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부산고등법원 2008. 3. 12. 선고 2007나14728 판결

[사해행위취소][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한영해운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리들 담당변호사 김호남)

피고, 항소인

유한회사 서광물산외 1(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구덕 담당변호사 김창수)

변론종결

2008. 2. 27.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 유한회사 서광물산과 주식회사 해동종합상사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선박에 관하여 2005. 1. 3. 체결된 매매계약은 585,147,280원의 범위 내에서 이를 취소한다.

나.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585,147,280원 및 이에 대한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20%, 피고들이 80%를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 유한회사 서광물산과 주식회사 해동종합상사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선박에 관하여 2005. 1. 3. 체결된 매매계약은 742,864,000원의 범위 내에서 이를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742,864,000원 및 이에 대한 이 판결 선고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3, 4호증,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부산광역시 사하구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주식회사 해동종합상사(이하 해동종합상사라 한다)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경위로 14억 305만 원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다.

⑴ 원고는 2002. 12. 23. 해동종합상사와의 사이에 예인선 제21선명호, 부선 제22선명호를 대금 28억 원에 매수하되, 해동종합상사가 위 각 선박의 개조 및 수리를 마치고 선박검사를 받아 원고에게 인도하기로 약정하였다.

⑵ 해동종합상사가 위 각 선박을 부산 감천항에 정박시켜 개조·수리하던 중 2003. 9. 13.경 태풍 매미의 내습에 대한 수차례 예보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의 피항지시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피항시킨 잘못으로 인하여 위 선박들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⑶ 이에 원고는 해동종합상사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 2004가합22509호 )을 제기하여 2005. 12. 21. 해동종합상사가 원고에게 14억 305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나. 해동종합상사는 2005. 1. 4. 별지 목록 기재 각 선박(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에 관하여 피고 유한회사 서광물산(상호가 원래 ‘유한회사 대양기업’이였으나 2007. 7. 27. ‘유한회사 서광물산’으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이하 피고 서광물산이라 한다) 앞으로 2005. 1. 3. 매매(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고, 피고 서광물산은 2006. 5. 9.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피고 주식회사 해동인터내셔널(이하 피고 해동인터내셔널이라 한다) 앞으로 2006. 5. 9.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으며, 피고 해동인터내셔널은 2006. 5. 22. 이 사건 선박을 주식회사 신흥에 매도하여 2006. 5. 23.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다.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해동종합상사는 이 사건 선박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였다.

2. 판단

가. 이 사건 소의 제척기간 도과 여부

원고가 사해행위를 이유로 이 사건 선박에 관한 매매계약의 취소 및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가액배상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고 서광물산과 해동종합상사 사이에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2004. 10. 4. 매매계약이 이루어지고 2005. 1. 4.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는데, 원고가 이 계약 무렵이나 늦어도 소유권이전등기 무렵에는 이 사건 선박의 매도사실을 알았음에도 그로부터 1년을 경과하여 제기한 이 사건 소는 제척기간을 도과하여 제기된 부적법한 소라고 항변하나, 원고가 피고들 주장의 매매계약 또는 소유권이전등기 무렵 이 사건 선박의 매도사실을 알았다는 점에 관해서는 물론, 나아가 그러한 매도사실이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았다는 점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피보전채권의 존부

피고들은 원고가 주장하는 채권이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발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 그 채권이 발생하리라는 고도의 개연성도 없다고 주장하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03. 9. 13.경 원고의 해동종합상사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이미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원고로서는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피보전채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사해행위의 성립 여부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은 해동종합상사가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선박을 피고 서광물산에게 매도한 것으로서, 그 시기나 경위 및 내용에 비추어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이 경우 수익자인 피고 서광물산, 전득자인 피고 해동인터내셔널은 이에 관한 악의가 추정되므로, 달리 피고들의 선의가 입증되지 않는 한, 위 매매계약은 원고의 채권자취소권행사에 따라 취소되고, 이 사건 선박은 원상회복되어야 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선박은 피고 서광물산이 2004. 10. 4. 해동종합상사로부터 대금 8억 8,000만 원에 매수하고, 피고 해동인터내셔널이 2006. 5. 9. 피고 서광물산으로부터 대금 8억 8,000만 원에 순차 매수한 것으로, 그 매수 당시 피고들은 해동종합상사의 채무초과 상태나 사해의사를 전혀 알지 못하였으므로 선의의 수익자, 전득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피고들이 제시하는 을 제4, 5호증,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호증의 1 내지 5, 을 제8호증,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2의 증언은 위와 같은 악의의 추정을 번복하기에 부족하거나 믿기 어려운 것들이고, 달리 선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취소의 범위 및 원상회복의 방법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재산이 사해행위로 이전된 경우에 그 사해행위는 그 재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해행위 후 변제 등에 의하여 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된 경우 그 재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한도에서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그 가액의 배상을 구할 수 있을 뿐이고, 이러한 법리는 일반채권자보다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채권, 즉 선박우선특권있는 채권, 조세채권, 임의경매절차에서 감수보존처분이 되어 있는 경우의 감수보존비용채권 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살피건대, 갑 제2, 3호증,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 8, 10, 11호증, 갑 제13호증의 1, 2, 갑 제14호증, 을 제16호증의 1 내지 12, 을 제17호증의 1 내지 6, 을 제18호증, 을 제1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선박에 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 이전인 2003. 5. 28. 소외 3 명의의 채권최고액 6억 원, 2003. 6. 23. 소외 1(대법원 판결의 소외인) 명의의 채권최고액 9억 원으로 된 각 근저당권등기가 설정되어 있다가 소외 3 명의의 근저당권은 위 매매계약 이후인 2006. 6. 7.에, 소외 1 명의의 근저당권역시 위 매매계약 이후인 2005. 1. 4.에 각 해지를 원인으로 말소된 사실, ② 소외 3 명의의 근저당권은 말소 당시 피담보채무 원리금이 6억 원을 초과하였으나 피고 해동인터내셔널이 채권최고액 6억 원을 변제한 후 위 근저당권을 말소시킨 사실, ③ 한편 소외 1 명의의 근저당권은 애초 해동종합상사가 2003. 1. 29.경 일본으로부터 구입하는 선박 대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소외 1의 처남인 소외 4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해동종합상사가 위 대출금을 변제하지 않을 경우 소외 4가 입게 될 손해를 담보하기 위하여 매제인 소외 1 명의로 설정하였던 것인데, 소외 4가 2004. 3. 15. 해동종합상사와의 사이에 3억 원을 지급받으면 아무런 이의 없이 위 근저당권을 말소시켜주기로 약정하고 같은 달 16. 2억 원, 같은 달 31. 1억 원을 지급받은 뒤 위 말소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였으나 말소되지 않고 있던 중 해동종합상사가 피고 서광물산과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한 사실(이와 관련하여 소외 4는 해동종합상사의 사주인 소외 5 등을 상대로 사문서를 위조하여 위 근저당권을 말소한 것이라며 형사고소하였으나 2006. 11. 30.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음), ④ 또한 이 사건 선박에는 이 사건 매매계약 이전에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등의 선박우선특권있는 채권에 기한 청구금액 3억 원의 가압류등기 및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는데 이후 위 가압류 피보전채권에 대한 본안사건에서 2005. 12. 27. 채권액을 1억 2,000만 원으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을 하여 위 결정이 확정된 후 피고들이 위 금액을 변제함으로써 위 매매계약 이후인 2006. 5. 19. 위 가압류등기가 말소되고 위 임의경매절차가 취하된 사실, ⑤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선박에 대한 감수보전명령( 부산지방법원 2003타기2189호 )에 따라 위 매매계약 이전인 2003. 11. 1.부터 2006. 5. 18.까지 발생한 감수보존비용은 286,000,000원이고 피고 해동인터내셔널이 이를 감수보존 회사인 주식회사 세계해운상사에게 지급한 사실, ⑥ 또한 이 사건 선박에는 위 매매계약 이전인 2003. 11. 28. 권리자를 부산광역시(처분청 사하구청)로 하는 압류등기(피압류 조세채권액 51,716,720원)가 경료되어 있다가 위 매매계약 이후인 2006. 5. 22. 피고 해동인터내셔널이 이를 지급하여 위 압류가 말소된 사실, ⑦ 이 사건 선박에 대한 당심 변론종결일 당시의 시가가 합계 1,642,864,000원 정도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법리에 위 인정사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 및 가액배상의 금액은 이 사건 선박의 시가 1,642,864,000원에서 소외 3 명의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채권최고액 6억 원 및 선박우선특권있는 채권액 1억 2,000만 원, 감수보존비용 2억 8,600만 원, 압류된 조세채권 51,716,720원 합계 1,057,716,720원을 공제한 585,147,280원(1,642,864,000원 - 1,057,716,720원)이 된다( 소외 1 명의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이 사건 매매계약 이전에 소멸하였으므로 가액배상에서 공제할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마.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 서광물산과 해동종합상사 간의 이 사건 선박에 관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사해행위로서 위 585,147,280원의 범위 내에서 이를 취소하고, 가액배상으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위 585,147,280원 및 이에 대한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별지 목록 생략]

판사   김광태(재판장) 김문희 김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