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의료법위반][공2000.4.15.(104),903]
의료행위의 의미 및 안마나 지압이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한정 적극)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할 것이고, 안마나 지압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그것이 단순한 피로회복을 위하여 시술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 대하여 상당한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는 방법으로 어떤 질병의 치료행위에까지 이른다면 이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 즉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인
피고인 및 검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의사나 기타 의료인이 아니면서 영리목적으로, 다친 허리에 대한 통증 치료를 의뢰하는 공소외 1을 상대로 통증의 부위와 정도, 증상 등을 묻고 눕게 한 다음, 양 엄지손가락을 이용하여 전신에 대하여 약 1시간 동안 지압을 하고 그 치료비로 금 1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매일 평균 56명의 환자들을 상대로 같은 방법으로 치료행위를 하여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이 사건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은 10여 년 전 우연히 아픈 사람을 손으로 만져 치료를 하게 된 경험으로 자신의 손에서 특별한 기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 태극의 집이란 상호로 피부, 비만, 체형관리를 업종으로 하는 사업자등록을 한 후 약 15평의 면적에 황토침대 4개를 갖추어 놓고 피고인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아픈 부위와 증상을 물어본 다음 전신에 오일을 바르고 지압과 같이 손을 이용하여 누르거나 문지르고, 또는 주무르거나 두드리는 방법으로 마사지를 하고는 기를 불어넣는다며 일정한 부위에 손을 대어 두는 방법으로 기미, 여드름 등의 피부관리는 물론 만성두통, 불면증, 변비 등 각종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마사지를 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행한 행위는 통증의 치료를 의뢰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통증의 정도, 증상을 묻고 눕게 한 다음 엄지손가락을 이용하여 전신에 대하여 약 1시간 동안 지압행위를 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은 그가 시술한 지압 부위가 뼈, 골격이나 신경계통이 아닌 피부나 근육 부위에 한정되어 있었다고 변소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안짱다리를 가진 사람, 좌반신 마비증세가 있는 사람, 허벅지 또는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 어깨 결림증세가 있는 사람, 임신이 힘든 사람 등에 대해서도 기를 불어넣는 지압행위를 하여 일정한 치료효과를 거두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이는 자신의 치료효과를 과장하는 주장에 불과하고, 가사 피고인이 그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손님들에게 치료목적으로 기를 불어넣는 지압행위를 하여 그 주장과 같은 치료효과를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피고인의 위 지압행위의 내용과 수준이 바로 물리적, 외형적, 객관적으로 직접 인체의 뼈, 골격이나 신경계통 등에 영향을 주는 등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일반의 보건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위와 같은 방법에서 더 나아가 인체의 뼈, 골격이나 신경계통 등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을 정도의 시술행위, 즉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고, 또한 피고인이 지압행위시 손 이외에 다른 전기기구나 기계시설, 약물 등을 사용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 지압행위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거나 피고인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지압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 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할 것이고 (대법원 1974. 11. 26. 선고 74도1114 전원합의체 판결, 1999. 3. 26. 선고 98도2481 판결 등 참조), 안마나 지압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그것이 단순한 피로회복을 위하여 시술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 대하여 상당한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는 방법으로 어떤 질병의 치료행위에까지 이른다면 이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 즉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78. 5. 9. 선고 77도2191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고인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아픈 부위와 증상을 물어본 다음 손을 이용하여 전신을 누르거나 문지르고, 또는 주무르거나 두드리는 등의 방법으로 기미, 여드름 등의 피부관리는 물론 만성두통, 불면증, 변비 등 각종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마사지를 행하였다는 것이고, 또 원심은 안짱다리를 가진 사람, 좌반신 마비증세가 있는 사람 등에 대하여 치료목적의 지압행위를 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에 대하여는, 그 진술이 단순히 자신의 치료효과를 과장하는 주장에 불과하여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가사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지압행위의 내용과 수준이 의료행위에 이를 정도로는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어떻든 피고인은 그 효과를 과장하였을지언정 스스로 치료목적의 지압행위를 한 사실을 시인하고 있는 바이고, 제1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친 검사 작성의 김율희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경영하던 업소의 직원으로 있던 김율희는 피고인이 당뇨병이 있는 공소외 2, 기미가 심한 공소외 3, 다리가 심한 오형으로 휘어진 공소외 4, 온몸이 차갑고 허벅지 통증이 심한 공소외 1, 임신이 되지 않는 공소외 5, 어깨 결림증상과 여드름이 심한 공소외 6, 좌반신 마비증세가 있는 공소외 7, 얼굴에 기미가 많은 공소외 8 등에게 그 치료목적으로 지압행위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48, 49, 50면)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진술을 단순히 자신의 치료효과를 과장하는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이를 섣불리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보이고, 또한 피고인으로부터 지압을 받은 바 있는 공소외 8은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지압은 통증을 느낄 정도로 힘껏 누르는 방법이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수사기록 45면), 피고인이 행한 위와 같은 지압행위는 특정 질병의 치료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고, 그 지압행위의 내용과 정도의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지압행위의 대상이 뼈, 골격이나 신경계통이 아닌 피부나 근육 부위에 국한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작용 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 즉 의료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행한 이 사건 지압행위가 특정 질병의 치료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인지 여부와 그 지압행위의 내용과 정도의 점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인 심리를 하여 그 지압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밝혀보아야 할 것임에도, 피고인이 행한 이 사건 지압행위가 뼈, 골격이나 신경계통이 아닌 피부나 근육 부위에 국한된 것에만 치중하여 안짱다리를 가진 사람이나 좌반신 마비증세가 있는 사람 등에 대하여 치료 목적의 지압행위를 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을 단순히 자신의 치료효과를 과장하는 진술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배척하고, 위 지압행위의 내용이나 정도의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행한 지압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거나 피고인이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지압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함으로써 의료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의 상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의료인이 아닌 피고인이 생활정보지에 만성두통, 불면증, 소화불량, 변비, 요실금, 간기능개선, 중풍 등 구체적인 병명을 거시하여 광고를 낸 것은 그 내용이 일반인들로 하여금 피고인이 그러한 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할 것이고, 피고인 역시 그러한 의도로 그 광고를 낸 것이므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광고행위는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광고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 제46조 제2항의 규제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과 관계 법령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위 무죄 부분은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인바, 피고인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가 이유 없음은 앞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나,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죄와 무죄로 인정한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도 무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6. 13. 선고 96도2606 판결, 1997. 11. 20. 선고 97도20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