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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665 판결

[재심판정취소][공2011하,1794]

판시사항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기간만료에도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기대권에 반하는 사용자의 부당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효력(=무효) 및 이 경우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단체협약 중 재계약 내지 계약 갱신의 요건과 절차에 관한 부분은 근로계약 내용으로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게 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농업협동조합이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계약직 직원과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고용한 뒤 매년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6년간 근로관계를 유지해 온 갑, 을과, 계속 근로기간이 ‘계약직 직원 운용규정’ 등에서 한도로 정한 5년을 초과하였고 근무성적 평점이 재계약 기준이 되는 70점 미만이라는 이유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안에서, 갑과 을에게 재계약 체결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근무성적 평점이 재계약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거절한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되면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 근로관계는 종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이때 설령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 동의가 없는 한 여전히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게 되고, 단체협약 중 재계약 내지 계약 갱신의 요건 및 절차에 관한 부분도 그러하다.

[2] 농업협동조합이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계약직 직원과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고용한 뒤 매년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6년간 근로관계를 유지해 온 갑, 을과, 계속 근로기간이 ‘계약직 직원 운용규정’과 ‘시간제 업무보조원 운용준칙’에서 한도로 정한 5년을 초과하였고 근무성적 평점이 재계약 기준이 되는 70점 미만이라는 이유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비록 계약기간이 만료한 근로자가 재계약을 원할 경우 총 근로기간과 관계없이 근무성적 평점에 의하여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한 단체협약 제24조가 실효되었더라도 근로계약 내용으로서 유효하므로 ‘계약직 직원 운용규정’ 등에서 계속 근로기간을 5년으로 한정한 부분은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갑과 을에게는 계속 근로기간 한도 규정과 관계없이 근무성적 평점 결과 재계약기준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으면 재계약될 수 있다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며, 농업협동조합이 오로지 재계약 거절 사유로 삼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위와 같이 근무성적평정을 한 이상 그 공정성과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갑과 을이 받은 근무성적 평점이 재계약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거절한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진주서부농업협동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성규)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피고보조참가인 1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은혜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보조참가인 2, 3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보조참가인 1의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보조참가인 1의 상고비용은 위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보조참가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제1점에 대하여

(1)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1이 소외 1의 허락 없이 소외 1의 적금 해약금 중 일부를 다른 사람의 대출이자 변제에 충당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로써 원고가 소외 1에게 대출한 금원 중 이와 같이 부당하게 충당된 금원 상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관한 법령 위반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2) 원심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참가인 1이 원고 상봉지점에서 근무하던 2000. 10. 26. 소외 2에 대한 대출업무를 담당하였는데, 대출 당시의 관련 구비서류가 제대로 보관되어 있지 않고 현재 보관되어 있는 소외 2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조회표는 위 대출 당시가 아닌 2001. 4. 20.자로 조회된 것이며, 위 대출과 관련하여 3,391,585원 상당의 부실채권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사정도 이 사건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그 인정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위 대출 당시 관련 서류를 작성하지 않은 채 대출을 실행한 것인지, 참가인 1의 부주의로 관련 서류가 분실된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위 대출업무와 관련하여 참가인에게 어떠한 과실이나 부정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부실채권이 발생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와 같이 볼 수도 없으므로, 원심이 위와 같은 사정을 이 사건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의 사유로 든 것은 잘못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나머지 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이러한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바 없다.

(3) 원심은 그 인정 사실에 터잡아, 소외 3이 이미 원고로부터 22억 원을 대출받은 바 있는 소외 4와 동일 세대를 이루고 있음이 확인되었으므로, 참가인 1로서는 소외 3의 재산과 직업 등을 확인하여 원고의 여신업무방법서가 정하고 있는 동일인 대출한도 제한 규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후 대출을 실행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확인이나 검토를 전혀 거치지 않고 그대로 대출을 실행한 데에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 1의 소외 3에 대한 대출실행이 규정을 위반한 업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인사규정이 직무정지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직무의 정지가 필요한 때’의 해석에 관하여, 중대한 부정을 저지르거나 사고를 발생시킨 근로자를 업무에서 배제함으로써 추가적인 사고와 손해의 발생을 방지하고자 하는 직무정지명령의 취지에 비추어 위 인사규정의 ‘사건의 확대 방지’라는 요건을 ‘당해 사건’의 확대 방지로만 제한하여 해석할 수는 없고, 당해 사건의 확대 방지는 물론 추가적인 사고와 손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직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제한 다음, 참가인 1의 규정위반 대출 및 그로 인한 손해발생 사실이 밝혀진 이상 위 참가인을 업무에서 배제하여 추가적인 규정위반 대출이나 손해의 발생을 사전에 막아야 할 필요가 있고 이는 직무정지 요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직무정지 요건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은 없다.

다. 제3점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므로,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위와 같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업무상의 필요와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나, 이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을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 1의 규정위반 대출로 인하여 부실채권이 발생하는 등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고 원고로서는 추가적인 규정위반 대출 내지 손해의 발생을 사전에 막을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인사권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참가인 2, 3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제4점에 대하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그리고 이때 설령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는 한 여전히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게 되므로, 단체협약 중 재계약 내지 계약 갱신의 요건 및 절차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참가인 2는 2000. 10. 9.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원고의 계약직 직원으로 고용된 이래 매년 재계약을 체결하여 2006. 10. 8.까지 근로관계를 유지해 왔고, 참가인 3은 2000. 11. 21.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원고의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고용된 이래 매년 재계약을 체결하여 2006. 11. 14.까지 근로관계를 유지해 온 사실, 원고의 ‘계약직 직원 운용규정’과 ‘시간제 업무보조원 운용준칙’(이하 양자를 합하여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 및 원고와 위 참가인들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계속 근로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정해져 있는 사실, 그런데 2003. 7. 31. 원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제24조는 ‘비정규직의 재계약은 시간제 업무보조원의 준칙과 계약직규정에 의하되 본인이 계속 근무를 원할 시에는 근무성적 평점에 의하여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계속 근무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위 참가인들을 포함하여 5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근무성적 평점에 따라 재계약을 체결하여 온 사실, 이후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06. 9. 10.자로 실효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는 계약기간이 만료한 근로자가 재계약을 원할 경우 이 사건 규정이나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속 근로기간 한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여 총 근로기간과 관계없이 근무성적 평점에 의하여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이는 재계약 요건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이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실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거나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원고와 위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하겠고, 그렇다면 이 사건 규정 및 원고와 위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 내용 중 계속 근로기간을 5년으로 한정함으로써 재계약 체결을 제한하고 있는 부분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보다 미달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이어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규정과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 등은 근무성적 평점을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규정은 근무성적평정의 시기, 방법, 절차 등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한 내용을 정하고 있고 그에 의하면 재계약기준이 되는 평점을 70점으로 명시하고 있는바, 원고는 근무성적 평점이 위 재계약기준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재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이 사건 단체협약이 실효되기 전에는 5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근로자들과도 재계약을 체결하여 온 점, 원고는 인력관리의 유연성 제고 및 생산성 향상 등의 이유로 계약직 직원 및 시간제 업무보조원 등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전체 직원 중 기간제 근로자의 구성 비율을 일정 정도로 유지하여 왔고, 이 사건 재계약 거절 당시 특별히 그 인원을 감축할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닌 점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의 적용을 받는 위 참가인들에 대해서는 이 사건 규정 및 근로계약서상의 계속 근로기간의 한도 규정과 관계없이 근무성적 평점 결과 재계약기준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으면 재계약될 수 있다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24조가 근로계약기간에 관하여 정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이 사건 단체협약의 실효로써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규정이나 근로계약상의 재계약 요건 및 절차 등에 관한 근거 규정에 의거하여 고과평정 결과에 따라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기대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직 계속 근로기간이 4년이 되지 아니한 계약직 직원 등에 한정되고, 위 참가인들과 같이 최장 근로기간 5년을 채운 계약직 직원 등에 대해서는 그러한 내용의 재계약 체결에 관한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단체협약의 실효 및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나. 제5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설령 위 참가인들에게 재계약 체결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기대권은 근무성적평정이 평균 70점 이상인 경우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인데, 위 참가인들이 마지막 근무성적평정에서 모두 평균 7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았고 그 평정이 객관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가 위 참가인들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 위 참가인들이 가지는 재계약 체결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① 이 사건 재계약 거절 직전에 이루어진 2005년 4/4분기부터 2006년 3/4분기까지의 근무성적평정(이하 ‘이 사건 근무성적평정’이라고 한다)에서 위 참가인들은 70점 미만의 점수를 받은 점, ② 그런데 이 사건 평정과정에서 위 참가인들과 접근도가 높은 1, 2차 평정자들은 70점 이상의 점수를 부여한 반면, 접근도가 낮은 3, 4차 평정자들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부여하였고, 특히 4차 평정자인 조합장의 점수는 1, 2차 평정자들의 점수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전체 평균이 하락하는 요인이 되었는바, 기록상 평정자들 간의 점수에 큰 폭의 편차가 발생할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는 점, ③ 위 참가인들은 참가인 2가 2005년 1/4분기 때 69.3점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입사일로부터 2005. 9. 30.까지 평균 70점 이상의 근무성적 평점을 유지하여 왔는데, 마지막 근무성적평정에서 이와 같이 재계약기준 점수인 70점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받을 만큼 업무수행능력이나 업무수행태도가 급격히 저하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2006. 9. 10.자로 실효되자 위 참가인들을 포함하여 5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하여 계속 근로기간 한도를 정한 이 사건 규정을 근거로 재계약을 거절하면서 그 과정에서 이들에게 일괄하여 재계약기준 점수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는 원고가 오로지 재계약 거절의 사유로 삼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근무성적평정을 한 것으로서 공정성과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고, 이와 같이 공정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심사 과정을 거쳐 도출된 점수가 재계약기준 점수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재계약 거절을 한 것은 그 실질에 있어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재계약 거절이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부당해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보조참가인 2, 3에 관한 부분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이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보조 참가인 1의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양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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