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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1. 13. 선고 92다13356 판결

[손해배상(자)][공1993.1.1.(935),98]

판시사항

기재 자체에 모순이 있는 증거 등을 채용하여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입게 된 노동능력상실에 평소의 병적 소인 또는 기왕증이 기여한 정도를 40%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 하여 이를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기재 자체에 모순이 있는 증거 등을 채용하여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입게 된 노동능력상실에 평소의 병적 소인 또는 기왕증이 기여한 정도를 40%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하여 이를 파기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선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가 1989.8.28. 영업용택시를 몰고 가다가 진행신호를 기다리기 위하여 정차하던 중 피고가 운전하던 르망 승용차에 택시 뒷부분을 들이받혀 상해를 입게 됨으로 인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의 책임을 인정한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원용한 다음, 그 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위 교통사고로 인하여 제3-4, 제4-5 요추간판탈출증의 상해를 입게 되었으나 요추간판탈출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자연발생도 가능하고 이 사건 교통사고 등 외상에 의하여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원고의 사고 당시의 나이와 건강상태, 위 사고로 인한 상해의 치료경위, 요추간판탈출증의 증세인 요부통증등의 발생시기와 위 사고경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 후 원고에게 나타난 요추간판탈출증의 발생 또는 악화에 원고가 가지고 있던 평소의 병적 소인 또는 기왕의 증세가 기여한 비율이 40퍼센트 정도 되는 사실을 인정하고, 원고의 재산상 손해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같은 비율 상당을 감액조치하였다.

원심이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 특히 요추간판탈출증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입게 된 노동능력상실에 원고의 평소의 병적 소인 또는 기왕의 증세가 기여한 정도를 40퍼센트로 인정함에 있어 그 증거로 갑 제4호증의 1(추가진단서), 2(진료소견서, 을 제4호증의 4와 같음), 3(진단서), 갑 제11호증의 10(진단서), 을 제4호증의 1(소견서), 2, 3(진단서), 13, 14(신체감정의뢰에 대한 회신 및 내용)의 각 기재와 제1심의 ○○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대학교 의과대학 △△△△병원 신경외과 소속 소외인이 한 원심의 사실조회결과를 들고 있다.

그러나 위 증거 중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11호증의 10, 을 제4호증의 1, 2, 3의 각 기재는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뇌진탕 및 경추부, 좌주부 타박상을 입고 치료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증거에 불과하고, 원고에게 요추간판탈출증의 병적 소인이 있었다거나 기왕증이 있었다고 인정하는 증거로는 되지 아니한다.

또한 을 제4호증의 13, 14의 기재는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에 대한 설명에 불과하고 원고의 병적 소인이나 기왕증을 이전할 증거로는 되지 아니하며, 위 신체감정촉탁결과 역시 원고에게 요추전산화단층촬영상 제 4-5 요추간판탈출증이 발견되고 그 증세로 요추부 압통이 있으며, 요추운동의 제한, 우측하지 직거상의 제한의 장애가 잔존하여 그 노동능력상실이 인정된다는 것이며, 병력상 위 증상이 이 사건 사고 후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고 기왕증은 발견되지 아니한다는 것으로 원고의 병적 소인이나 기왕증을 인정할 증거로는 되지 아니한다. 오히려 위 신체 감정결과는 원고의 기왕증의 인정에 배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원고의 추간판탈출증의 병적 소인이나 기왕증을 인정하는 증거로는 원심의 위 사실조회결과뿐이라 할 것인데, 그 결과에 의하면 요추간판탈출증의 발생은 변성변화를 일으킨 추간판이 무리한 동작 등 자극에 의하여 발생할 수도 있고, 특별한 원인 없이 자연발생도 가능하며 교통사고의 외상에 의하여 발생할 수도 있는바, 원고의 병력을 보면 원고가 사고 이전에는 전혀 증상이 없었고 요통 등 요추간판수핵탈출증의 증세가 수상 20일 이후부터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는 것으로 그 병력에 비추어 요추간수핵탈출증이 수상 후 발생하였거나 또는 수상 후 기왕증으로 있던 수핵탈출증이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이는 수상 전 요추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지 아니하는 한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하면서 원고의 병력을 위주로 교통사고 관련성을 인정하여 사고상황 등을 재검토한 결과 교통사고로 인한 기여도를 60퍼센트 정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사고상황을 재검토하였다고 하나 신경외과전문의에 불과한 소외인이 사고상황을 어떠한 경위로, 어떻게 검토하였는지 분명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그 결과에 의하더라도 요추간수핵탈출증이 이 사건 교통사고 후 발생되었는지 기왕에 있던 수핵탈출증이 악화되었는지는 이 사건 교통사고 이전 요추전산화단층촬영을 하지 아니하는 한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내용과 상호모순되는 것으로 보이고, 또한 원고의 병력상 이 사건 교통사고 후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고 기왕증은 발견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위 소외인이 작성한 신체 감정서의 기재와도 상호모순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위 사실조회회신을 취신하여 원고의 병적 소인이나 기왕증이 원고의 노동능력상실에 기여한 정도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적어도 그 회신을 하기 위하여 참작하였다는 원고의 병력과 사고상황의 내용, 이를 인정하여 참작하게 된 경위와 위 회신내용이 전후 모순되는지 여부 및 위 회신의 내용이 신체감정서의 기재와 부합하지 아니하는 이유를 심리하여 밝혀 보아야 할 것이다.

이리하여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시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있다.

이상의 이유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