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red_flag_2고등군사법원 2018. 9. 19. 선고 2018노9 판결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군 검 사

중위 김종원(기소), 대위 장천수(공판)

변 호 인

변호사 김경은

변론

거침

원심판결

제7군단 보통군사법원 2017. 12. 7. 선고 2017고58 판결 (관할관, 2017. 12. 14. 원판결대로 확인)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주1)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사이버대학교 총학생회장의 출마와 자격조건에 관하여 조언을 구하는 게시글에 이 사건 댓글을 게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비방의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판결의 형량(벌금 100만 원)은 피고인의 정상에 비추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원심 변호인은 원심에서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중 ‘2. 비방의 목적 존부’라는 제목 아래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이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특히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판결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해자는 과거 총학생회장 선거에 입후보하였고, 이 사건 당시 △△사이버대학교 법학과(이하 ‘법학과’로 약칭한다)의 부회장 겸 총무로서 실질적으로 법학과를 대표하였으므로 공인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총학생회장 선거에 자격요건을 갖춘 후보자가 나옴으로써 다시는 문제되는 사례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조언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비방의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기록에 의하면,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2015. 10.경 △△사이버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였다가 사퇴한 사실, 피해자가 이 사건 댓글이 게재된 2016. 12.경에는 법학과의 부회장이면서 총무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이 사건 댓글은 법학과 학생들만이 회원으로 가입된 네이버밴드에 게재된 것인 점을 고려하여 보면 피해자가 이 사건에 있어 공인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

나. 그러나 이 사건 댓글이 작성된 경위와 그 표현 방법, 그로 인한 피해자의 명예훼손 정도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댓글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성격 보다 피해자를 비방하는 목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① 이 사건 댓글이 작성된 경위를 살펴보면, 피고인은 공소외인이 총학생회장에 출마하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글을 법학과 네이버밴드에 올리자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 사건 댓글을 작성한 것이다. 피고인을 비롯한 위 밴드 회원들이 공소외인의 게시글과 그 댓글에서 피해자의 공적 지위라 할 수 있는 부학생회장이나 총무로서의 일에 관하여 논의한 것은 없으며, 피해자의 과거 총학생회장 출마 문제에 관하여 논의한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댓글이 피해자의 공인으로서의 성격과 관련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② 피고인이 작성한 글의 전체 취지 및 이 사건 댓글의 표현 방법을 보더라도, 피고인은 공소외인에게 총학생회장 선거 출마자격에 관하여 조언을 하면서 과거 피해자의 사례를 언급하였는데, 피고인이 굳이 피해자의 실명을 적시하고 나아가 ‘피해자가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고 학과를 분열시키고 개인적인 감정도 표현하였다.’는 내용까지 추가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법으로 총학생회장 출마에 관하여 조언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③ 이 사건 댓글은 법학과 구성원 약 2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네이버밴드에 게재된 것으로 표현의 정도와 그 공연성, 전파성, 즉시성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관계망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을 명예의 침해 정도가 총학생회장의 자격에 관한 여론 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정도에 비하여 과중한 것으로 판단된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초범인 점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나,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명예훼손의 표현과 수단, 방법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입었을 정신적 고통이 상당해 보이는 점, 피해자가 여전히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고 있는 점,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아니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이나 개전의 정을 보이고 있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이상의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군사법원법 제430조 제1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군판사 대령 이태휘(재판장) 중령 양재도 중령 구영우

주1) 피고인의 변호인은 항소이유서에서 이 사건 댓글은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므로 명예훼손의 고의가 없다는 주장을 하였으나, 제3회 공판기일에 이 주장을 철회하였다. 또한, 변호인은 제2회 공판기일에 제출한 변호인의견서에서 이 사건 댓글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의견표명으로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이거나 형법 제310조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여 재판부의 직권판단을 촉구하고 있다. 살피건대, 이 사건 댓글의 작성 경위, 내용, 표현 방법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댓글은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 등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