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불승인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영)
근로복지공단
2016. 8. 30.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5. 4. 15.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4. 11. 28.부터 소외 1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서 닥트설치공으로 근무하던 자로서 2014. 12. 31. 소외 회사 직원들과 함께 △△△△ △△△△ 단란주점에 갔다가 단란주점 건물 계단에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로 ‘뇌경막외출혈, 두개골골절, 뇌좌상, 뇌지주막하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2015. 1. 14.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2015. 4. 15. 원고에 대하여 “단란주점에서의 회식은 사업주가 아닌 부서장 소외 2의 주관 하에 송년회 목적으로 자율적으로 실시한 회식으로 판단되며, 1차 회식이 끝나고 즉흥적으로 2차로 단란주점으로 장소를 옮겨 놀던 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은 상태로 볼 수 없어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 중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가 참석하였던 회식은 사업주로부터 회식 주최 및 법인카드 사용을 위임받은 소외 2 부장의 주관하에 1차 식사 및 반주부터 2차 단란주점까지 진행되었을 뿐 아니라 그 비용도 모두 회사에서 결제하였으므로, 위 회식은 회사의 노무관리상 필요에 의한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관련법리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우선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하고, 또한 근로자가 그와 같은 행사나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를 일탈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두6717 판결 참조), 사업주가 지배나 관리를 하는 회식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게 된 경우에도 업무와 과음, 그리고 위와 같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사업주가 음주를 권유하거나 사실상 강요하였는지 아니면 음주가 근로자 본인의 판단과 의사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재해를 당한 근로자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마신 술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그 재해가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발생한 재해는 아닌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3두25276 판결 참조).
2) 인정사실
가) 소외 회사의 총 직원은 10명으로 5명씩 팀을 이루어 작업을 하였는데, 원고가 속한 팀이 일하던 ○○□□□아파트 닥트공사현장의 경우 2014년 12월초 근로자 2명이 퇴사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 소외 2 부장, 소외 4, 원고 등 3명이 위 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나) 소외 2 부장, 소외 4, 원고는 2014. 12. 31. 전남 ○○에 있는 위 현장에서 근무를 마치고 소외 2의 차를 타고 광주 북구 (주소 생략)에 있는 ◇◇◇◇◇◇횟집으로 가 저녁식사와 함께 소주를 마시게 되었는데(이하 ‘1차 회식’이라 한다), 소외 2 부장은 술을 마시지 못하여 원고와 소외 4가 소주 5병을 나누어 마셨기 때문에 원고는 소주 약 2병 반 정도를 마셨다(원고의 평소 주량은 소주 3병이다). 그런데 소외 2 부장이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중 2차를 갈 것을 제의하여 원고 일행 3명은 소외 2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자신들의 숙소 근처로 이동하여 광주 북구 운암동에 있는 △△△△ △△△△ 단란주점으로 들어갔다(이하 ‘2차 회식’이라 한다).
다) 원고 일행이 위 단란주점에서 맥주를 주문하여 한잔씩 마신 후 소외 2 부장과 소외 4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원고는 전화를 하기 위해 위 단란주점 밖으로 나갔는데, 원고는 그 후 단란주점 건물 1층 계단 앞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라) 소외 2 부장은 소외 회사의 대표 소외 3의 동생으로 소외 3으로부터 교부받은 법인카드로 위 현장에서의 경비를 결제하여 왔는데, 위 ◇◇◇◇◇◇횟집에서의 식사비와 위 단란주점에서의 술값도 위 법인카드로 결제하였다.
마) 소외 3은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 당일인 2014. 12. 31. 소외 2 부장에게 연말이고 하니 팀원들끼리 회식을 하라고 하였다.’는 내용의 2015. 1. 26.자 추가확인서를 제출하였다. 반면, 소외 2 부장은 피고에게 ‘회식은 월 1회씩 실시하는 편이고 매번 소외 3에게 사전 보고를 하지는 않지만 회사비용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후 보고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2015. 1. 26.자 확인서를 제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1심법원에서 ‘소외 3으로부터 2014. 12. 31. 회식을 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고, 매번 자신의 주관 하에 회식을 하고 있고, 이 사건 사고 3-4일 전에 원고와 소외 4에게 2014. 12. 31. 회식을 한다고 알려주었다.’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7, 8, 9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증인 소외 2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위에서 거시한 증거와 위 인정사실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1차 회식 당시 참석자 중 소외 2 부장이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1차 회식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자발적인 의사로 소주 2병 반 정도를 마신 점, ② 2차 회식은 사전에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1차 회식 당시 소외 2 부장의 제의로 즉석에서 결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참석이 강제된 것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 일행이 2014. 12. 31. 회식을 하게 된 경위에 관한 소외 3과 소외 2의 진술이 엇갈려 소외 3이 작성한 추가확인서의 기재만으로는 사업주인 소외 3이 2차 회식을 지시하고 그 참석을 강제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④ 1, 2차 회식에 모두 참가한 원고, 소외 2 및 소외 4는 광주광역시 소재 소외 회사의 숙소에서 함께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에도 함께 식사와 음주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소외 회사는 원고 등의 아침, 저녁 식사비를 지원해 주고 있었고 소외 2 부장이 사업주인 소외 3으로부터 소외 회사의 법인카드를 교부받아 소외 회사의 비용 결제에 사용하고 있었던 것에 비추어 보면, 2차 회식비용이 위 법인카드로 결제되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2차 회식이 소외 회사의 공식적인 회식자리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차 회식이 사업주인 소외 3의 지배나 관리를 받은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는 1차 회식 당시 음주 권유나 강요가 없었음에도 자발적 의사로 과음을 하였고, 1차 회식의 순리적인 경로를 이탈한 상태에서 과음이 주된 원인이 되어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므로, 업무와 원고가 입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