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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9. 9. 선고 97도795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관세법위반][공1997.10.15.(44),3200]

판시사항

내국인이 외국 국적의 선박에 대하여 그 소유권이나 처분권을 취득함이 없이 우리 나라 항구와 공해 간을 운항할 목적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오게 한 경우, 그 선박에 대하여 관세법상 수입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내국인이 외국 국적의 선박을 그에 대한 사실상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취득함이 없이, 단지 개항된 우리 나라 항구와 공해 간을 운항할 목적으로 우리 나라에 들여온 때에는 그 선박에 관하여 관세법상의 수입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1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손진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피고인 1은 해운대리점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인 2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2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외국으로부터 중고 어획물운반선을 임차하여 수입하는 경우 수산청장의 용선허가 등 수입추천을 받아야 하나 용선허가를 받으려면 외항운송사업면허 또는 어획물운반업면허 등이 있어야 하고 회사 자본금이 15억 원 이상 되어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어 사실상 용선허가가 불가능하게 되자, 외국에 유령회사를 설립하여 그 유령회사가 중고 어획물운반선을 용선하고 피고인은 그 유령회사와 선박대리점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선박의 임대차에 따른 관세를 사위의 방법으로 포탈할 것을 마음먹고, 1995. 6.경 트랜스 오션 엑스프레스사(TRANS OCEAN EXPRESS, 이하 트랜스사라 한다)가 운항을 관리하고 있던 파나마국 법인 오션 리프 트랜스포트사(OCEAN REEF TRANSPORT, 이하 오션사라 한다) 소속의 이 사건 선박 브크타 울리스(BUKHTA ULISS)를 용선하라는 제의를 받고 파나마국에 성화차타링사(SUNGHWA CHARTERING)라는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동 유령회사가 오우션사와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용선계약을 체결한 뒤 피고인은 동 유령회사와 선박대리점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선박대리점 업무를 행하는 양 위장하기로 하여, 같은 달 6. 위 선박을 30일을 기준으로 하여 미화 105,679.35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임차계약을 체결한 후 같은 달 30. 부산항에 반입하고도 세관에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아니함으로써사위기타부정한방법으로위선박시가7,611,384,266원에대한관세125,778,120원을 포탈하였다.

나. 피고인 2 회사는 그 사용인인 피고인 1이 피고인 2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 행위를 하였다.

2. 원심은 먼저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2 회사가 1993. 11.이래 위 트랜스사의 국내 선박대리점으로 활동하여 온 사실, 트랜스사는 자기가 관리하는 파나마국 법인 오션사 소속의 중고 어획물운반선인 이 사건 선박을 북태평양 베링해 등의 어장에 띄워 놓고 기다리다가, 우리 나라 수산회사에서 어획량이 많아 별도의 운반선이 필요하게 될 때에 현지에서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운송해 주는 방법으로 영업을 하여 온 사실, 그러다가 트랜스사의 제의로 피고인 2 회사와 위 트랜스사는 이 사건 선박을 공동운영하기로 하여, " 피고인 2 회사는 향후 1년간 이 사건 선박의 화물 운송에 관하여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그 영업을 주도한다. 피고인 2 회사는 화주로부터 받는 운임의 5%를 수수료로 가지고, 트랜스사에 30일에 선창용적 1큐빅피트당 미화 45센트의 돈을 용선료로 지급하고, 이 사건 선박 운행 수입에서 위 수수료, 용선료 및 제반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는 피고인 2 회사가 10%, 트랜스사가 90%를 차지한다."는 내용의 공동운영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인 2 회사는 위 계약에 따라 이 사건 선박을 1995. 6. 30. 부산항에 입항하게 하였고, 이 사건 선박을 우리 나라 수산회사들이 북태평양 공해에서 잡는 명태를 부산항으로 운송하는 영업에 투입하려고 한 사실, 한편, 피고인 2 회사는 국제해운대리점업 허가만을 가진 회사로서 위와 같은 영업을 하는 것은 국내법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국내법상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파나마국에 성화차타링이라는 서류상의 회사를 만들어 위 회사가 위 공동운영계약의 당사자이고 피고인 2 회사는 그 선박대리점에 불과한 양 위장한 사실을 확정한 다음, 이 사건 선박의 경우와 같이 외국 국적의 선박이, 내국인이 그 사실상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취득함이 없이, 단지 개항된 우리 나라 항구와 공해 간을 운항할 목적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온 때에는 그 선박에 관하여는 관세법상의 수입이 없었다고 할 것이고 , 가사,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관세법상의 수입이 있었던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 2 회사는 이 사건 선박의 화물 운송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을 취득하였을 뿐 그 소유자 또는 점유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선박의 수입으로 인한 관세납부의무자가 아니므로 피고인 2 회사가 납세의무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는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관세법상의 수입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관세법상의 수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는 공해에서 우리 나라의 선박 등에 의하여 채포된 수산물을 우리 나라 항구로 운송하는 것은 내국에서의 운송과 마찬가지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내국인이 그 사실상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취득하지 않은 경우라도 그 선박이 내국에서의 운항을 목적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 온 때에는 그 선박에 관하여 수입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리고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관세법상의 수입이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이상, 그 수입이 있었음을 가정하여 한 원심의 부가적인 판단에 대하여는 더 살펴보지 아니한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최종영 정귀호(주심) 이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