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884 판결

[장비사용료등][공1994.11.1.(979),2855]

판시사항

가. 건설회사의 현장소장이 표현지배인인지,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인지의 여부

나. 건설회사 현장소장의 통상적 업무범위에 그 공사시공과 관련없는 새로운 수주활동도 포함되는지 여부

다. 건설회사가 현장소장에게 회사의 부담으로 될 채무보증 또는 채무인수 등과 같은 행위를 할 권한까지 위임하였거나, 적어도 그 상대방으로서는 현장소장에게 그러한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건설업을 목적으로 하는 건설회사의 업무는 공사의 수주와 공사의 시공이라는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건설회사 현장소장은 일반적으로 특정된 건설현장에서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업무만을 담당하는 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4조 소정의 본점 또는 지점의 영업주임 기타 유사한 명칭을 가진 사용인 즉 이른바 표현지배인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단지 상법 제15조 소정의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으로서 그 업무에 관하여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건설현장의 현장소장의 통상적인 업무의 범위는 그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자재, 노무관리 외에 그에 관련된 하도급계약 계약체결 및 그 공사대금지급, 공사에 투입되는 중기 등의 임대차계약체결 및 그 임대료의 지급 등에 관한 모든 행위이고, 아무리 소규모라 하더라도 그와 관련 없는 새로운 수주활동을 하는 것과 같은 영업활동은 그의 업무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

다. 일반적으로 건설회사의 현장소장에게는 회사의 부담으로 될 채무보증 또는 채무인수 등과 같은 행위를 할 권한이 회사로부터 위임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지만, 현장소장이 방대한 규모의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과 그 공사에 소요될 장비에 관한 임대차계약의 체결 및 그 대금 등의 지급 등 어느 정도 광범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었고, 공사를 함에 있어서도 중기와 같은 장비를 구하기가 어렵고 장비가 투입이 되지 않으면 공사에 큰 지장이 초래될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사에 투입되는 중기를 임차하는 데 보증을 하게 되었으며, 그 보증의 내용도 그 공사의 일부를 하도급받은 중기임차인에게 지급할 공사대금 중에서 중기 임대료 등에 해당하는 만큼을 중기임대인에게 직접 지급하겠다는 것이어서 회사로서는 공사대금 중에서 중기임대료 등에 해당하는 만큼을 직접 중기임대인에게 지급하면 그에 상당하는 하도급 공사대금채무를 면하게 되고 그 보증행위로 인하여 별다른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도 아니었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로서는 현장소장에게 위와 같은 보증행위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권한까지 위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사 그러한 권한이 위임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보증행위의 상대방으로서는 이러한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피고,피상고인겸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덕장

주문

1. 원심판결 중 피고 현대건설 주식회사에 대한 원고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3. 피고의 상고로 인한 비용은 같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의 피고 현대건설주식회사에 대한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건설업을 목적으로 하는 건설회사의 업무는 공사의 수주와 공사의 시공이라는 두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건설회사의 현장소장은 일반적으로 특정된 건설현장에서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업무만을 담당하는 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4조 소정의 본점 또는 지점의 영업주임 기타 유사한 명칭을 가진 사용인 즉 이른바 표현지배인 이라고 할 수는 없고, 단지 같은 법 제15조 소정의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으로서 그 업무에 관하여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중기임대차계약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중기임대료의 지급을 보증한 소외인은 피고 현대건설주식회사(이하 피고회사라 한다)가 시공하는 충남 서산군 대산면 소재 현대종합화학공장의 건설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그 업무의 범위는 그 공사의 시공에 관련한 자재, 노무관리 외에 그에 관련된 하도급계약 계약체결 및 그 공사대금 지급, 공사에 투입되는 중기 등의 임대차계약 체결 및 그 임대료의 지급 등에 관한 모든 행위이고, 아무리 소규모라 하더라도 그와 관련없는 새로운 수주활동을 하는 것과 같은 영업활동은 그의 업무범위에 속하지 아니하였음이 분명하므로, 위 소외인이 피고 회사의 현장소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막바로 그를 표현지배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그러한 취지에서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표현지배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

그러나, 앞에서도 판단한 바와 같이 소외인은 피고 회사의 건설현장 소장으로서 피고 회사의 표현지배인이라고 볼 수는 없고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지만, 그 통상적인 업무의 범위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사의 시공에 관련된 사항에 한정되어 있는 이상 일반적으로 회사의 부담으로 될 채무보증 또는 채무인수 등과 같은 행위를 할 권한이 회사로부터 위임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시공하는 이 사건 공사는 130여 만 평의 부지 위에 조성하는 대규모 공사로서 그 관리인원이 500여명, 그 공사에 관련한 하도급 및 재하도급업체가 100여개나 되고 그 공사비로 1,000여억원이 소요되는 방대한 규모인 사실, 위 소외인은 위 건설 현장소장으로서 같은 피고로부터 그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과 그 공사에 소요될 장비에 관한 임대차계약의 체결 및 그 대금 등의 지급 등 어느정도 광범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었으며 위 공사를 함에 있어서도 이 사건 중기와 같은 장비를 구하기가 어려웠고 그 장비가 투입이 되지 않으면 공사에 큰 지장이 초래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를 임차하여 공사에 투입할 때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보증을 하게 되었으며, 그 보증의 내용도 위 공사의 일부를 하도급받은 같은 피고에게 지급할 공사대금 중에서 이 사건 중기 임대료 등에 해당하는 만큼을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겠다는 것이어서 피고 회사로서는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 중에서 이 사건 중기 임대료 등에 해당하는 만큼을 직접 원고에게 지급하면 그에 상당하는 피고에 대한 하도급 공사대금채무를 면하게 되고 그 보증행위로 인하여 별다른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도 아니었던 사실을 알아볼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회사로서는 현장 소장인 위 소외인에게 위와 같은 보증행위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권한까지 위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사 그러한 권한이 위임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보증행위의 상대방으로서는 이러한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정을 따져보지 아니한 채 위 소외인의 보증행위가 그의 부분적 포괄대리권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않았거나, 상법 제15조 소정의 부분적 포괄대리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최소한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겠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없이 이유 있다고 하겠다.

2. 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를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를 종합하여 같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임차한 이 사건 중기 4대를 그 판시와 같은 일자에 원고에게 반환하였다고 인정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이 없다. 같은 피고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같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3.8.선고 92나38807
참조조문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