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무죄
대전고법 2000. 11. 10. 선고 2000노473 판결 : 확정

[강도상해·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도로교통법위반][하집2000-2,663]

판시사항

[1]압수물이 장물이어서 몰수할 수 없으나 멸실·파손되거나 경제적 가치가 현저히 감손할 우려가 있는 경우, 수사기관이 압수물을 처분하여 대가를 보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압수물이 장물이어서 몰수할 수 없으나 멸실·파손되거나 경제적 가치가 현저히 감손할 우려가 있어 수사기관이 압수물을 적법하게 매각하여 그 대가를 보관한 경우, 그 보관한 매각 대가를 피해자에게 환부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3]압수물이 장물로서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경우에도 법원이 재량에 따라 피해자 환부를 명하지 아니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형사소송법 제219조에 따라 검사와 사법 경찰관의 압수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132조는 "몰수하여야 할 압수물로서 멸실·파손 또는 부패의 염려가 있거나 보관하기 불편한 경우에는 이를 매각하여 대가를 보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보관한 매각 대가는 몰수에서는 압수물 자체와 마찬가지라 할 것이지만, 압수물이 몰수하여야 할 물건이 아닌 이상 그 물건이 멸실·부패 등 염려가 있다 하여도, 형사소송법상 이를 매각하여 그 대금을 보관할 근거는 없는 것이나, 압수물이 장물이어서 몰수할 수 없더라도 압수물을 적법하게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수사 기관으로서는 압수물이 멸실·파손되거나 경제적 가치가 현저히 감손할 우려가 있을 때에는 이를 처분하여 대가를 보관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경우의 처분 행위는 민사법상 압수물 소유자를 위한 사무 관리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2]멸실·파손되거나 경제적 가치가 현저히 감손할 우려 있는 장물인 압수물을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매각하여 그 대가를 보관한 경우, 법원이 판결을 선고하면서 압수물의 매각 대가에 관하여 아무런 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그 매각 대가는 제출인 환부의 원칙에 따라 피압수자인 피고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고, 피해자로서는 별도의 민사 본안 소송이나 보전 소송 절차를 통하여야만 압수된 장물의 매각 대가를 돌려 받을 수 있게 되는 부당한 지경에 이르게 되므로, 압수물이 장물이라 하더라도, 수사기관의 압수물 매각이 적법한 사무 관리에 해당하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32조를 유추 적용하여, 보관한 매각 대가를 피해자 환부에 관하여서도 이미 매각된 압수물 자체와 동일성을 인정함으로써 같은 법 제333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것이 법의 흠결을 보충하여, 법 적용의 구체적 타당을 이룩하는 길이다.

[3]형사소송법 제333조 제1항은 훈시 규정이고,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지 여부의 판단은 사실심의 재량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위 규정의 문면상 의미로 보아,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지에 관한 사실 판단은 법관의 자유 심증에 따른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 하더라도, 일단 환부할 이유가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당연히 판결로써 피해자 환부를 명하여야 한다.

피고인

A 외 1인

항소인

피고인들

변호인

변호사 B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모두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월과 벌금 200,000원씩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73일씩을 위 징역형들에 산입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벌금들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압수된 대림 혼다 VF 125cc 오토바이 1대(차대 번호 C, 원동기 번호 D)를 처분한 대가 50,000원(증 제3호) 피해자 E에게 환부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들 중 피고인 F의 2000. 6. 3.자 원동기 장치 자전거 무면허 운전의 점은 무죄.

이유

피고인들의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원심판결에 법령의 위반이 있는지 직권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대전 중부경찰서 순경 G가 작성한 수사보고서(수사기록 제211쪽),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압수물 대가 보관 지휘 건의서(제214쪽)와 대가 보관 조서(제229쪽)와 H가 작성한 견적서(제230쪽)의 기재에 의하면, 사법경찰관이, 부패(부식)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검사의 지휘를 받아, 압수한 장물들 중 원심 별지 범죄 일람표 제10번 기재와 같이 훔친 피해자 E 소유의 대림 혼다 VF 125cc 오토바이 1대(차대번호 C, 엔진번호 D)를 H에게 매각한 후 매각 대가 50,000원을 보관하다가 검사에게 송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19조에 따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압수에 준용되는 같은 법 제132조는 "몰수하여야 할 압수물로서 멸실·파손 또는 부패의 염려가 있거나 보관하기 불편한 경우에는 이를 매각하여 대가를 보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보관한 매각 대가는 몰수에서는 압수물 자체와 마찬가지라 할 것이지만, 압수물이 몰수하여야 할 물건이 아닌 이상 그 물건이 멸실·부패 등 염려가 있다 하여도, 형사소송법상 이를 매각하여 그 대금을 보관할 근거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1965. 1. 19. 선고 64다1150 판결, 대법원 민사판결원본 제86집 155면 참조).

그러나 압수물이 장물이어서 몰수할 수 없더라도 압수물을 적법하게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수사기관으로서는 압수물이 멸실·파손되거나 경제적 가치가 현저히 감손할 우려가 있을 때(장기간 시동을 걸지 아니하거나 운행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원동기의 상태가 악화되어 오토바이 자체의 교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게 됨은 경험칙에 비추어 명백하다.)에는 이를 처분하여 대가를 보관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경우의 처분 행위는 민사법상 압수물 소유자를 위한 사무 관리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할 것인바(대법원 1957. 7. 25. 선고 4290민상290 판결, 대법원 민사판결원본 제25집 301면 참조. 따라서 매각을 한 수사기관이나 국가는 경우에 따라 사무 관리의 법리에 의한 민사 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으며, 몰수할 물건이 아닌 이상 단지 보관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매각하여 대가를 보관할 수도 없다.), 이러한 경우, 법원이 판결을 선고하면서 압수물의 매각 대가에 관하여 아무런 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그 매각 대가는 제출인 환부의 원칙에 따라 피압수자인 피고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고(대법원 1996. 8. 16.자 94모51 전원합의체 결정에 따르자면, 피압수자가 압수 후 소유권을 포기하더라도 그 때문에 압수물을 환부하여야 하는 수사기관의 의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또한 수사기관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상 환부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더라도 효력이 없어 그에 의하여 수사기관의 필요적 환부 의무가 면제되는 것도 아니므로, 피고인에게서 소유권이나 환부 청구권의 포기 각서를 받는 것만으로는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게 된다.), 피해자로서는 별도의 민사 본안 소송이나 보전 소송 절차를 통하여야만 압수된 장물의 매각 대가를 돌려 받을 수 있게 되는 부당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압수물이 장물이라 하더라도, 수사기관의 압수물 매각이 적법한 사무 관리에 해당하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32조를 유추 적용하여, 보관한 매각 대가를 피해자 환부에 관하여서도 이미 매각된 압수물 자체와 동일성을 인정함으로써 같은 법 제333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것이 법의 흠결을 보충하여, 법 적용의 구체적 타당을 이룩하는 길이라 할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333조 제1항은 훈시 규정이고,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지 여부의 판단은 사실심의 재량이라는 견해도 있으나(대법원 1949. 2. 9. 선고 48형상9 판결), 위 규정의 문면상 의미로 보아,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지에 관한 사실 판단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따른,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 하더라도, 일단 환부할 이유가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당연히 판결로써 피해자 환부를 명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원심법원은 위 오토바이의 매각 대가 50,000원을 피해자 E에게 환부하지 아니함으로써 압수한 장물을 매각한 대가의 환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법령 적용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한 다음,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원심판결의 별지 범죄 일람표를 이 판결의 [별지] 범죄 일람표로 바꾸는 것을 빼고는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

"대전 중부경찰서 형사과 형사계 I반 경사 J가 사본한, 사법경찰관 작성의 대전 서부경찰서 2000형제6707호 특수절도 등 피의사건 송치서(수사기록 제141 내지 146쪽)와 같은 반 순경 G가 작성한 수사 보고서(수사기록 제138쪽)의 각 기재"을 추가하는 것을 빼고는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다.

법령의 적용

1.범죄사실에 대한 적용 법조(이하의 법조들은 모두 피고인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된다)

가. 강도 상해의 점:형법 제337조(유기 징역형 선택)

나.상습 합동 절도의 점들:포괄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4 제1항, 형법 제331조 제2항(유기 징역형 선택)

다.원동기 장치 자전거 무면허 운전의 점들:모두 도로교통법 제111조 제2호, 제40조 제1항(모두 벌금형 선택)

2. 법률상 감경

3. 경합범 가중

가.유기 징역형을 선택한 범죄들 중에서는 형이 더 무거운 판시 강도상해죄에 정한 형에 가중.

나.피고인 A의 도로교통법위반죄들 중에서는 범정이 가장 무거운 [별지] 범죄 일람표 제13번 기재의 죄에 정한 형에, 피고인 F의 도로교통법위반죄들 중에서는 범정이 가장 무거운 [별지] 범죄 일람표 제14번 기재의 죄에 정한 형에, 가중

다.강도상해죄의 징역형과 도로교통법위반죄의 벌금형을 병과

4.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 제6호(강도상해죄의 피해자 K와 합의한 점, 뉘우치는 빛이 엿보이는 점 등 참작)

5. 선고형의 결정(부정기형)

6. 미결 구금 일수 산입

7. 피해자 환부

8. 가납 명령

9. 소송비용 부담의 면제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법, 빈도, 피고인들의 범죄 전력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형법 제51조 소정의 제반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면,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들의 강도상해죄의 피해자 K를 비롯한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을 참작하더라도, 원심판결과 같은 형들을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들 중 피고인 F의 2000. 6. 3.자 원동기 장치 자전거 무면허 운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 F가 지방경찰청장의 원동기 장치 자전거 운전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2000. 6. 3. 03:00경 대전 서구 도마동에 있는 배재대학교 뒷골목에서, L, M, 피고인 A와 함께 훔친 N 소유의 O 125cc 오토바이를 운전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부합하는 원심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들과 원심공동 피고인 M의 진술 기재 및 검사가 2000. 6. 22. 피고인 F에 대하여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진술 기재는, 아래에서 인정할 사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특히 검사가 피고인 F에 대하여 작성한 위 피의자신문조서는 원진술자인 F가 스스로를 "F"로, 어느 모로 보나 피고인 A로 볼 수밖에 없는 사람을 "저"로 표현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잘못 기재한 조서임이 분명하다), 사법경찰리가 피고인 A, 원심공동 피고인 M에 대하여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들의 진술 기재, 대전 중부경찰서 형사과 형사계 I반 경사 J가 사본한, 사법경찰관 작성의 대전 서부경찰서 2000 형 제6707호 특수절도 등 피의 사건 송치서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증거가 없고, 오히려 사법경찰리가 같은 피고인에 대하여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와 검사가 피고인 A, 원심공동 피고인 M에 대하여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들의 진술 기재에 의하면, 위와 같이 훔친 오토바이를 운전한 것은 피고인 F가 아니라 피고인 A임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들 중 피고인 F의 2000. 6. 3.자 원동기장치 자전거 무면허 운전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성룡(재판장) 심준보 심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