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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3후2620 판결

[등록무효(특)][미간행]

판시사항

[1] 구 특허법 제29조 제2항 에 따라 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 및 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하는 경우 판단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된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그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이 복수의 구성요소로 되어 있는 경우 진보성의 판단 방법 /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는 경우

[3] 갑 주식회사가 명칭을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로 하는 특허발명의 특허권자 을을 상대로 특허발명이 비교대상발명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였는데 을이 특허청구범위를 정정하는 청구를 하자 특허심판원이 정정청구를 인정하고 갑 회사의 심판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안에서, 정정발명은 비교대상발명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노키아티엠씨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상욱 외 5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다래 담당변리사 김정국 외 5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특허법(2006. 3. 3. 법률 제78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2항 은, 특허출원 전에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이 특허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 또는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게재되거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공중이 이용가능하게 된 발명(이하 ‘선행기술’이라 한다)에 의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일 때에는 그 발명에 대하여는 특허를 받을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여 선행기술에 의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인지에 좇아 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어도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 및 통상의 기술자의 기술수준에 대하여 증거 등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하여 파악한 다음, 이를 기초로 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음에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그 발명을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그 발명을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된다 ( 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6후138 판결 ,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7후3660 판결 ,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후2537 판결 등 참조).

또한 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이 복수의 구성요소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체로서의 기술사상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각 구성요소가 독립하여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발명의 진보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구항에 기재된 복수의 구성을 분해한 후 각각 분해된 개별 구성요소들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만을 따져서는 안 되고, 특유의 과제 해결원리에 기초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로서의 구성의 곤란성을 따져 보아야 할 것이며, 이 때 결합된 전체 구성으로서의 발명이 갖는 특유한 효과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인용되는 기술을 조합 또는 결합하면 해당 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 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 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그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 (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후3284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가. (1) 명칭을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절차에서 2012. 11. 22. 정정청구된 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이라 하고, 다른 청구항도 같은 방식으로 표시한다)은 슬라이드형 휴대단말기(원심 판시 ‘구성 1-①’)로서, 디스플레이 창을 구비한 상부본체(원심 판시 ‘구성 2’)와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두 개 이상의 키패드를 갖는 하부본체(원심 판시 ‘구성 3’),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어느 한 방향으로 이동할 때, 하부본체의 다른 방향에 있는 키패드 중 적어도 어느 하나가 개방되고(원심 판시 ‘구성 4’),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하측으로 상대 슬라이딩될 때, 디스플레이 창의 양쪽에 대칭이 되어 양손 조작이 가능하게 상부본체의 하측부에 제1기능 키패드부를 구비하는(원심 판시 ‘구성 5’) 것을 특징으로 하는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원심 판시 ‘구성 1-②’)에 관한 발명이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은 그 구성 가운데 구성 5가 나머지 구성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양방향으로 상대 슬라이딩될 때 고유의 통신기능 및 멀티미디어 기능을 적절히 사용하게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구조를 제공하고, 고유의 통신기능뿐만 아니라 게임이나 카메라 동영상을 디스플레이하는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각 모드에 맞추어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 멀티미디어화 되는 휴대단말기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특유의 효과를 가지게 된다.

(2) 이에 비하여 한손으로 기능키를 조작하는 사용방식을 전제로 하는 원심 판시 비교대상발명 2, 4에는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구성 5와 동일한 구성은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다만 비교대상발명 2에는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구성 중 구성 4와 마찬가지로 ‘덮개를 본체의 상단 방향으로 밀어 올리면 키버튼이 외부로 노출되고, 덮개를 본체의 하단부에 위치시키면 기능키가 외부로 노출되는 구성’이, 비교대상발명 4에는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구성 중 ‘상부본체의 하측부에 제1기능 키패드부를 포함하는 구성’과 마찬가지로 ‘정면 폴더의 디스플레이부 하측부에 원형의 기능키와 기능버튼을 배열하는 구성’이 나타나 있기는 하다.

(3) 그런데 비교대상발명 2의 명세서에 “최근 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이동통신단말기의 소형화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이동통신단말기 용도의 다양화가 이루어져, 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한 인터넷 검색, 동영상 재생, 각종 게임 등 다양한 기능수행이 가능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동통신단말기는 보다 많은 양의 정보를 한 번에 출력할 수 있도록 액정화면의 대형화가 요구되어지고 있고, 다양한 신호입력을 위하여 키버튼의 다양화가 요구되어지고 있다.”라는 기재가 있으나, 이러한 기술적 과제에 대한 비교대상발명 2에서의 인식은, 위 기재에 이어지는 “폴더형 이동통신단말기의 경우에는 액정화면과 키버튼을 별도의 위치에 구비시킬 수 있으므로 액정화면의 대형화와 키버튼의 다양화를 이룰 수 있지만, 플립형 이동통신단말기나 바형 이동통신단말기의 경우에는 동일한 면에 액정화면과 키버튼이 위치되어야 하므로 액정화면의 대형화와 키버튼의 다양화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라는 기재 및 “액정화면과 키버튼을 겹치도록 구성하여 액정화면의 대형화와 키버튼의 다양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이동통신단말기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는 기재에 비추어 보면, 한손으로 기능키를 조작하는 사용방식을 벗어나 ‘디스플레이 창의 양쪽에 대칭이 되어 양손 조작이 가능하게 하도록 키버튼을 배치한다.’라는 기술사상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교대상발명 2는 액정화면의 대형화를 기술적 과제의 한가지로 삼고 있는데, 비교대상발명 2에서 액정화면이 배치된 덮개에 기능키를 추가하는 시도는 이러한 기술적 과제에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비교대상발명 2의 명세서 기재에 근거하여서는, 비교대상발명 2의 본체와 비교대상발명 4의 폴더부를 결합하면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구성 5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동기 등이 제시되어 있다거나,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통상의 기술자가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하측으로 상대 슬라이딩 될 때, 디스플레이 창의 양쪽에 대칭이 되어 양손 조작이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용이하게 위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기록상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사정도 발견되지 아니한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된 발명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하는 한, 통상의 기술자가 비교대상발명 2, 4로부터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구성 5를 용이하게 도출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사후적 판단은 앞에서 본 것처럼 허용되지 아니한다. 결국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은 비록 구성 5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들이 비교대상발명 2, 4에 나타나 있다고 하더라도 위 비교대상발명들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을 인용하는 종속항인 이 사건 제3항 정정발명 역시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제1항 및 제3항 정정발명은 비교대상발명 2, 4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김소영(주심)

심급 사건
-특허법원 2013.9.12.선고 2013허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