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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다77290 판결

[임금][미간행]

판시사항

[1] 퇴직금 중간정산의 성립시기 / 퇴직금 중간정산이 성립한 후 중간정산 기준일 이전으로 소급하여 임금을 인상하기로 노사 간 합의한 경우, 소급적인 임금인상의 효력이 이미 성립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의 미지급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 사용자가 같은 기간 동안 법정수당의 초과 지급 부분이 있음을 이유로 상계나 충당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상계의 허용 범위

[3] 여러 개의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항변이 이유 있고 수동채권의 원리금이 자동채권의 원리금 합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법원이 상계의 기판력 범위를 특정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권두섭 외 12인)

피고, 피상고인

수원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 담당변호사 전해철 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에 의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하고, 이때에 그 대상 근로기간에 대한 중간정산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한다 (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퇴직금의 중간정산이 성립한 후에 중간정산의 기준일 이전으로 소급하여 임금을 인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임금인상의 효력이 소급하여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인상된 임금을 기초로 다시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하기로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급적인 임금인상의 효력이 이미 성립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에 관한 법률관계에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은 임금인상을 결정하는 노사 간의 합의가 있기 전에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이미 마쳤고, 달리 피고와 원고들 또는 원고들이 속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과 사이에서 인상된 임금을 기초로 다시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가 인상된 임금을 기초로 중간정산퇴직금을 재산정하여 원고들에게 기지급한 중간정산퇴직금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는 없고, 따라서 원고들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추가로 지급받은 중간정산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퇴직금의 중간정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1다54977 판결 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의 근거가 된 2005년도 단체협약서 제23조의3 제2항에서 ‘퇴직금 중간정산을 이유로 입사시점이 동일한 다른 조합원에 비해 근속수당, 연차휴가 등 어떠한 불이익 처우도 받지 아니한다’고 정한 것은 임금이 소급적으로 인상되는 경우에 그에 따라 기지급한 중간정산퇴직금과의 차액을 지급하겠다는 당사자 간의 특별한 약정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제기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 중 우선 피고가 원고들에게 퇴직금의 중간정산 후 체결된 임금협약에 따라 추가로 중간정산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한 것이 설령 중간정산퇴직금의 차액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다고 하더라도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제기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 한편 관련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가 원고들에게 소급적인 임금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협약에 따라 중간정산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추가로 지급할 당시에 그 지급의무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전제에서 피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추가 지급한 중간정산퇴직금 명목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비채변제에 있어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에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조정의 실질을 잃지 아니할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의 미지급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같은 기간 동안 법정수당의 초과 지급 부분이 있음을 이유로 상계나 그 충당을 주장하는 것도 허용된다 ( 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다만 그 금액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최저생계비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또는 표준적인 가구의 생계비를 감안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각각 당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 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위 초과 지급한 임금 상당 금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임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원심은 피고가 소급적으로 인상된 임금을 기초로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한 중간정산퇴직금 명목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뿐만 아니라 피고가 원고들에게 당초에 중간정산퇴직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착오로 원고 1에 대하여는 군복무기간을 근속연수에 과다하게 산입함에 따라 초과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원고 2에 대하여는 상여금을 과다하게 산입함에 따라 초과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각각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임금채권과 함께 상계한다는 상계항변을 전부 받아들였다. 그리고 피고에 대하여 원고들의 각 임금채권액에서 위 상계의 자동채권액을 합산한 금액을 모두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가 위 추가 지급한 중간정산퇴직금 명목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임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본 것은 수긍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 그 수동채권이 원고들의 퇴직금채권으로 제한된다거나 그 지급근거를 달리하는 법정수당채권은 수동채권이 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피고의 위 상계항변은 근로자인 원고들의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것이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임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

한편 상계의 경우에도 민법 제499조 에 의하여 민법 제476조 , 제477조 에 정한 변제충당의 법리가 준용되고, 상계를 주장하면 그것이 받아들여지든 아니든 상계하자고 대항한 액수에 대하여 기판력이 생긴다(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 ). 따라서 여러 개의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항변이 이유 있고 수동채권의 원리금이 자동채권의 원리금 합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최소한 상계충당이 지정충당에 의하게 되는지 법정충당에 의하게 되는지 여부를 밝히고 지정충당이 되는 경우라면 어느 자동채권이 우선 충당되는지를 특정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다24814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위 상계의 자동채권들의 합계액(즉, 원고들이 각자 피고로부터 초과 및 추가 수령한 중간정산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말한다)이 원고들 각자의 임금채권액의 2분의 1을 초과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상계가 제한되는 압류금지채권인 임금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특정한 후 이를 초과하는 범위 내에만 상계를 허용하였어야 할 뿐만 아니라 위 상계의 자동채권들 중에서 어느 채권이 어느 범위에서 상계에 의하여 소멸하는지도 아울러 특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피고의 상계항변을 전부 받아들인 원심의 조치는 압류 금지 및 상계 제한, 상계의 기판력 또는 상계충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판단을 누락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포함하는 취지의 이 부분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 김신 권순일(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