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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2004. 7. 12. 선고 2004노194 판결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성상욱

변 호 인

법무법인 세진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박성호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피고인이 사용한 “초당두부”라는 표지는 생산지와 무관하게 소금으로 간을 하여 맛이 짭짤한 두부의 한 종류를 지칭하는 보통명칭 내지 관용표지에 불과하므로 생산지를 오인시킬 우려가 없을 뿐더러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한다)의 규율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둘째,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의 규정취지와 상표법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상표법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상표는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고소인의 등록상표인 “초당”, “초당두부” 등이 이미 특허심판원의 심결과 특허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무효로 되었으므로, 피고인이 “초당두부”라는 표지를 사용하였다고 하여 이를 상표법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정경쟁방지법위반으로도 처벌할 수 없으며, 셋째, 피고인은 이 사건 두부제품의 상표에 그 생산지인 “정남”이라는 표지를 함께 사용하였을 뿐 아니라 제품의 용기·포장에 식품의약품안전청고시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제조원 : (업체명 생략), 경기도 화성시 (상세지번 생략)” 등을 표시하여, 실제 소비자들이 피고인이 생산한 위 제품의 생산지를 강릉시 초당마을로 오인할 우려는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2. 판단

피고인이 화성시 (상세지번 생략) 소재 (업체명 생략) 공장에서 두부제품을 생산하면서 그 상표에 “초당두부”, “초당순두부” 등의 표지를 사용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위 표지가 위 두부제품이 강릉시 초당마을에서 생산 또는 가공된 듯이 오인을 일으키게 하는 표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먼저, “초당두부”라는 표지가 보통명칭 내지 관용표지에 불과하여 아예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율대상에 해당하지 않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강릉시 인근의 초당마을에서는 약 100년 전부터 여러 가구에서 다른 지방의 두부제조방법과는 달리 지하수나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고 소금물을 간수로 사용하지도 않으며 동해의 청정해수를 간수로 사용하여 두부를 생산하여 왔고, 그 특이한 제조방법으로 인하여 다른 지방의 두부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지닌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는데, 그 특이한 제조방법과 그 특별한 맛을 좋아하는 강원도 일대 또는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초당마을에서 생산되는 두부를 먹기 위해 모여들었고, 나중에는 위 두부에 관한 기사가 여러 신문이나 책자 등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 지게 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초당두부”라는 표지는 강릉시 인근 초당마을에서 생산된 두부로서 동해의 청정해수를 직접 간수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생산되어 다른 지방의 두부와 달리 독특한 맛을 지닌 두부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비록 현재 피고인을 비롯한 전국의 두부제조업자들이 황산칼슘이나 염화칼슘을 간수로 사용하고 단지 소금으로 간을 한 두부를 생산하면서 그 상표에 "초당두부"라는 표지를 사용하고 있음은 물론 이 사건 고소인을 비롯한 초당마을 인근의 두부제조업자들도 기술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해수를 간수로 사용하고 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반 수요자들로서는 여전히 "초당두부"라는 표지를 접하면 직관적으로 강릉시 초당마을에서 생산된 두부를 연상한다고 판단되므로, “초당두부”라는 표지가 강릉시 초당마을과는 무관하게 단지 두부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보통명칭 내지 관용표장임을 전제로 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더 이상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고소인의 “초당두부”라는 등록상표가 무효로 된 이상 피고인이 “초당두부”라는 표지를 상표에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부정경쟁방지법으로 규율할 수 없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고소인의 등록상표인 “초당두부” 등은 그 요부인 “초당”부분이 위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의 산지를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식별력 없는 부분이라는 이유로 무효가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의 규정은 상표법 등에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하도록 한 것에 지나지 않는 점, 상표법부정경쟁방지법은 그 입법취지에 있어 차이가 있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마목 의 행위는 상품이 생산·제조 또는 가공된 지역 이외의 곳에서 생산 또는 가공된 듯이 오인을 일으키게 하는 표지를 사용하는 행위로서 그 표지가 상표법상 등록될 수 있는 상표인지 여부와는 전혀 무관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고소인의 “초당두부”라는 등록상표가 무효가 되고 그 결과 피고인이 “초당두부”라는 상표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상표법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율까지 받지 않는다고 할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의 이 사건 두부제품이 강릉시 초당마을에서 제조된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마목 에서 상품의 생산·제조 또는 가공 지역의 오인을 일으킨다 함은 거래 상대방이 실제로 오인에 이를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거래자 즉 평균인의 주의력을 기준으로 거래관념상 사실과 다르게 이해될 위험성이 있음을 뜻하는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생산하여 판매한 두부제품 중 낱개로 용기·포장하여 판매하지 않는 두부는 그 자체에 “초당”이라는 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으면서 그 운반기구를 덮는 비닐에 “정남초당맛두부, 경기도 화성시 (상세지번, 업체명 생략)”이 표시되어 있고, 낱개로 용기·포장하여 판매하는 두부는 그 용기에 부착된 주표시면에 상표인 “정남초당두부”, “정남초당연두부”, “정남초당순두부”가 큰 글자로 표시되어 있고, 그 옆이나 아래 부분에 작은 글씨로 식품의약품안전청고시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른 업소명 및 소재지 표시로서 “제조원 : (업체명 생략), 경기도 화성시 (상세지번 생략)”이 표시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고시는 식품위생법 제10조 의 규정에 의하여 식품 등의 위생적인 취급을 도모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부정경쟁방지법의 입법취지와는 차이가 있어 위 고시의 기준에 따라 업소명과 소재지를 표시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일반 수요자들이 생산 또는 가공된 지역에 관하여 오인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일반적인 주의력을 지닌 소비자들이라면 두부제품을 구입할 때 그 제조원의 소재지까지 확인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일반 수요자들로서는 “정남”이라는 표지를 접했을 때 이를 화성시에 있는 지명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식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비록 피고인이 위 상표에 지명을 뜻하는 “정남”이라는 표지를 사용하였다거나 위 ‘ (업체명 생략)’의 소재지 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평균적인 주의력을 지닌 일반 수요자들이 위와 같이 상표에 “초당두부”라는 표지를 사용한 두부제품을 접할 경우 강릉시 초당마을에서 생산된 것으로 오인할 위험성이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영길(재판장) 김정민 이동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