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예상과 달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부득이 피해자에게 약속한 중고의류를 공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2. 판단

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편취의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뿐 아니라 미필적인 고의도 포함하는데 피고인이 계약을 체결하거나 돈을 지급받을 당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더라도 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고, 성실하게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편취의 미필적인 범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그러한 점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적어도 이를 소명하여야 하고, 피고인의 주장만 존재할 뿐 구체적인 소명이 없는 경우에는 편취의 미필적인 범의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지급받을 당시 피해자와의 계약을 불이행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던 반면 계약불이행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