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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9. 12. 선고 89누1063 판결

[주택개량권부여거부처분취소][공1989.11.1.(859),1512]

판시사항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미등기건물의 사실상 소유자이던 갑이 그 건물을 비워둔 채 다른 곳으로 이사가서, 갑의 형으로서 그 부지의 소유자이던 을이 별로 값어치 없고 폐허된 무허가의 가건물이던 위 건물을 관리하다가 그 부지를 병에게 매도하면서 건물값은 계산하지 않은 채 위 건물을 포함시켜 팔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갑은 위 건물을 비워둔 채 떠남에 있어 을을 위하여 위 건물의 소유권을 포기한 것이거나 을에게 사실상의 관리 및 처분권한을 위임하였거나 위임함을 묵시적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갑이 위 건물을 비워둔 채 떠나가서 장기간 그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은 이유와 그 취지를 밝히고 소유권을 유보하고 처분권한도 수여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하여야 한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철수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1986.12.18. 이 사건 취락구조개선사업을 시행하기로 하고 그 대상가구의 소유자에게 기존주택을 철거하는 대신 그 보상으로 사업지구내의 일정한 토지상에 일정한 규모의 새로운 주택을 건축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개량권을 부여한 사실과 이에 원고가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라 하여 1987.9.4. 피고에게 주택개량권의 부여신청을 하자 피고는 이 사건 주택의 소유자는 원고가 아니라 소외 1이라 하여 원고에 대한 주택개량권 부여를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다고 확정하고 원고가 이 사건 주택의 사실상의 소유자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소외 2가 1976.4.12. 소외 3의 대리인인 소외 4로부터 위 소외 3 소유인 서울 강남구 (주소 생략) 대지 90평 및 인접토지 2필지 합계 617평을 매수하면서 그 지상의 이 사건 주택도 함께 매수하였고, 원고는 1978.5.29. 위 소외 2로부터 다시 이 사건 주택과 위 대지를 매수하여 그 대지에 대하여는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이 사건 주택에 대하여는 미등기인 상태로 두고 취득세, 재산세 등을 납부하면서 이미 이 사건 주택을 임차하여 살고 있던 소외 5와 새로운 월세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이 사건 주택을 사실상의 처분권자로서 관리하여 온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주택은 원래 소외 6이 1958.7.경 위 소외 3 소유인 위의 (주소 생략) 대 90평 위에 신축한 미등기 무허가건물로서 약 8년간 거주하다가 1966년 가을에 소외 1에게 매도하여 위 소외 1이 1970.9.경까지 이에 거주하다가 이를 비워둔 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사실과 그후부터는 위 소외 1의 큰형이자 대지소유자인 소외 3이 이를 소외 5에게 임대하는 등으로 관리하다가 위와 같이 소외 2에게 매도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주택은 소외 6이 신축하여 원시취득한 것이고 소외 1이 위 소외 6으로부터 이를 매수하여 사실상의 처분권자가 되었다 할 것이며 소외 3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주택에 대한 처분권을 위임받았다는 주장, 입증이 없어서 이 사건 주택을 처분할 정당한 권한이 없고 위 소외 3으로부터의 전전매수한 원고는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소유권은 물론 사실상의 처분권도 취득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이 사건 주택은 소외 3이 소외 6이 당초에 신축하였던 종전의 주택을 헐고 새로 지은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배척하는 취지인 것인바 일건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 부분의 사실인정에 소론과 같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원심이 취신한 갑제8호증의 11,12,13과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제13호증의8의 기재내용을 합하여 보면, 이 사건 주택은 위 소외 1이 비워둔 채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소외 3이 관리할 당시 별로 값어치 없고 폐허된 무허가의 가건물이었고 위 소외 3이 이를 소외 2에게 매도할 때에도 토지 617평을 평당 금 4,000원씩 쳐서 합계 금 2,468,000원을 치르고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값은 계산하지 않을 정도였으며 그 매매계약체결당시 위 소외 2가 이 사건 주택을 토지와 포함시켜 달라고 하여 그렇게 하였다는 것이고 위 소외 1은 이곳을 떠난 후 소식이 없었다는 것이며 또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갑제8호증의 14의 일부 기재내용에 의하면, 위 소외 1은 소외 5가 1975년경부터 위 소외 3과 월세계약을 체결하고 월세를 지급하며 거주한 이래 10여년 동안을 단 한번도 나타난 일이 없고 그가 이 사건 주택의 주인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며 또한 일건기록을 살펴보면 위 소외 1은 이 사건 취락구조개선사업을 시행할 무렵까지 이 사건 주택의 소유권을 주장하였다는 사정이 엿보이지도 아니하는 바 사실관계가 그와 같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외 1은 이 사건 건물을 비워둔 채 떠남에 있어 그의 큰형이고 이 사건 주택이 건립되어 있는 대지의 소유자인 위 소외 3을 위하여 별로 재산적 가치가 없는 이 사건 주택의 소유권을 포기하여 비워둔 채 떠난 것이거나 아니면 사실상의 관리 및 처분권한을 위 소외 3에게 위임하였거나 위임함을 묵시적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소외 1이 이 사건 주택을 비워둔 채 떠나가서 장기간 그 소유권을 주장하지 아니한 이유와 그 취지를 밝히고 그가 이 사건 주택을 그 부지의 소유자이고 친형인 위 소외 3에게 소유권을 포기 또는 양도한 것인지, 사실상의 관리 및 처분권한을 위임한 것인지 아니면 소유권을 유보하고 처분권한도 수여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인지를 심리하여 그 사실관계를 확정하여 이 사건 주택의 사실상의 소유자가 원고인지 아니면 위 소외 1인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원심이 여기에 이르지 아니한 것은 심리를 미진한 것이거나 아니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 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덕주(재판장) 윤관 배만운 안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