 대리, 서류 작성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점, 위와 같은 직무행위와 관련하여 의뢰인과의 위임관계에 따른 수임료청구권 등 법률효과는 모두 그를 고용한 개업노무사 또는 그 개업노무사 소속 노무법인에 귀속되는 점, 의뢰인은 직무보조원이 아니라 그를 고용한 개업노무사 또는 노무법인을 신뢰하고 위와 같은 공인노무사의 직무행위를 위임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같은 법 제29조는 개업노무사의 직무보조원이 그 개업노무사의 업무에 관하여 제28조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개업노무사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부과하되, 다만 개업노무사가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위 규정의 취지는 공인노무사가 고용한 직무보조원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직무와 관련된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를 고용한 공인노무사 등이 관리 · 감독책임을 다하였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그 공인노무사에게 그가 고용한 직무보조원의 행위에 따른 법률적 책임을 귀속시키고자 함에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은 원고가 고용한 직무보조원으로 10년 이상 이 사건 법인에서 근무하였고,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 당시 이 사건 법인의 사무를 총괄하고 직무보조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등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였던 점, ② D이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에 관하여 근로복지공단에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등의 행위는 공인노무사법 제2조 제1항 제1, 2호에서 정한 공인노무사의 직무행위에 해당하는 점, ③ D이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각 서류에는 원고 및 이 사건 법인의 인감도장이 날인되어 있는 점, ④ 원고 역시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 관련 유족보상 청구 과정에서 D으로부터 이 사건에 대하여 보고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⑤ 공인노무사법 제13조 제1호는 개업노무사 등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의뢰인에게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위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는 제12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개업노무사의 품위유지의무와 성실의무에도 위배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D의 직무상 행위인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는 공인노무사법 제11조 제2항에 의하여 그를 고용한 원고의 행위로 보아야 하는바, 원고에게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에 따른 공인노무사법 제12조, 제13조를 위반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원고가 직무보조원인 D에 대한 관리·감독책임도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재량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그리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본 사실 및 증거들, 을 제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노동 관계 업무의 원활한 운영 및 사업 또는 사업장의 자율적인 노무관리를 도모함으로써 근로자의 복지 증진과 기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등 공인노무사 업무의 중요성, 공익성 등에 비추어, 원고가 고용한 D이 허위의 서류 등을 제출하여 개인 교통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조작하는 방법으로 유족으로 하여금 5,349만 원 가량의 유족보상금을 수령하게 한 행위는, 그 비위 정도가 매우 중한 점, ② 비록 원고가 직접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 관련 업무를 수행하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D은 원고가 고용한 직무보조원으로서 원고의 책임하에 원고의 명의로 공인노무사의 직무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와 관련된 대부분의 서류 역시 원고 명의로 제출하였으며, 원고는 D으로부터 위 유족보상청구 사건에 관하여 보고를 받았고, 공인노무사법 제11조 제2항에 의하더라도 D의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는 원고의 행위로 의제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 부과된 이 사건 처분이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의 비위 정도에 비추어 과도하게 무거운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③ D은 원고에 의해 이 사건 법인에 고용되어 상당한 기간(10년 가량) 동안 직무보조원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당시에는 법인의 사무를 총괄하는 등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임에도, 원고는 D의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에 대하여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아니한 점, ④ 공인노무사법 제20조 제3항에 의할 때 등록취소가 가장 무거운 징계종류인 것으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자격등록이 취소되더라도 영구적으로 공인노무사의 직무를 할 수 없거나 새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3년이 지나면 다시 자격등록을 하여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있고(공인노무사법 제5조 제2항 제4호), 피고가 직무보 조원의 비위행위가 문제된 유사한 사건에서 직무보조원을 고용한 개업노무사에게 자격정지 3년 처분을 한 바 있는데, 등록취소에 따른 재등록 제한기간이 3년 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징계처분으로 인한 효과의 실질은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그 공익상의 필요에 비하여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는 등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정화

판사김태환

판사김진하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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