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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1. 10. 26. 선고 99다68829 판결

[손해배상(기)][공2001.12.15.(144),2534]

판시사항

[1]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의 보호명령의 성질

[2] 강제퇴거명령대상자로 보호처분 중에 있는 자에 대하여 다른 고소사건을 수사하기 위하여 퇴거명령의 집행을 보류하고 보호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

[3] 외국인에 대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 그 외국인의 고국에서의 소득수준이나 그 나라의 경제수준을 참작하여야 하는지 여부 및 참작의 정도

판결요지

[1]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자를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는 때에 송환이 가능할 때까지 그를 외국인 보호실·외국인 보호소 기타 법무부장관이 지정하는 장소에 보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의 보호명령은 강제퇴거명령의 집행확보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이를 발할 수 없다는 목적상의 한계 및 일단 적법하게 보호명령이 발하여진 경우에도 송환에 필요한 준비와 절차를 신속히 마쳐 송환이 가능할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 동안 잠정적으로만 보호할 수 있고 다른 목적을 위하여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시간적 한계를 가지는 일시적 강제조치라고 해석된다.

[2] 강제퇴거명령대상자로 보호처분 중에 있는 자에 대하여 다른 고소사건을 수사하기 위하여 퇴거명령의 집행을 보류하고 보호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

[3] 불법행위의 피해자인 외국인이 일시체류자 또는 불법체류자로서 사고가 아니었더라면 곧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 예정되어 있거나, 그러한 피해자의 유족들이 외국인으로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그 사고로 인한 불법행위로 외국인인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산정하는 데에는 피해자 자신의 고국에서의 소득수준이나 그 나라의 경제수준을 위자료 산정의 한 기준으로 참작할 수는 있으나, 그 참작의 정도는 반드시 그러한 소득수준 또는 경제수준의 차이에 비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불법행위의 유형을 감안하여 합리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고려하면 족하다.

원고,피상고인

박정애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석연)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전주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1998. 4. 28.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조선족인 소외인에 대하여 출입국관리법 제62조에 의한 강제퇴거명령을 발하면서 같은 법 제63조 제1항에 기하여 같은 해 5월 7일까지를 보호기간으로 하는 보호명령서를 발부함에 따라 그를 군산교도소에 보호하였다가 소외인에 대한 출입국관리법위반 사건의 판결이 확정된 다음 날인 같은 달 8일 송환에 필요한 절차의 실행을 위하여 강제퇴거시까지 강제퇴거명령에 기한 보호를 연장하기로 한 사실, 그런데 소외인이 같은 달 12일 소외 김범철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고소당하자, 전주지방검찰청 소속 담당 검사는 같은 달 14일 고소사건의 수사를 위하여 필요하다며 소외인에 대한 강제퇴거명령의 집행을 같은 해 8월 15일까지 보류하여 줄 것을 전주출입국관리사무소장에게 요청하였고, 그 요청이 받아들여져 소외인은 송환되지 아니한 채 계속 군산교도소에 보호되고 있다가 강제퇴거명령일로부터 1개월 7일이 지난 같은 해 6월 15일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에서 고소사건에 관하여 조사를 받은 사실, 평소에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소외인은 같은 달 17일 01:24경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혼수상태에 빠져 군산의료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날 02:25경 좌심실 비후성 심근증(좌심실비후성심근증)으로 사망한 사실, 출입국관리법위반죄를 범하여 강제퇴거명령을 받아 보호중에 있는 외국인의 경우 여권과 출국비용 등을 모두 소지하고 있는 등 출국을 위한 별다른 장애사유가 없는 때에는 출국목적지에 따른 항공기의 운항일정 및 일반 예약승객 신청자의 인원에 따라 다소 지연될 수는 있지만 출국대상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인 경우 통상 10일 이내에 출국하는 항공권의 예매가 가능한 사실, 소외인의 경우 중화인민공화국으로 강제퇴거하기에 별다른 장애사유가 없었던 사실, 원고들은 소외인의 상속인들인 사실 등을 확정하였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자를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는 때에 송환이 가능할 때까지 그를 외국인 보호실·외국인 보호소 기타 법무부장관이 지정하는 장소에 보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의 보호명령은 강제퇴거명령의 집행확보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이를 발할 수 없다는 목적상의 한계 및 일단 적법하게 보호명령이 발하여진 경우에도 송환에 필요한 준비와 절차를 신속히 마쳐 송환이 가능할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 동안 잠정적으로만 보호할 수 있고 다른 목적을 위하여 보호기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시간적 한계를 가지는 일시적 강제조치라고 해석된다 .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전주출입국관리사무소장은 강제퇴거 대상자로서 보호중이던 소외인에 대하여 별도의 고소사건 수사를 위하여 강제퇴거명령의 집행에 통상 소요되는 기간을 넘어서까지 실질적인 인신구속 상태를 유지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조치는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의 보호에 해당하지 않는 위법한 구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피고는 이러한 구금으로 인하여 소외인 및 그 가족인 원고들이 입게 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심의 사실인정과 이를 바탕으로 한 위와 같은 취지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출입국관리법상의 보호기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제2점에 대하여

불법행위의 피해자인 외국인이 일시체류자 또는 불법체류자로서 사고가 아니었더라면 곧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 예정되어 있거나, 그러한 피해자의 유족들이 외국인으로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그 사고로 인한 불법행위로 외국인인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산정하는 데에는 피해자 자신의 고국에서의 소득수준이나 그 나라의 경제수준을 위자료 산정의 한 기준으로 참작할 수는 있으나, 그 참작의 정도는 반드시 그러한 소득수준 또는 경제수준의 차이에 비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불법행위의 유형을 감안하여 합리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고려하면 족하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인이 불법구금을 당한 경위와 기간, 불법구금이 이루어진 장소 및 원고들과 소외인과의 신분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소외인에 대하여 2,000만 원 및 원고들에 대하여 각 100만 원으로 정하였는바, 원심이 정한 위자료 액수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사정 중 하나로서 소외인 및 그 가족들인 원고들의 고국인 중화인민공화국에서의 소득수준 내지 그 나라의 경제수준을 참작하였다고 보지 못할 바 아니므로, 거기에 논리칙과 경험칙에 위배하여 위자료 액수를 과다하게 산정함으로써 위자료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탓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송진훈(주심) 손지열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11.2.선고 99나29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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