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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6.26. 선고 2012두5015 판결

시정명령등취소청구

사건

2012두5015 시정명령 등취소청구

원고상고인

에쓰대시오일 주식회사

피고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2. 1. 11. 선고 2010누14765 판결

판결선고

2014. 6. 26.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 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부당공동행위의 성립에 관하여

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 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한 합의'를 금지하고 있는데, 그 합의에는 명시적 합의뿐 아니라 묵시적인 합의도 포함된다. 여기에서 합의는 둘 이상 사업자 사이의 의사의 연락이 있을 것을 본질로 하므로, 단지 위 규정 각 호에 열거된 행위가 있었던 것과 일치하는 외형이 존재한다고 하여 당연히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지만, 사업자 사이에서의 의사연결의 상호성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증명되는 경우에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두17421 판결 참조).

따라서 과점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가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가격을 먼저 결정한 뒤에, 그 밖의 경쟁 사업자들이 그 가격을 추종하고 있고, 그와 같은 가격결정 관행이 상당한 기간 누적되어 사업자들이 이러한 사정을 모두 인식하고 있는 경우에, 가격 결정과 관련된 의사 연락이 증명되거나, 추가적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그의 사 연락을 추인할 수 있다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한 합의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나. 원심은, (1) ① 주식회사 이원(이하 'E1'이라 한다)과 에스케이가스 주식회사(이하 'SK가스'라 하고, E1과 SK가스를 함께 '수입 2사'라 한다)는 엘피지(이하 'LPG'라 한다)를 수입하여 상당 부분을 충전소와 석유화학회사 등에 판매하는 한편, 정유 4사인 원고와 에스케이에너지 주식회사(이하 'SK에너지'라 한다), 지에스칼텍스 주식회사(이하 'GS칼텍스'라 한다) 및 현대오일뱅크 주식회사(이하 '현대오일뱅크'라 한다)에도 일부를 판매하고 있는 사실, ② 원고를 비롯한 정유 4사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한 LPG와 위와 같이 수입 2사로부터 구매한 LPG를 충전소 등에 판매하는 사실, ③ 수입 2사는 2002. 12. 31.부터 2008년 12월까지 거의 매월 말경 전화 등을 통해 서로 상대회사의 충전소에 대한 LPG 판매가격에 관한 정보를 교환 또는 협의하고 충전소 판매가격을 결정해 왔으며, LPG의 판매실적자료와 판매계획을 서로 교환하기도 하고 적정한 중간이윤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기준가격을 결정하기로 하는 등의 가격정책을 논의하여 온 사실, ④ 수입 2사는 매월 말경 위와 같은 방식으로 판매가격을 결정한 후 곧바로 충전소 등과 원고를 포함한 정유 4사에 모사전송의 방법으로 그 가격을 통보하였는데, 구체적으로 SK가스는 SK에너지와 원고 및 현대오일뱅크 등 3사에 충전소 판매가격을 그대로 통보하였고, E1은 GS칼텍스와 원고 및 현대오일뱅크 등 3사에 정유사에 대한 판매금액 즉 충전소 판매가격에서 할인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통보한 사실, ⑤ 이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정유 4사는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될 자신들의 판매가격을 결정하였는데, 2002년 가격자유화 조치 이후 2년 동안 하였던 가격결정과 같은 방법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수입 2사 판매가격 중 높은 가격 수준으로, SK에너지는 SK가스와 동일한 수준으로, 원고는 최저가 수준으로, GS칼텍스는 E1의 판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결정해 온 사실, ⑥ 국내 LPG 사업 담당 임원이나 팀장들은 신년, 경조사, 임원변경 또는 한국LP가스공업협회의 협회장 변경 등이 있는 경우 모임을 하거나 비정기적으로 골프모임을 가지면서 주로 상호 경쟁을 자제하고 LPG 가격을 고가로 유지하는 것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여 왔는데, 원고의 담당직원 A은 2006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 사이에 4회 정도 모임에 참석한 사실, ⑦ 또한, 원고 등 6개 회사의 LPG 수급업무 담당자들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LPG 수급 관리 차원에서 연 4~5회 정도 모임을 하였는데, 어느 업체의 판매가격이 매우 낮게 형성되어 있다는 정보를 듣게 될 경우 전화로 연락을 하여 실제 판매가격을 확인하기도 한 사실, ⑧ 그에 따라 2003년 1월부터 2008년 5월까지 5년 5개월 동안 원고가 결정한 LPG 판매가격은 프로판의 경우 SK가스에 대하여 최대 4원/kg 정도, E1에 대하여는 최대 4.7원/kg 정도 차이를 보였으며, 부탄의 경우 SK가스에 대하여 최대 4원/kg, E1에 대하여 최대 4.2원/kg 정도의 차이를 보였을 뿐인 사실, ⑨ 그런데 피고가 LPG 판매회사들의 가격담합을 포착하고 이에 관한 기초조사를 시작한 직후인 2008년 5월 말경 원고가 다음 달에 적용될 가격으로 결정한 가격은 프로판의 경우 SK가스에 대하여 20.57원/kg, E1에 대하여는 18.3원/kg 정도의 차이를 보였고, 부탄의 경우 SK가스에 대하여 11.06원/kg, E1에 대하여는 8.5원/kg 정도의 차이를 보여 이전과는 다른 현저한 가격 차이를 나타내었고, 이러한 경향은 이후의 가격결정에도 그대로 유지된 사실, ⑩ 한편, 원고의 가격이 이처럼 이전과 다르게 큰 차이를 보이자, E1의 영업담당자가 2008. 6. 3. 원고의 LPG 구매담당자와 통화한 후 '판매가격에 따른 정유사 동향 및 대응'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문서에는 원고의 위와 같은 가격결정으로 가격차이가 계속될 경우 SK가스와 협조하여 수입사가 원고로부터 구매하는 LPG의 가격을 변경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하고, (2) 이러한 사실 등을 비롯한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여, 원고는 수입 2사 및 나머지 정유 3사와 사이에 LPG 판매가격을 동일 또는 유사한 수준으로 결정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 혹은 암묵적 양해가 있었거나, 적어도 LPG 판매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되어 그러한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위와 같은 원심 인정 사실 등에 의하면, ① 사업자가 경쟁자들에 대하여 자신의 판매가격을 개별적으로 사전 통지하는 것은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한 후 구체적인 판매 과정을 통하여 이를 공표하였는데 다른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얻어진 정보를 토대로 스스로의 판단에 의하여 그 가격을 모방하는 경우와는 다르다고 보이고, ② 특히, 원고는 수입사로부터 LPG를 구매하지 않는 기간에도 계속하여 판매가격을 통보받아왔으므로, 원고가 단순한 고객으로서 판매가격을 통보받은 것으로 보기도 어려우며, ③ 5~6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계절별 잉여물량 변동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사업자들의 LPG 판매가격이 거의 일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④ 수입 2사에 의하여 충전소 판매가격이 매월 통보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기적·비정기적으로 계속적으로 열린 다수의 위 각 모임에서 각 사업자들이 그 판매가격을 직접 논의하지 않았더라도 LPG 시장안정화, 경쟁 자제 및 고가유지 등을 논의한 것만으로도 가격담합의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고와 수입 2사 등과의 사이에서 수입 2사가 먼저 결정한 충전소 판매가격과 같거나 거의 비슷한 가격으로 원고의 충전소 판매가격을 정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원심의 위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공동행위 및 그 합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부당공동행위의 시기(始期)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2003. 1. 1.부터 원고 등의 가격담합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아 공동행위 시기를 2003. 1. 1.로 본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부당공동행위의 종기(終期)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2008. 6. 1.에 이르러 비로소 수입 2사의 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나도록 판매가격을 결정함으로써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담합이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가격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합의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보아, 2008. 5. 31.을 원고의 공동행위 종료일로 한 피고의 조치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와 같이 보는 이상 공동행위 종료일이 2007. 6. 30.로 인정된 GS칼텍스와 비교하여 평등원칙을 주장하는 것은 위법한 공동행위 종기를 적용해 달라는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부당행위의 종기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4. 과징금 산정에서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하여

(1) 피고는, 이 사건 공동행위가 가격 공동행위로서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명백하고 달리 효율성 증대의 효과를 찾아보기 어렵고, 원고 등이 LPG 판매시장의 100%를 점유하고 있어 위반행위의 파급효과가 전국에 미치며, 주된 용도가 취사·난방용 또는 자동차 연료용으로 서민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품목인 사정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나, 법 위반행위의 상당 부분이 개정 전 법령이 적용되는 기간과 겹치는 점을 참작하여, 기본과징금 단계에서의 부과기준율을 가장 낮은 7%로 정하였고, (2)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부과기준율을 다른 사업자와 동일하게 정한 것이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재량권 일탈·남용 및 평등·비례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5. 관련매출액에 관하여

원심은, 원고가 수입사로부터 구매한 LPG도 이 사건 공동행위에 의하여 결정된 가격으로 충전소 등에 판매한 이상, 이 사건 공동행위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는 상품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위 매출액도 관련매출액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관련매출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6. 처분시효에 관하여

사업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합의를 해 온 경우에도 그 각 합의가 단일한 의사에 기초하여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끊임없이 계속 실행되어 왔다면, 그 각 합의의 구체적 내용 등에 일부 변경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전체적으로 1개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8두15176 판결 참조).

원심은 (1) 이 사건 공동행위는 원고 등이 단일한 의사를 근거로 하여 가격담합이라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끊임없이 계속 실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등의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동행위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아 과징금을 산정한 피고의 조치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고, (2) 이와 달리 이 사건 공동행위는 각각 별개의 행위이므로 이 사건 처분일부터 역산하여 5년 전의 행위는 처분시효가 경과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처분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7.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이상훈

주심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