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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다212066 판결

[손해배상(기)][공2014상,945]

판시사항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3호 , 같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의2] 제4호 (가)목에서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를 금지하는 취지 및 사업자의 행위가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개별 사안에서 고객 유인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준

[2] 갑 주식회사가 발효 에센스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제 더 이상 비싼 수입화장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발효 효모액 80% 함유’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광고하고, 을 주식회사의 발효 에센스 제품의 공병을 가져오면 갑 회사의 발효 에센스 정품으로 교환해 주는 행사를 한 사안에서, 위 광고 및 행사가 부당한 이익에 의한 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3호 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보아 금지하고 있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의2] 제4호 (가)목은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유인을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하거나 과대한 이익을 제공 또는 제공할 제의를 하여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는 부당한 이익 제공으로 인하여 가격, 품질, 서비스(이하 ‘가격 등’이라 한다) 비교를 통한 소비자의 합리적인 상품 선택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해당업계 사업자 간의 가격 등에 관한 경쟁을 통하여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데에 있다.

따라서 사업자의 행위가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개별 사안에서 고객 유인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로 인하여 사업자와 경쟁사업자 상품 간의 가격 등 비교를 통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저해되는지 여부, 해당 업계 사업자 간의 공정한 경쟁질서가 저해되는지 여부와 함께 사업자가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의 정도, 제공의 방법, 제공기간, 이익 제공이 계속적·반복적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2] 갑 주식회사가 발효 에센스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제 더 이상 비싼 수입화장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발효 효모액 80% 함유’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광고를 하고, 을 주식회사의 발효 에센스 제품의 다 쓴 공병을 가져오면 갑 회사의 발효 에센스 정품으로 교환해 주는 행사를 한 사안에서, 위 광고 및 행사가 화장품업계의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하거나 과대한 이익을 제공하여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유인하는 ‘부당한 이익에 의한 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한국피앤지판매 유한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에이블씨엔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보연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 제3호 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보아 금지하고 있고,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의2] 제4호 가목은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유인을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하거나 과대한 이익을 제공 또는 제공할 제의를 하여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는 부당한 이익 제공으로 인하여 가격, 품질, 서비스(이하 ‘가격 등’이라 한다) 비교를 통한 소비자의 합리적인 상품 선택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해당업계 사업자 간의 가격 등에 관한 경쟁을 통하여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데에 있다. 따라서 사업자의 행위가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개별 사안에서 그 고객 유인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로 인하여 사업자와 경쟁사업자 상품 간의 가격 등 비교를 통한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저해되는지 여부, 해당 업계 사업자 간의 공정한 경쟁질서가 저해되는지 여부와 함께 사업자가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의 정도, 그 제공의 방법, 제공기간, 이익 제공이 계속적·반복적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화장품인 ○○ 에센스를 출시하면서, ‘밝고 투명한 피부를 원하시나요? 모자이크의 비밀 뷰티넷에서 확인하세요. 이제 더 이상 값비싼 수입화장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발효 효모액 80% 함유’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광고를 한 사실(이하 ‘이 사건 광고’라 한다), 또한 피고는 1개월 정도 동안 뷰티넷 또는 ○○페이스북에서 신청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원고가 수입·판매하는 화장품인 △△△△ 에센스 제품의 다 쓴 공병을 전국 ○○ 매장으로 가지고 오면 ○○ 에센스 정품으로 교환해주는 행사를 한 사실(이하 ‘이 사건 공병행사’라 한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이 사건 광고 및 공병행사를 통하여 △△△△ 에센스를 구매하여 사용한 고객만을 대상으로 ○○ 에센스 정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익 제공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의 고객을 피고와 거래하도록 유인할 가능성이 있음은 인정되나, 화장품 업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샘플이나 정품 증정행사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샘플이나 고가의 정품을 무료로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수단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 이 사건 공병행사는 피고가 ○○ 에센스라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1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진행된 점, 이 사건 공병행사는 △△△△ 에센스의 공병을 가지고 오는 소비자에게 피고 제품을 구매하여야 한다거나, △△△△ 에센스를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아무런 조건 없이 ○○ 에센스를 무료로 제공하여 제품 사용의 기회를 주는 것에 중점이 있는 점, 피고는 이 사건 공병행사의 광고문에 ‘부담없이 경험하고, 냉정하게 평가하자’라고 기재하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제품을 모두 사용해 보고 품질과 가격을 비교평가할 기회를 갖는 반면, 다시 ○○ 에센스를 구입할 것인지의 최종결정은 여전히 소비자의 선택에 맡겨져 있는 점, △△△△ 에센스는 ○○ 에센스보다 약 3배 이상 고가의 수입화장품으로서 그 판매처나 구입하는 소비층이 같다고 할 수 없어 1회적으로 실시된 이 사건 공병행사로 인하여 △△△△ 에센스를 구매하던 소비자가 ○○ 에센스를 실제로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광고 및 공병행사가 화장품업계의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하거나 과대한 이익을 제공하여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유인하는 ‘부당한 이익에 의한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의 위법성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자)목 은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서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모방’이란 타인의 상품형태에 의거하여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며, 형태에 변경이 있는 경우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에 해당하는지는 당해 변경의 내용·정도, 착상의 난이도, 변경에 의한 형태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20044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발효를 이용한 에센스 화장품으로는 △△△△ 에센스 이외에도 여러 화장품이 출시되어 있음에도 피고가 발효 에센스 화장품 시장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 에센스만을 대상으로 이 사건 광고 및 공병행사를 진행한 것이기는 하지만, ○○ 에센스는 발효 효모액이 80% 함유된 액상 제품으로 개발되어 △△△△ 에센스와 유사점이 있고, 이 사건 공병행사도 △△△△ 에센스를 사용해 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새로 출시된 ○○ 에센스의 품질과 가격을 직접 비교 평가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비교 평가의 대상으로 △△△△ 에센스를 선택하였다는 점만으로 그 제품의 인기도에 편승하여 무임승차할 의도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발효 효모원액 80%를 함유한 에센스’인 ○○ 에센스를 연구 개발한 후 임상테스트를 거쳐 출시하였고, 이는 같은 액상 타입의 발효 에센스 화장품이지만 피테라 원액으로 구성된 △△△△ 에센스와는 그 성분을 달리하는 점, ○○ 에센스가 사용한 원형의 화장품 용기는 피고가 이전부터 다른 화장품에도 적용하여 사용했던 용기 모양인 점 등에 비추어 ○○ 에센스가 △△△△ 에센스의 모방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무임승차 행위의 위법성 및 모방품의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광고에서 ‘이제 더 이상 값비싼 수입화장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 에센스만을 대상으로 한 이 사건 공병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 에센스가 가격이 저렴함에도 △△△△ 에센스와 비교하여 품질에서 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자 하였음은 인정되나, 이 사건 광고는 ○○ 에센스가 발효 효모액 80%를 함유한 제품이라는 사실과 값비싼 수입화장품과 비교하여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만을 비교하고 있을 뿐, 그 품질에 대해서는 이 사건 공병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냉정하게 평가하여 달라는 것이므로, 품질에 있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비교광고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부당한 비교광고행위의 위법성 판단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하여, 위법한 행위인 이 사건 광고 및 공병행사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와 신용이 실추되고, 원고가 수입·판매하는 △△△△ 상표의 가치가 훼손되었다고 하여 피고에 대하여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에 기하여 원고가 입은 무형적 손해 1억 원의 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것에는 이 사건 광고 및 공병행사가 개별 법규에 위반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주심) 김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