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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20. 11. 25. 선고 2020누21159 판결

[상수도시설분담금부과처분무효확인][미간행]

원고,항소인

주식회사 호반건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부산 담당변호사 정재성 외 1인)

피고,피항소인

울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중부사업소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국제 담당변호사 강영수)

2020. 10. 28.

제1심판결

울산지방법원 2020. 5. 7. 선고 2019구합655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4. 6. 16. 원고에게 한, 울산 중구 유곡동 우정혁신도시 C-2블록(아파트)에 대한 87,884,000원의, 울산 중구 유곡동 우정혁신도시 C-2블록(상가)에 대한 1,219,000원의 각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3, 갑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7. 4. 13. 무렵부터 울산 중구 우정동, 유곡동 등 일원에 있는 2,797,067㎡의 토지에서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른 택지개발사업 및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혁신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였다.

나. 주식회사 호반주택(이하 ‘호반주택’이라 한다)은 2011. 9. 9.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위 택지개발사업 등 지구 중 C-2블록 24,271㎡의 토지를 대금 271억 8,352만 원에 매수한 다음, 위 토지에 총 346세대의 아파트와 상가를 신축·분양하였다.

다. 울산광역시는 수도법에 따른 수도사업자로서 ‘울산광역시 수도급수 조례’를 제정하여 피고에게 위 조례에 따른 울산광역시장의 권한 중 급수공사의 시행 등에 관한 사항, 급수공사비와 관련된 사항, 시설분담금 부과·징수에 관련된 사항 등을 위임하였다.

라. 호반주택은 2014. 6. 13. 피고에게 위 아파트에 대하여는 구경 100mm의, 위 상가에 대하여는 구경 25mm의 신규 급수시설공사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2014. 6. 16. 호반주택에게 ① 위 아파트에 관한 급수공사비 명목으로 정액공사비 73,006,000원, 시설분담금 87,884,000원, 수수료 193,900원의 합계 161,083,900원을, ② 위 상가에 관한 급수공사비 명목으로 정액공사비 1,115,000원, 시설분담금 1,219,000원, 수수료 26,000원의 합계 2,360,000원을 각 부과하였다(이하 위 각 시설분담금을 합쳐 ‘이 사건 시설분담금‘이라 한다).

마. 호반주택은 2014. 6. 30. 이 사건 시설분담금을 포함한 위 각 급수공사비를 납부하였고, 원고는 2015. 10. 5. 호반주택을 흡수하여 합병하였다.

2.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의 근거 규정인 구 울산광역시 수도급수조례(2014. 11. 6. 울산광역시조례 제14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5조 제1항은 ① 수도사업자가 수도(급수설비는 제외한다)의 설치비용을 부담하도록 규정한 수도법 제70조 와, ② 주민으로부터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지방자치법 제138조 를 각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도 위법하다(원고는 제1심에서 위 조례의 규정이 수도법 제71조 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하였으나 이 법원에 이르러 위와 같이 주장을 변경하였다).

2) 위와 같은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의 하자는 중대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하므로 위 처분은 무효이다.

나. 판단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를 판단할 때에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도 합리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2. 16. 선고 2010두1090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의 경위와 앞서 든 증거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은 납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원고를 상대방으로 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무효이다.

1) 구 수도법(2018. 6. 8. 법률 제156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5 , 17 , 25 , 26호 , 제38조 , 제70조 , 제71조 등에 의하면, ①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부담“은 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으나( 제38조 ), ② ”급수설비를 제외한 수도의 설치비용“은 원칙적으로 수도사업자가 부담하고( 제70조 ), 예외적으로 ”수도공사를 하는 데에 비용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이하 ‘원인자’라 한다)에게 수도공사를 위하여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도록( 제71조 , 이하 원인자에 대한 부담금을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이라 한다) 규율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수도사업자인 울산광역시가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원인자가 아닌 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위법하다( 대법원 2006. 6. 22. 선고 2003두812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구 수도법의 규정, 환경부의 2002. 7. 19.자 ”원인자·손괴자 부담금 산정 표준 조례(안)“ 및 2007. 11. 9.자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산정·징수 등에 관한 표준조례(안)“의 각 개정 경과와 함께 피고가 호반주택에게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을 하면서 함께 부과한 정액공사비가 구 수도법 제38조 에 따른 ”급수설비에 관한 공사의 비용“으로 보이는 점, 울산광역시가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의 부과대상인 경우에는 시설분담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조례를 개정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시설분담금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으로 보아야 한다.

3) ”택지개발촉진법“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법률에 따른 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토지에 그 사업계획에서 정해진 규모 및 용도에 따라 건축물이 건축된 경우 수도법령에 따른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는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달리 호반주택이 건설한 건축물이 원래 위 각 개발사업에서 예정된 범위를 초과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주장이나 증거는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위 개발사업 지구와 관련된 상하수도 등의 기반시설을 설치하거나 그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4) 따라서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은 구 수도법에 따른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호반주택을 상대방으로 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5) 나아가 지방자치법 제12조 , 민법 제36조 , 상법 제171조 등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호반주택이 울산에서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고 호반주택 직원이 울산에 거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호반주택이 울산 주민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고, 달리 호반주택이 울산 주민이라고 인정할 만한 주장이나 증명이 더 없으므로,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은 주민이 아닌 호반주택으로부터 분담금을 징수하는 것으로서 지방자치법 제138조 를 위반한 위법도 있다.

6)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은 구 수도법에 따른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법에 따른 분담금 징수 대상자도 아닌 호반주택에 대하여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이라는 분담금을 부과한 것으로서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다.

7) ① 구 수도법에 따른 수도사업자는 울산광역시이지 피고가 아니고, 피고는 수도사업자인 울산광역시가 제정한 조례에 따라 울산광역시장의 시설분담금 부과·징수에 관련된 사항을 위임받았을 뿐이므로,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의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한지 여부를 법령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아니하고, 수도사업자로서 원래 처분권자인 울산광역시가 스스로 제정한 것에 불과한 조례의 위법성이 명백한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거나 이를 보태어 판단할 것은 아닌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지방자치법에 따른 분담금 징수 대상자의 범위에 관한 법령의 규정이 명확하고, 구 수도법과 같은 법 시행령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의 산정에 관한 비용 산출의 세부기준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을 뿐이므로, 울산광역시가 조례로서 구 수도법에 따른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지방자치법에 따른 분담금 징수 대상자의 범위를 확장할 수 없음이 명백한 점, ③ 택지개발사업의 경우 기반시설에 관한 원인자부담금의 납부의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발사업의 시행자라는 취지의 대법원(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두7604 판결 참조)과 하급심의 판결이 있었던 점, ④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한국주택도지공사가 원고가 피고에게 신청한 위 급수설비를 제외한 나머지의 수도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거나 그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구 울산광역시 수도급수조례에 따라 이 사건 각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을 함에 있어 위 조례의 규정이 위법한지 여부가 명백하지 않았다거나 위 조례 규정의 해석에 다른 여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일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시설분담금 부과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주호(재판장) 박진웅 배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