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공1986.1.15.(768),115]
좌측에 세멘옹벽이 있고 횡단이 금지되어 있는 편도3차선의 일방통행로의 1차선을 운행하는 자동차운전자의 주의의무 정도
편도 3차선의 일방통행로의 1차선상을 운행하던 자동차 운전자로서는 좌측에 세멘옹벽이 있고 횡단이 금지되어 있는 장소에서 원동기장치 자동차가 우측에서 도로를 횡단하여 오다가 2차선에서 다른 차량과 충돌하여 1차선으로 넘어질 것이라고는 일반적으로 예견하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 이러한 경우 운전자로서는 차량이 도로를 횡단하지 아니할 것을 신뢰하여 운행하면 족하다 할 것이고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3, 4미터 전방에 넘어지는 자동차를 예상하여 이를 사전에 방지해야할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까지는 없다.
원고 1 외 4인
신선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규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소외 인은 피고소유의 부산 1가9739호 승용차를 운전하여 부산 북구 감전동쪽에서 같은구 구포동쪽으로 편도 3차선도로의 1차선으로 제한속도 60킬로미터인 이 지점을 시속 약 73킬로미터의 속도로 진행하던 중 같은구 구포동에 있는 대동여관 앞길에 이르렀는바, 당시 진행방향 우측에는 차량의 통행이 없어서 전방과 우측을 살펴봄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었으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는 전방과 우측을 주시하여 운행하고, 만약 1차선쪽으로 오는 차량이 있으면 속도를 줄여 운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전방과 우측주시를 태만히 하고 과속으로 운행한 과실로 3차선쪽에서 1차선쪽으로 들어오는 원고 1 운전의 위 자전거를 보지 못하고, 위 원고가 위 차 우측앞 2차선에서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던 택시에 받혀 1차선 전방에 넘어져서야 뒤늦게 이를 발견하고 급제동 조치를 취하였으나 미치지 못하여 위 원고를 약 10미터 밀고 나감으로써 위 원고에게 약 52주의 입원치료를 요하는 제12흉추 및 제1요추 골절탈구와 하반신마비의 상해를 입히고, 또한 위 원고소유의 위 자전거를 파손시킨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피고는 불법행위자 소외인의 사용자 또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원고 1 및 그의 처자인 나머지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하고 나아가 한편, 원고 1로서도 저속인 원동기장치 자전거를 타고 3차선에서 좌회전하기 위하여 1차선쪽으로 차선을 바꾸려면 1,2차선으로 진행하는 차량의 동태를 잘 살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차선을 바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거리를 두지 아니하고 차선을 바꾼 과실이 있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사고는 소외 인의 과실과 원고 1의 과실이 경합되어 일어났다 할 것이나 위와 같은 원고 1의 과실은 피고의 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에는 이르지 아니하므로 다만 피고의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한다고 하면서 피고의 과실비율을 40퍼센트로 함이 상당하다고 단정하고 있다.
2. 그런데, 한편 원심이 믿은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지점은 편도 3차선의 일방통행로인 직선 포장도로로서 1차선의 좌측부분은 최고높이 약 5미터, 길이 약 300미터의 세멘옹벽이 설치되어 있어 사람이나 차마의 횡단이 금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그 횡단이 불가능하고 사고지점 약 200미터 전방(옹벽의 길이가 약 300미터이고 사고지점이 옹벽의 3분의 1 가량을 지난곳이므로) 옹벽이 끝나는 곳의 1, 2차선은 좌회전차선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사고당시 도로 3차선에는 버스가, 그 뒤로 2차선에는 택시가 진행하고 있었고 소외 인은 피고소유의 위 차를 운전하여 택시의 뒤에서 1차선으로 운행하고 있었는데, 원고 1은 운전면허없이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50킬로그램의 돼지고기를 싣고 3차선상을 시속 약 20킬로미터의 속도로 진행하다가 차선변경신호를 하지 아니한 채 갑자기 2차선으로 차선을 바꾸어 위 도로를 횡단하다가(기록상 위 원고가 도로를 횡단하려한 목적은 나타나 있지 않다) 2차선을 주행중이던 택시의 좌측앞 안개등 부분에 충돌되어 1차선상으로 넘어지자 소외 인은 위 원고가 넘어지는 것을 3, 4미터 전방에서 발견하고 급제동하였으나 미치지 못하여 위 차로 위 원고를 충격 약 10미터를 끌고 나가서 정지된 사실 또한 인정되는 바이다.
3.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본문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여 그 운전자의 고의 과실유무를 가리지 아니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그 단서에서 다만 승객이 아닌 자가 사망하거나 부상할 경우에 있어서 자기 및 운전자가 자동차의 운행에 관하여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아니하고 피해자 또는 자기 및 운전자외의 제3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으며 또한 자동차의 구조상의 결함 또는 기능에 장해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자기 차의 승객아닌 보행자나 다른 차의 승객이 사상된 경우에는 운행자 및 운전자에게 주의의무의 해태없이 피해자나 제3자에게 고의, 과실 있고 또한 운행자동차의 구조결함이나 기능장해가 없었음을 입증한 때는 자동차사고로 인한 인명의 사상에 손해배상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는바,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본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사고지점 1차선을 운행하던 자동차 운전자로서는 좌측에 세멘옹벽이 있고 횡단이 금지되어 있는 장소에서 원동기장치 자전거가 우측에서 도로를 횡단하여 오다가 2차선에서 다른 차량과 충돌하여 1차선으로 넘어질 것이라고는 일반적으로 예견하기 어렵다 할 것이고(원심은 위 자전거가 택시와 충돌하지 아니하였더라도 바로 위 소외인이 운전하던 승용차와 충돌하게 되어 있었다고 부기하고 있으나 그렇다면 위 소외인이 자전거가 횡단하여 오는 것을 미리 발견할 수도 있었을 것이므로 이 점만으로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러한 경우 운전자로서는 차량이 도로를 횡단하지 아니할 것을 신뢰하여 운행하면 족하다 할 것이고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3, 4미터 전방에 넘어지는 자전거를 예상하여 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는 없다 고 할 것이며, 기록상 달리 위 소외인이 위 자전거가 1차선까지 들어 올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사정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위 소외인이 제한속도 시속 60킬로미터인 지점을 시속 73킬로미터로 운행하여 도로교통법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소외인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4. 피고는 1심이래 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면책항변을 하고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피고소유 승용차의 구조상 결함 및 기능장해의 유무에 관하여도 석명권을 행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입증을 촉구하는등 심리를 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였음은 자동차 운전자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면책항변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의 원심파기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니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5. 따라서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