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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 14. 선고 92다28716 판결

[소유권보존등기말소][공1994.3.1.(963),702]

판시사항

가. 종중이 실체를 갖춘 단체로서 존재한 시기에 대하여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나. 종중 재산의 처분이 종중규약에 따라 이루어졌다거나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의 방법

판결요지

가. 종중이 실체를 갖춘 단체로서 존재한 시기에 대하여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나. 종중 재산의 증여는 종중 재산의 처분행위에 해당하고, 종중 재산의 처분에 관하여 종중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그에 따라야 하며 그러한 규약이 없다면 이에 관한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종중 재산의 처분이 종중규약에 정한 바에 따라 이루어졌다거나 이에 관한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은 반드시 종중총회결의서 등 그러한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하여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러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점 등을 추인할 수 있는 간접사실의 입증을 통하여도 할 수 있다.

원고, 상고인

문화유씨필욱공파 문중종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일영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2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송기방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1993.1.8.자 상고이유서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것이므로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 종중의 상위 종중인 소외 문화유씨 감찰공파 종중(이하 소외 종중이라고 함)이 그 종중 소유이던 분할 전 청주시 ○○동 (지번 1 생략) 대지를 원고 종중에게 증여하였고, 원고 종중이 1912.12.20. 그 종손인 망 소외 1에게 명의를 신탁하여 토지사정을 받게 하였으며, 또한 소외 종중은 임야사정 당시인 1922.3.17. 그 종중 소유이던 분할 전 (지번 2 생략) 임야를 일단 종손인 위 소외 1에게 명의신탁하여 사정받게 하였다가, 1926. 3. 25.경 위 임야 내의 분묘의 분포에 따라 하위 종중에게 분급하기로 하였는데, 그중 분할 전 (지번 3 생략) 및 (지번 4 생략) 임야 부분을 원고 종중에게 증여하여, 원고 종중이 그 명의수탁자를 위 소외 1로 그대로 두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소외 종중이 원고 종중에게 위 토지들을 증여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거시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또한 이러한 종중 재산의 증여는 종중 재산의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어야만 그 효력이 있다 할 것이고, 종중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절차 방법은 먼저 종중규약이나 종중관습에 의하여 종장 또는 문장이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남자를 소집하여 출석한 종중원의 과반수의 결의에 의할 것인데, 소외 종중이 원고 종중에게 위 토지들을 증여함에 있어 위와 같은 절차와 방식에 의한 소외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쳤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종중이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 및 종중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구성되는 종족의 자연적 집단으로서 특별한 조직행위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최소한 공동선조의 분묘수호 및 봉제사를 목적으로 독자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인데도, 원고 종중이 소외 종중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았다는 1912.12.20. 또는 1926.3.25. 이전부터 위와 같은 단체로서의 실체를 가지고 존재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원고 종중은 1988.3.15.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발기인총회를 열어 종중을 구성하기 시작하여 같은 해 3.22. 종중총회에 의하여 정관을 작성하고 대표자를 선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소외 종중이 존재하지도 않는 원고 종중에게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 종중이 소외 종중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아 사실상 소유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종중이란 공동선조의 후손등에 의하여 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 및 후손 상호간의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형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단체이다.

갑 제19호증의 112, 162 내지 165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지번 3 생략) 임야에는 20세 소외 2로부터 32세 소외 3에 이르기까지 32기의 분묘가, 위 (지번 4 생략) 임야에는 27세 소외 4로부터 32세 소외 5까지 14기의 분묘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위 (지번 4 생략) 임야에 설치된 31세 소외 6 및 그 배위의 분묘 2기를 제외한(위 소외 6은 26세 소외 7을 공동선조로 하는 또다른 종중인 필기공파 종중 소속임) 나머지 44기의 분묘는 원고 종중의 공동선조인 26세 소외 8의 후손들과 위 소외 8에 이르기까지 직계 선조의 분묘들인 사실을 알 수 있고, 갑 제19호증의 58, 13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소외 9는 원고 종중이 그의 부친 때부터 그의 아들에 이르기까지 위 (지번 3 생략) 임야에 설치되어 있는 분묘 2기에 대한 위토를 경작 관리하게 하여서 시제를 봉행하여 왔다고 진술하고 있고, 소외 10도 원고 종중이 그의 조부 때부터 그에 이르기까지 누구의 분묘인지는 모르나 위 (지번 3 생략) 임야에 있는 분묘 수기에 대하여 위토를 경작 관리하게 하여서 시제를 봉행하여 왔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원고 종중의 총회소집통지서인 갑제11호증의 기재를 보면 원고 종중이 원심 판시의 발기인 총회 및 종중총회를 개최하기 이전부터 시제를 봉행하고 선조의 분묘를 수호하는 등의 활동을 하여 온 듯이 기재되어 있으며, 또한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 13이 종산이 종중의 소유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각서(갑 제19호증의 66)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던 사실이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지번 3 생략) 임야에 설치되어 있던 분묘에 대하여 시제를 봉행하면서 분묘를 수호하여 온 주체가 위 소외 1이나 그 자손들 개인인지 아니면 종중인지 여부를 가려보고, 그 주체가 종중이었다면 그 종중이 과연 원고 종중인지 여부를 가려 본 다음, 원고 종중이 소외 종중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았다고 하는 시기에 원고 종중이 종중으로서의 실체를 가지고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거시증거들만으로 원고 종중이 1988.3.15.의 발기인 총회와 같은 해 3.22.의 종중총회에 의하여 비로소 종중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게 되었다고 인정하였음은 종중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종중 재산의 증여는 종중 재산의 처분행위에 해당하고, 종중 재산의 처분에 관하여 종중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그에 따라야 하며 그러한 규약이 없다면 이에 관한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하는 것 이지만( 당원 1992.10.13. 선고 92다27034 판결 참조), 종중 재산의 처분이 종중규약에 정한 바에 따라 이루어졌다거나 이에 관한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은 반드시 종중총회결의서 등 그러한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하여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러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점 등을 추인할 수 있는 간접사실의 입증을 통하여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 위 (지번 3 생략)[이로부터 분할되어 나온 (지번 5 생략) 포함] 및 위 (지번 4 생략) 임야(이하 이 사건 임야라고 함)에 관하여 먼저 위 임야가 임야사정 당시 실질적으로 누구의 소유이었는가에 대하여 살펴보면, 위 (지번 3 생략) 임야에는 32기의 분묘가, 위 (지번 4 생략) 임야에는 14기의 분묘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지번 4 생략) 임야에 설치된 31세 소외 6 및 그 배위의 분묘 2기를 제외한 나머지 44기의 분묘는 원고 종중의 공동선조인 26세 소외 8의 후손들과 위 소외 8에 이르기까지 직계 선조의 분묘들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와 같이 수대에 걸쳐 위 소외 8을 중심으로 그 후손들 및 그 직계선조의 분묘가 이 사건 임야에 집중되어 설치되어 있다면, 이 사건 임야를 사정받은 위 소외 1이 그보다 선대 사람의 분묘를 타처로부터 이장하여 온 것이 아닌 한, 위 임야는 위 사정 이전에는 위 소외 1이 소속된 종중의 소유이었거나 아니면 위 소외 1의 선대의 개인 재산이었던 것을 위 소외 1이 상속받은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갑 제19호증의 66 내지 73, 107, 108, 갑 제20호증의 30, 갑 제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가 소재하고 있는 청주시 ○○동 및 그 부근에는 문화유씨의 다른 종중들의 종산도 많이 소재하고 있는 사실, 1978년경 문화유씨 참봉공파(17세 소외 10을 공동선조로 하는 종중으로서 소외 종중보다도 상위 종중임)의 종중원으로 그 종중 소유 토지를 명의신탁받아 두었던 소외 11이 그 토지를 임의로 타에 매각하여서 위 참봉공파 종중에서 고소를 제기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그 당시 종중에서 위 사건을 계기로 하여 종중(하위 종중 포함) 재산을 명의신탁받아 두었던 종중원으로부터 종중 재산의 보존관리에 대하여는 종중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받기로 하여 1978.12.20.을 전후하여 수명의 종중원으로부터 각서를 받았는데, 이 때 피고 13도 "본인 또는 본인 선조명의 종산의 보존관리에 대하여는 앞으로 우리 종중의 의견에 순종하겠다"는 내용의 각서(갑 제19호증의 66)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야는 임야사정 이전에 위 소외 1이 개인적으로 상속받은 것이라기 보다는 그가 소속된 종중의 소유이었다고 추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이에 원고는 임야사정 당시 위 임야를 소유하고 있던 종중이 소외 종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피고들은 위 소외 1 개인 소유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할 전 산12 임야를 소유하고 있던 종중은 바로 원고 종중의 상위 종중인 소외 종중(위 소외 1은 소외 종중의 종손이기도 함)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 소외 1의 선대 사람의 분묘가 이장되어 온 것이라면, 위 소외 1이 재산을 모아 위 임야를 직접 구입하였을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야가 소재한 청주시 ○○동 및 그 부근에는 문화유씨의 다른 종중 소유 종산이 많이 있고, 또한 이 사건에서 피고측의 주장을 주도하고 있는 피고 13이 종중 소유의 종산을 명의신탁받아 둔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각서를 제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소외 1이 재산을 모아 이 사건 토지를 직접 구입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소외 종중이 위 임야를 원고 종중에게 증여하였는지에 대하여 보면, 소외 종중이 이 사건 임야를 원고 종중에게 증여함에 있어서 소외 종중의 규약에 정한 바를 따랐다거나 적법한 종중총회를 거쳤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임야에 설치된 46기의 분묘 중 2기를 제외한 44기의 분묘가 원고 종중의 공동선조인 위 소외 8의 후손들 및 그 직계선조의 분묘라는 점, 갑 제19호증의 113의 기재를 보면 원고 종중에 속하지 않는 소외 종중의 일부 종중원(원고 종중은 소외 종중의 하위 종중이므로 원고 종중의 종중원은 당연히 소외 종중의 종중원이 된다)이 이 사건 토지가 원고 종중의 소유라는 점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점, 피고 13이 종중의 명칭을 명확하게 기재하고 있지는 않지만 종중 소유의 종산을 명의신탁받아 두었다는 취지의 각서(갑 제19호증의 66)를 제출하였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고, 이에 원고 종중이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함에 대하여 소외 종중(일부의 종중원이 아닌 종중 전체)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아니하다면, 이 사건 임야의 임야사정 당시 소유자이던 소외 종중이 하위 종중인 원고 종중에게 증여하였고, 그러한 증여를 함에 있어서 소외 종중의 규약을 따랐거나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쳤다고 추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임야가 임야사정 당시에 실질적으로 소외 종중의 소유이었는지를 살펴보고, 나아가 원고 종중이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함에 대하여 소외 종중이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지 심리하여 보아 원고가 주장하는 간접 사실로써 소외 종중이 이 사건 임야를 원고 종중에게 증여하였고, 또한 그 증여에 대하여 종중규약에 정한 바를 따랐다거나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쳤다고 추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 다음으로 위 분할 전 (지번 1 생략) 대지에 대하여 살펴보면, 위 대지는 위토도 아니고 또 그 곳에 분묘가 설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위 대지가 토지사정 당시 소외 종중의 소유이었다는 객관적인 징표는 없으나, 갑 제19호증의 58, 134, 145, 15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임야에 설치된 분묘에 대하여 시제를 봉행하던 소외 9, 소외 10, 위 (지번 1 생략) 대지상에 축조된 가옥에 살고 있던 소외 13, 원고 종중의 종중원이 아닌 소외 14 등이 위 (지번 1 생략) 대지도 원고 종중의 소유라고 진술하고 있고, 또한 피고 13이 제출한 각서(갑 제19호증의 66)에 "종산"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같은 피고가 종중으로부터 명의신탁받은 부동산이 있음을 인정하는 각서를 제출한 사실이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대지에 대하여도 토지사정 당시에는 소외 종중의 소유이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하여 보고, 심리 결과 소외 종중의 소유였다고 밝혀졌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종중이 위 대지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함에 대하여 소외 종중이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지에 대하여도 심리하여, 위와 같은 간접사실에 의하여 소외 종중이 원고 종중에게 위 대지를 적법하게 증여하였다고 추인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라.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임야 및 위 대지가 토지 및 임야사정 당시 소외 종중의 소유이었는지 여부 및 원고 주장의 간접사실에 의하여 소외 종중이 원고 종중에게 적법하게 증여한 사실을 추인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소외 종중이 원고 종중에게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함에 있어서 적법한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쳤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음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종중 재산 취득경위에 대한 주장 입증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논지 또한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영철(재판장) 김상원 박만호 박준서(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