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H가 샘플을 바꿔치기한 사실에 관하여 전혀 알지 못하였고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H에게 위 행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였다.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H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샘플 바꿔치기를 부탁한 것이 맞다. 피고인의 부모님이 운영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거래처라서 피고인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다”라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지시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증거기록 196~198, 243, 247면, 공판기록 60면). 이 사건 장어가 검역 및 식품검사에 불합격되는 경우 화주인 피고인이 물품을 자기 비용으로 반송하거나 폐기처분하여야 하는 입장에 처하는 점, 피고인은 실제로 과거에 수입한 일본산 활먹장어가 수은기준치 초과로 인하여 식품검사에서 불합격되어 반송된 경험이 있는 점(증거기록 239면), 그에 반해 H는 언제든지 다른 수입업체로부터 매입함으로써 물량확보가 가능하므로 H 자신의 이득을 위하여 독자적으로 위와 같이 샘플을 바꿔치기하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H의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워 신빙할 만하고 달리 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다.

피고인은 이전에도 H에게 피고인이 수입한 활먹장어에 관하여 샘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