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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3. 6.자 95그2 결정

[강제집행정지][공1995.5.1.(991),1696]

판시사항

가. 가처분 판결에 기한 집행이 집행정지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

나. 부동산철거단행 가처분 판결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474조, 제473조에 의한 집행정지의 가부

결정요지

가. 원래 가처분은 장래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될 청구에 관하여 그 고유 급부를 보전하기에 필요한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가처분 판결이 집행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써 실현되는 것은, 본안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권리의 종국적 만족을 가져오는 것과는 달리, 어디까지나 원칙적으로 권리보전에 필요한 임시조치의 범위를 넘을 수는 없다. 따라서 가처분 판결에 대하여 상소의 제기가 있고 장차 그 판결이 취소 또는 변경되어질 가능성이 예견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미리 그 집행을 정지하는 등 일시적인 응급조치를 강구할 필요는 없다. 뿐만 아니라 만일 가처분 판결에 대하여도 민사소송법 제474조를 유추적용하여 이에 대한 상소가 제기되었음을 이유로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용이하게 그 집행의 정지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면, 고유한 급부의 보전을 위하여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가처분은 그 집행정지에 의하여 가처분 재판 그 자체를 취소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되고, 긴급사태에 대하여 행하여진 응급조치의 효과를 저해하게 됨으로써 가처분제도에 의한 특별보호의 목적을 멸각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나. 부동산철거단행 가처분 판결과 같이 구체적인 가처분의 내용이 권리보전의 범위에 그치지 않고 종국적 만족을 얻게 하거나 또는 그 집행에 의하여 채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생기게 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그 집행은 실질적으로 종국적 집행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민사소송법 제473조, 제474조를 유추적용하여 채무자에게 일시적인 응급조치로서 그 집행을 저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특별항고인

주식회사 건영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계룡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특별항고 이유에 대하여

1. 서울민사지방법원이 1994.12.2. 항고인에게 그 판시 이 사건 건물 부분의 철거를 명한 같은 법원 94카합8192호 부동산철거단행 가처분 판결에 대하여 항고인이 항소를 제기하고 이를 사유로 민사소송법 제474조, 제473조에 따라 항소심 판결선고시까지 위 가처분 판결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의 정지를 구한다는 내용의 신청을 한데 대하여 원심은 가처분 판결이나 결정에 기한 집행은 집행정지신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강제집행정지명령신청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였음이 기록상 분명하다.

2. 원래 가처분은 장래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될 청구에 관하여 그 고유 급부를 보전하기에 필요한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가처분판결이 집행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써 실현되는 것은, 본안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이 권리의 종국적 만족을 가져오는 것과는 달리, 어디까지나 원칙적으로 권리보전에 필요한 임시 조치의 범위를 넘을 수는 없다.

따라서 가처분 판결에 대하여 상소의 제기가 있고 장차 그 판결이 취소 또는 변경되어질 가능성이 예견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미리 그 집행을 정지하는 등 일시적인 응급조치를 강구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만일 가처분 판결에 대하여도 민사소송법 제474조를 유추적용하여 이에 대한 상소가 제기되었음을 이유로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용이하게 그 집행의 정지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면, 고유한 급부의 보전을 위하여 긴급조치를 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가처분은 그 집행정지에 의하여 가처분 재판 그 자체를 취소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되고, 긴급사태에 대하여 행하여진 응급조치의 효과를 저해하게 됨으로써 가처분 제도에 의한 특별보호의 목적을 멸각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가처분의 내용이 권리보전의 범위에 그치지 않고 종국적 만족을 얻게 하거나 또는 그 집행에 의하여 채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생기게 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그 집행은 실질적으로 종국적 집행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민사소송법 제473조, 제474조를 유추적용하여 채무자에게 일시적인 응급조치로서 그 집행을 저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 다고 할 것이다.

3.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서울민사지방법원 94카합8192호 부동산철거단행 가처분 판결은 항고인에게 이 사건 건물 부분의 철거를 명한 것이고 그 집행은 권리보전의 범위에 그치지 않고 보전하여야 할 권리의 종국적 실현을 가져오는 것임은 그 내용 자체로 보아 명백하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항고인이 이 사건 강제집행정지명령신청에서 주장하는 위 가처분 판결에 대한 불복사유가 이유가 있고 항소심에서 위 가처분 판결이 취소 또는 변경되어질 가능성이 예견되는지 여부를 가려본 다음 이 사건 강제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가처분 판결이나 결정에 기한 집행은 집행정지신청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위 가처분판결의 집행정지를 구하는 특별항고인의 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하여 이를 각하하고 말았으니, 원심결정에는 재판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이 있고, 이 점을 탓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이에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4.12.15.자 94카기6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