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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83. 6. 24. 선고 83노971 제4형사부판결 : 상고

[국가보안법위반피고사건][고집1983(형사특별편),114]

판시사항

반국가단체가입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면, 반국가단체구성원인 신분도 소멸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공소시효의 대상이 되는 것은 범죄에 대한 형벌권이지 사람의 신분이 아니므로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 가입한지 일정기간이 경과하여 동 피고인의 반국가단체가입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 하여 동인의 반국가단체구성원으로서의 신분까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및 검사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와 피고인 2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피고인 1의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시 범죄사실 1항 앞에 기재된 사실들은 모두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들이고 위 원심판시 범죄사실 2항 기재중 피고인 1이 1968. 6. 25. 북괴전문을 받고 동년 7.초순 상동역 근처 전주 밑 지하에서 페니시린병 1개를 발굴하였다는 사실은 실은 1966년도에 저지른 행위이므로 동 사실 역시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이어서 위 각 사실부분에 대하여는 면소의 판결을 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간과하고 유죄의 실체판결을 하였음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이고, 둘째 위 피고인은 북한노동당에 가입한 일도 없고 가사 원심판시와 같이 위 피고인이 1959. 5.중순경 북한노동당에 가입하여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 되었다 하더라도 반국가단체가입죄가 가입행위의 종료로서 범죄가 완성되고 그때로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것과 같이 위 피고인의 반국가단체구성원이라는 신분도 동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에 가입한 때로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고 한편 위 당시에 시행되던 구 국가보안법(법률 제560호) 제6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하면 위와 같은 반국가단체가입죄는 그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되어 있어 위 피고인이 북괴노동당에 가입하였다는 1959. 5. 중순경부터 7년이 지난 1966. 5. 중순에는 동 피고인의 반국가단체 구성원의 신분도 소멸된 것이니 위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임을 전제로 한 위 피고인에 대한 본건 공소사실은 모두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간과하고 위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 또는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셋째, 위 피고인은 국가기밀을 탐지할 의사도 또 상피고인 2에게 국가기밀을 탐지하라고 지령한 일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위 피고인이 탐지하였다는 원심판시 기밀 역시 위 피고인이 거주하는 동리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공지의 사실이거나 위 피고인이 생활하면서 우연히 경험하게 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사실들로서 군사기밀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원심이 동 피고인이 군사기밀을 탐지, 수집하였다고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이고, 넷째 원심이 위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의 양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며, 피고인 2의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시 범죄사실 1항 앞에 기재된 사실들은 모두 공소시효가 완성된 것들인데도 원심이 이 부분에 대하여까지 유죄의 실체판결을 하였음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고, 둘째 피고인 2는 북괴노동당에 가입한 사실도 없고 피고인 1로부터 간첩지령을 받은 일도 없으며 나아가 원심이 위 피고인에게 간첩지령을 하였다고 인정한 피고인 1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적어도 1966. 5.중순경에는 반국가단체구성원의 신분을 상실하였으므로 가사 원심판시와 같이 피고인 1이 위 일자이후인 1966. 8. 하순경 피고인 2에게 간첩지령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이미 반국가단체구성원의 지령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 점에서 벌써 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죄가 되지 않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간과하고 피고인 2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셋째 위 피고인은 군사기밀을 탐지, 수집한 일이 없고 다만 예비군대원으로써 대간첩비상훈련 동원령을 받고 동 비상훈련에 참석하여 우연히 원심판시와 같은 사실을 목격하거나 위 피고인이 사는 동리에 찾아온 순경 공소외인과 대담중 우연히 그가 월북 가족동태를 조사한다는 사실을 들어 알게 되었을 뿐인데도 원심이 위 피고인이 군사기밀을 탐지, 수집하였다고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넷째 원심이 위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의 양정이 무너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고, 피고인 2의 항소이유의 요지 첫째점은 동 피고인은 북괴노동당에 가입하거나 피고인 1로부터 지령을 받아 군사기밀을 수집한 일이 없는데도 원심이 동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 원심형량이 너무 과중하여 부당하다는 것이며,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항소이유의 요지는 위 피고인의 본건 범행이 반국가적, 반민족적이고, 지능적이고, 대담하며 반인륜적일 뿐만 아니라 동인이 전혀 개전의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피고인들 변호인의 항소이유 각 첫째점에 대하여 살펴보건대, 위 변호인이 위 항소이유 각 첫째점에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는 사실들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범죄사실이 아니고 다만 피고인들의 전력이나 행위, 경과를 설명한 경위사실에 불과하고 원심이 위의 사실에 대하여 실체적 유죄판결을 한 바 없음이 이 사건 공소장이나 원심판결문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므로 위 사실들이 공소범죄 사실임을 전제로 한 동 항소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 피고인들 변호인의 항소이유 각 둘째, 셋째점 및 피고인 2의 항소이유 첫째점을 함께 살펴보기로 하여 그중 먼저 피고인들이 북한노동당에 가입하거나 피고인 2가 반국가단체구성원인 피고인 1로부터 간첩지령을 받은 일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각 원심판시와 같이 북한노동당에 가입하여 그 구성원이 된 사실과 나아가 피고인 2는 1966. 8. 하순경 2차로 입북하였다가 돌아온 피고인 1로부터 원심판시와 같은 간첩지령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다음 피고인 1의 반국가단체구성원으로서의 신분이 공소시효로 소멸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공소시효의 대상이 되는 것은 범죄에 대한 형벌권이지 사람의 신분이 아니므로 비록 피고인 1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 가입한지 일정기간이 경과하여 동 피고인의 반국가단체가입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료되었다 해서 위 피고인의 반국가단체구성원으로서의 신분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점에 대한 주장은 그 주장자체에서 이유없고, 나아가 위 피고인들이 간첩행위를 하지 않았다거나 그들이 수집한 사실이 군사기밀에 속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구 국가보안법 제2조 , 형법 제98조 제1항 (현행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98조 제1항 )에서 말하는 간첩이라 함은 적국을 위하여 군사상 기밀은 물론 적국에 알려짐으로써 불이익이 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분야에 걸친 기밀을 탐지, 수집하는 행위를 말하고 또 위에서 말하는 기밀에는 비록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거나 공지의 사실이라 하더라도 북괴를 위하여 유리한 자료가 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할 것인바,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종합검토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각각 원심판시와 같은 사실을 탐지, 수집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동 피고인들이 탐지, 수집한 위 각 사실들은 앞서 설시한 기밀의 범주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결국 위 항소논지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끝으로 위 각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후의 정황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의 양정은 적당하고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생각되지 아니하므로 위 항소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변호인 및 피고인 2와 검사의 항소논지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피고인들의 각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2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경송(재판장) 이상현 김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