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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8218 판결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말소][공1993.2.15.(938),584]

판시사항

토지 소재지까지의 도로가 포장될 때에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한 토지 매매계약에 있어 도로포장이 되지 않았음에도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갈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토지 매매계약 체결시 토지 소재지까지의 도로가 포장될 때에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합의한 경우 일반적으로 이러한 합의는 매매계약 당시에 도로포장계획이 서 있거나 또는 도로포장이 될 전망이 있어서 상당한 시일 내에 도로포장이 될 것이 예견되는 경우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와 달리 도로포장의 계획이나 전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언제 될지도 모르는 도로포장시까지 무한정 소유권이전등기시기를 미루기로 하는 합의는 극히 이례에 속하는 일이라고 할 것이므로, 매매계약 당시 도로포장계획이 서 있거나 도로포장의 전망이 있어서 상당한 시일 내에 도로포장이 될 것이 예견되었던 경우라면 그러한 상당한 시일이 경과한 뒤 매도인으로서는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갈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원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5.4.16. 이 사건 토지를 소외인에게 대금 4,000,000원에 매도하고 그 무렵 위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받은 사실, 그런데 위 매매계약 당시 위 소외인은 대학교수로서 농민이 아닌 까닭에 농지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당장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가 곤란하여 원고와의 합의 아래에 그의 처인 피고 명의로 이 사건 가등기만 경료하여 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한 후, 원고가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위 소외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갈 것을 최고하였으나 이에 불응하므로 1991.10.29. 및 1992.4.11.경 위 매매계약을 해제하였으므로 위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보전을 위한 가등기는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데에 대하여, 그 거시증거에 의하면 위 소외인은 장차 이 사건 토지 소재지까지의 도로가 포장되면 그 곳으로 이사한 다음 그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까지 출퇴근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경작할 생각으로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는데, 위 매매계약체결 당시에는 아직 그 도로가 포장되지 아니한 관계로 당장 이 사건 토지 소재지로 이사하고 주민등록을 옮겨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형편이 못되었으므로 원고와의 사이에 위 도로가 포장되어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때에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로 합의하고 위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우선 피고 명의로 가등기만 경료해 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위 소외인에게 이행의 최고 및 계약의 해제를 통고한 위 각 시점에 위 도로가 포장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위 소외인으로서는 아직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갈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으니, 위 소외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 갈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계약해제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고와 위 소외인 사이에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체결시에 이 사건 토지 소재지까지의 도로가 포장되어 서울까지의 출퇴근이 가능하게 될 때에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하여도, 일반적으로 이러한 합의는 매매계약 당시에 도로포장계획이 서 있거나 또는 도로포장이 될 전망이 있어서 상당한 시일 내에 도로포장이 될 것이 예견되는 경우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도로포장의 계획이나 전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언제 될지도 모르는 도로포장시까지 무한정 소유권이전등기시기를 미루기로 하는 합의는 극히 이례에 속하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매매계약 당시 도로포장계획이 서있거나 도로포장의 전망이 있어서 상당한 시일 내에 도로포장이 될 것이 예견되었던 것인지의 여부를 먼저 심리하여 해 보고, 그러한 상당한 시일이 경과한 뒤라면 원고로서는 매수인인 소외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갈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과연 원고의 적법한 해제의사표시가 있었는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또 만일 위 매매계약 당시 도로포장의 계획이나 전망이 전혀 없는데도 위와 같은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1992.7.20.자 원심변론재개신청서에서 주장한 것과 같이 소외인이 이 사건 토지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할 목적으로 신축하였다는 건물을 이미 1989.2.24.자로 타인에게 매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까지 경료하였다면(이는 을 제1, 2호증 기재와 변론재개신청서 첨부자료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 곳에서 거주하면서 서울까지 출퇴근할 것을 전제로 한 도로포장의 조건은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어서 이러한 조건을 내세워 소유권이전등기경료를 거부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여지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점에 관하여도 좀더 심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소론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최종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