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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6. 2. 25. 선고 85다카2025,2026 판결

[물품대금등][집34(1)민,86;공1986.4.15.(774),534]

판시사항

지체기간의 장단에 관계없이 일정액의 지체상금을 정하는 것이 경험칙에 반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지체상금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채권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받는 자체보다도 그 채무를 일정한 시기까지는 이행받아야만 할 필요성, 즉 이행시기가 더 중요하여 채무자로 하여금 이행기를 준수케 하고 지체되는 일이 있더라도 가능한 한 조속한 기간 내에 이행을 완료하도록 강제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그 위약벌로 정하는 것이 일반거래의 관행이므로 그 액수는 지체기간의 장단에 정비례함이 성질상 당연하다 할 것이고 당사자가 지체기간의 장단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체상금으로 정한다는 것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반한다.

원고, 피상고인

대한전선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국제전기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헌기

주문

원심판결(본소)를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1984.4.7 각종 전선 5,200만 원(부가가치세 제외)어치를 같은 해 4.30까지 판매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후 같은 해 7.2까지 피고에게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58,968,678원 어치의 각종 전선을 공급한 사실, 위 물품대금은 물품완납 후 3개월 이내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및 원고가 그 대금 중 1,000만 원을 같은 해 7.22경 수령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와 위 전선공급계약을 체결할 때 원고가 1984.4.30까지 약정된 각종 전선을 완납하지 못할 경우에는 공급금액에 대하여 1일 100분의 1의 비율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원고는 위 기일까지 전선을 완납하지 못하고 같은 해 7.2에 가서야 완납하였으므로 63일간의 지체보상금 채권액 34,020,000원을 대금채무의 대등액과 상계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그 물품공급을 63일간 지체한 사실은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다고 하면서 갑 제1호증의 1의 기재와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전선판매계약을 체결할 때 같은 해 4.30까지 납품하되 기일을 어길 경우 물품공급금액 5,200만 원의 100분의 1을 지체보상금으로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상계항변은 520,000원(5,200만 원X1/100) 한도 내에서 이유있다 하여 인용하고 나머지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지체상금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채권자가 계약상의 채무를 이행받는 자체보다도 그 채무를 일정한 시기까지는 이행받아야만 할 필요성, 즉 이행시기가 더 중요하여 채무자로 하여금 이행기를 준수케 하고 지체되는 일이 있더라도 가능한 한 조속한 기간 내에 이행을 완료하도록 강제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그 위약벌로 정하는 것이 일반거래의 관행이고, 따라서 그 액수는 지체기간의 장단에 따라 정비례함이 성질상 당연하다 할 것이므로 당사자가 지체기간의 장단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지체상금으로 정한다는 것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반한다 할 것이다. 원심이 인용한 갑 제1호증의 1에 의하면 원고가 납품기일 내에 물품을 완납하지 못할 경우에 원고는 계약금액의 100분의 1을 피고에게 지체상금으로 지급한다고 되어 있어, 마치 원고는 지체기간의 장단에 관계없이 즉, 그 지체기간이 아무리 길더라도 계약금액의 100분의 1 상당액만을 피고에게 지체상금으로 지급하면 되는 것처럼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과 그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 주식회사 서통으로부터 구미공장증설 전기공사를 2억 5천 5백만 원에 수급하여 그 공사를 1984.5.18까지 완료하기로 되어 있었고, 이행기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에는 하루에 계약금액의 1,000분의 3에 해당하는 지체상금을 물도록 약정이 되어 있어 피고로서도 원고로부터 위 공사에 소요될 자재인 이 사건 전선을 1984.4.30까지 공급받기로 약정하면서 그 이행이 지체되는 경우에 대비하여 앞서와 같은 지체상금의 약정을 한 것이었음이 분명하므로, 이와 같은 계약체결의 배경과 지체상금의 일반적인 성질을 아울러 고려해 보면 갑 제1호증의 1에 "계약금액의 100분의 1을 지체상금으로 지급한다는"는 기재는 지체기간이 아무리 길더라도 계약금액의 100분의 1을 지체상금으로 지급한다는 뜻이 아니라 지체되는 하루에 계약금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체상금으로 지급한다는 취지라고 해석함이 당사자의 의사에 합치된다 할 것이다. 원심이 이와 같은 지체상금 약정의 경위와 그 성질을 고려함이 없이 갑 제1호증의 1에 기재된 문면에만 집착하여 원심 및 제1심 증인 소외 2의 증언을 배척하고 원·피고 간에 약정된 지체상금의 내용이 그 판시와 같다고 인정한 조처에는 지체상금의 성질에 대한 법리오해와 지체상금 약정의 경위에 대한 심리미진으로 갑 제1호증의 1의 내용을 그릇 해석하고 채증법칙에 위배된 증거취사를 함으로서 사실을 그릇 인정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할 법령위반에 해당한다 하겠으므로 이점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2. 일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원판시물품을 1984.7.2까지 모두 공급받았다는 사실을 자백하였음이 명백하므로(1984.11.30자 답변서를 진술한 제1심 제1차 변론조서, 반소장을 진술한 제1심 제2차 변론조서) 그 공급완료일이 1984.9.17이라고 다투는 논지는 이유없다. 다만 피고가 원판시물품대금을 원고의 물품완납 후 3개월 이내에 지급하기로 한 이 사건에 있어서, 그 기간의 계산에 관하여 법률행위에 따로 정한 바가 없으므로 민법의 규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인바, 민법 제157조 본문, 제159조 , 제160조 제1 , 2항 에 의하면 1984.7.2 부터 3개월의 기간은 1984.10.2의 종료로 만료되는 것이므로 피고의 지체책임은 1984.10.3부터 개시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의 판시 물품대금 지체의 책임을 1984.10.2부터 인정한 조처가 위법하다는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일영(재판장) 강우영 김덕주 오성환

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85.8.23.선고 85나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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