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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0. 9. 26. 선고 89구5784 제5특별부판결 : 상고

[증권투자자협회설립허가거부처분취소][하집1990(3),482]

판시사항

증권투자자단체의 설립허가신청을 거부한 처분이 증권거래법 등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재량권 범위 내의 행위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증권투자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증권정책의 시행 등을 위하여 노력함을 목적으로 하는 원고협회의 설립허가신청에 대하여 허가청이 위 협회의 인적 구성이 서울 명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거액 또는 상주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400명 가량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 그 임원 중 몇명은 주가하락에 항의하는 집단시위를 주동한 경력이 있는 자들인 점 등에 미루어 투자자 전체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고, 그 설립목적으로 들고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증권정책의 시행 및 자율적이고 건전한 증권시장의 육성을 위한 조사연구와 정책건의 등은 투자자단체의 고유기능이라 할 수 없으며 위 협회가 설립되어 집단행동의 방식으로 증권정책 수립, 집행에 간섭하거나 투자이익 획득을 위한 단편적인 조치를 요구할 경우 증권시장질서가 교란될 염려가 있고 거액 또는 상주투자자 등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특정 구성원들만이 정보를 독점, 악용하여 불공정거래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사정 등에 비추어 그 설립을 허가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는 판단 아래 위 협회의 설립허가신청을 거부한 처분은 증권거래법 제181조 , 같은법시행령 제80조 의 규정취지와 증권관계단체 설립을 허가함에 따른 허가청의 심사범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그에게 주어진 정당한 재량권 범위 내의 행위로 인정된다.

원고

한국증권투자자협회

피고

재무부장관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89.1.28. 원고가 한 사단법인 한국증권투자자협회의 설립허가신청을 불허가한 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이유

소외 이병석 등 8인이 발기인이 되어 증권거래법 제181조 소정의 단체에 해당하는 원고 한국증권투자자협회(이하, 원고협회라고만 한다)를 설립하고자 하여 원고협회의 정관을 만든 다음, 위 이병석의 원고협회의 대표자로서 1988.11.21. 증권거래법 제181조 의 규정에 따라 피고에게 원고협회의 설립허가를 신청하였으나, 피고가 1989.1.28. 원고협회의 설립허가신청을 증권거래법 제181조 , 동법시행령 제80조 에 의거 원고협회의 설립에 따른 공익 또는 투자자 보호, 유가증권시장의 질서유지 및 유가증권시장에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원고협회의 설립을 허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협회의 설립허가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만 한다)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모든 국민은 헌법 제21조 의 규정에 의하여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가지며, 헌법 제15조 에 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질 뿐만 아니라, 경제질서에 관한 헌법 제119조 에 의하면 개인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는 존중되어야 하므로, 증권거래법 제181조 의 규정에 따라 유가증권투자자보호단체를 설립하고자 하는 자가 그와 같은 단체의 설립을 허가신청하면 허가청인 재무부장관으로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반드시 이를 허가하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원고협회의 설립허가를 거부하는 위법, 부당한 처분을 하였으니 이의 취소를 구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본안전항변으로 증권거래법 제181조 소정의 증권투자자협회 설립에 관한 재무부장관의 허가는 그 본질상 허가관청의자유재량에 속하는 행위로서 그 허가여부에 대한 판단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동 처분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결국 부적법하다는 주장이고, 본안에 관하여는 가사 이 사건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증권거래법 제181조 , 동법시행령 제80조 제3항 에 의하여 재무부장관에게 주어진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처분이므로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먼저 본안전항변에 관하여 살피건대, 어떤 행정행위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가는 그 행위의 성질, 효과 외에 행정소송제도의 목적 또는 사법권에 의한 국민의 권리보호의 기능도 충분히 고려하여 합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증권거래법 제181조 에 의하면 "공익 또는 투자자의 보호와 유가증권시장의 질서유지를 위하여 유가증권투자자, 발행인, 투자상담사나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단체를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무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209조 제8호 에 의하면 " 제181조 제1항 에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증권관계단체를 설립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때, 이 사건 증권투자자협회설립허가신청은 그 신청에 따른 행정행위를 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의 근거가 있고, 허가를 받지 아니한 증권관계단체의 설립을 처벌하고 있으므로 이 허가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행정소송에 있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행위라 할 것이니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음 본안에 관하여 판단하건대, 증권거래법은 증권관계단체로서 증권금융회사( 제145조 내지 제161조 ), 증권업협회( 제162조 내지 제172조 ), 대체결제회사( 제173조 내지 제178조 ), 중개회사, 명의개설대행회사 등( 제179조 , 제180조 )을 규정하고, 위 각 단체의 설립, 업무, 정관의 내용 및 그 변경, 임원 등 전반적인 사항에 관하여 소관청(재무부장관, 증권관리위원회 또는 증권감독원)의 허가나 인가를 받게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관청이 정관의 변경이나 단체의 해산을 명할 수 있는 등 그 설립과 존속, 활동 등 제반사항을 엄격히 통제하고 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밖의 증권관계단체에 관하여는 증권거래법 제181조 에서 그 설립은 재무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제1항 ), 그 업무와 재산에 관한 검사, 정관 등 변경의 명령, 해산 등의 명령에 관한 규정(제53조, 제167조, 제168조)이 준용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 증권거래법시행령 제80조 에 의하면, 법 제181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증권관계단체 설립의 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명칭, 설립목적, 사무소의 소재지, 발기인 및 임원에 관한 사항을 기재한 신청서를 재무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제1항 ), 제1항 의 신청서에는 정관 또는 규약, 2년간의 사업계획서 및 예상수지계산서, 발기인의 이력서, 주민등록표등본 및 신원증명서, 업무의 종류 및 방법을 기재한 서류를 첨부하여야 하며( 제2항 ), 재무부장관은 제1항 의 허가를 하고자 할 때에는 설립취지, 당해 단체의 재산상황과 수지전망, 발기인 및 임원의 인적 구성, 유가증권시장에의 기여도 등을 심사하여야 한다( 제3항 )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증권거래법이 중권관계단체의 설립, 업무, 정관변경 등 제반사항에 관하여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게 하고 특히 재무부장관인 피고가 증권관계단체의 설립을 허가함에 있어서는 형식적인 요건 이외에 당해 단체의 재산사항과 수지전망, 발기인 및 임원의 인적구성, 유가증권시장에의 기여도 등 내부적이고 실질적인 사항까지도 반드시 심사하여 그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증권시장은 국민의 유가증권저축의 촉진을 통해 기업자금을 조달하고 경제성장의 과실을 분배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성장과 안정을 기하는 수단이 되는 것으로서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할 뿐만 아니라, 물가, 통화,경기 등 제반 경제정책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고, 원래 증권거래는 자유공개시장에서 수급관계 내지 자유경쟁의 원리에 의하여 영위되어야 하고 어떤 집단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시장기능이 영향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므로, 증권시장을 건전하게 육성하기 위하여는 국민 전체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범위 내에서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적정한 대응조치와 규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6호증의 1(허가신청에 대한 회신), 4(재결), 증인 심상걸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1호증(발기인총회 회의록), 갑 제2호증(정관), 갑 제3, 4호증(운영위원회 회의록), 갑 제5호증(사단법인인가신청)의 각 기재와 증인 심상걸, 전홍렬, 김명기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이병석 등 8인이 발기인이 되어 증권정책과 제도 및 관계법률규정에 대한 연구검토와 증권관계자료의 간행을 통하여 증권에 대한 투자자의 올바른 인식을 도모하고 정당한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원고협회를 설립하기로 하여 정관을 만들고, 1988.10.24.증권투자자 약 500명이 모인 가운데 원고협회 발기인총회를 개최하여 정관을 승인함과 아울러 회장 등 임원 23명을 선출한 다음, 원고협회의 회장으로 선출된 위 이병석이 이름으로 1988.11.21. 증권거래법시행령 제80조 제1 , 2항 소정의 서류를 구비하여 피고에게 사단법인 한국증권투자자협회의 설립허가신청을 한 사실, 원고협회의 정관상 원고협회의 목적은 증권투자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증권정책의 시행과 자율적이고 건전한 증권시장의 조성을 위하여 노력함에 있고(정관 제2조), 취급업무는 (1) 증권정책 및 제도, 법률, 규정 전반에 걸친 연구토론 및 건의, (2) 증권관계자료의 정기적인 간행, (3) 회원상호간의 정보 및 자료의 수집, 교환 등의 활동을 하며(정관 제5조), 재정은 회원의 회비와 입회비, 찬조금, 보조금, 사업수입 등으로 운영한다(정관 제30조)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이에 대해 허가신청인 피고는 원고협회의 인적 구성이 서울 명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거액 또는 상주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400명 남짓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임원 중 몇명은 주가하락에 항의하는 집단시위를 주동한 경력이 있는 자들인 점 등에 미루어 원고협회를 투자자전체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고, 그 설립목적으로 들고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증권정책의 시행 및 자율적이고 건전한 증권시장의 육성을 위한 조사연구와 정책건의 등은 투자자단체의 고유기능이라 할 수 없으며, 원고협회가 설립될 경우 투자자의 권익보호에 이익되는 측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원고협회가 집단행동의 방식으로 증권정책수립 집행에 간섭하거나 투자이익 획득을 위한 단편적인 조치를 요구할 경우 증권시장질서가 교란될 염려가 있고, 거액 또는 상주투자자 등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한다거나 특정 구성원들만이 정보를 독점, 악용하여 불공정거래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사정과 그 외 우리 증권시장의 취약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협회의 설립을 허가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는 판단하에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바, 위에서 살펴 본 증권거래법 제181조 동법시행령 제80조 의 규정취지와 증권관계단체 설립을 허가함에 따른 피고의 심사범위 및 이 사건 처분 허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거친 피고의 사실인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때, 이 사건 처분은 피고에게 주어진 정당한 재량권범위 내의 행정행위로 인정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처분이 명백히 위법하다거나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행위라고 볼 반증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화(재판장) 이재철 김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