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대금][공1990.8.1.(877),1460]
가. 물품대금청구소송에서 피고가 공급물의 하자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의 법원의 석명의무
나. 콘크리트의 하자로 인하여 그것으로 포장한 도로에 균열이 생긴 경우의 하자보수비용의 산정
가. 물품대금청구소송에서 피고가 공급물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 원심으로서는 석명권을 행사하여 위 주장이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계약해제의 주장인지의 여부를 밝혀 계약해제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점을 간과한 것은 석명권불행사와 심리미진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나. 콘크리트에 배합된 시멘트의 단위량이 현저하게 부족하여 휨강도가 정상규격에 미달되는 등 콘크리트 성분자체의 열악성때문에 그것으로 포장한 도로에 균열 등 손괴를 초래한 것이라면, 그 하자보수비용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이를 위한 감정 당시 특히 심하게 손괴된 부위 외에도 더 균열이 발생하여 손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감정 당시에 특히 심하게 손괴된 부분의 보수비용만을 가지고 하자없는 상태로의 보수비용이라고 말할 수 없다.
가. 민사소송법 제126조 나. 민법 제580조 , 제393조
주식회사 동궁콘크리트
이종오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현석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1.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 2점을 함께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7.9.30. 피고 이종오와의 사이에 40-135-8 규격의 레미콘콘크리트를 위 피고가 시공하는 약 2,200미터의 농로포장공사현장에 공급하고 그 대금은 1입방미터당 23,000원씩으로 하여 납품 10일후에 지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정 진영은 피고 이종오의 위 물품대금채무를 연대보증한 사실, 원고는 그날 60입방미터를 납품하고 다음날인 10.1.부터는 대금을 23,300원씩으로 인상하기로 약정하여 10.4.까지 658입방미터를 공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 18,382,54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한 다음 피고들이 원고는 하자있는 콘크리트를 공급함으로써 불완전이행을 하였으므로 그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한 데에 대하여, 이 사건과 같은 불특정물매매에 있어서 매도인이 불완전이행을 한 경우에 매수인 은 매도인에게 민법 제581조 소정의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계약해제나 손해배상청구 또는 완전물의 급부청구를 하는 것은 몰라도 그 대금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고 배척하였다.
논지는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1988.3.16.자 준비서면에서 "결국 원고는부실공사를 완벽하게 해놓은 후 대금을 청구하던지..."라고 주장하여 하자없는 물건 즉 완전이행을 구하였고 이런 경우에 완전물의 인도와 대금의 지급은 동시이행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점을 간과한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의 1988.3.16.자 준비서면 중에 소론주장과 같은 진술부분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피고들은 1989.4.25.자 준비서면에서 공급물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1987.10.경 원고와의 위 계약을 취소하고 남은 미시공부분은 다른사람으로부터 콘크리트를 공급받아 완공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그 대금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위 1988.3.16.자 준비서면의 진술부분은 계약의 존속을 전제로 완전물의이행을 청구한 취지라기 보다 원고의 불완전이행을 강조한 취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여지므로 위 논지는 이유없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은 원심에서 공급물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석명권을 행사하여 위 주장이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계약해제의 주장인지의 여부를 밝혀 계약해제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점을 간과하고 말았는바, 이는 석명권불행사와 심리미진의 위법을 저지른 것 으로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2. 같은 상고이유 제3점을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가 피고들에게 공급한 콘크리트는 계약상의 규격에 비하여 시멘트와 물의 배합율에 있어 시멘트단위량이 현저하게 부족함으로써 휨강도가 17퍼센트 정도 미달하여 위 콘크리트로 포장한 위 도로 약 800미터의 구간에 균열이 생겨 그 하자보수비용으로 6,405,103원이 필요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공급한 물품대금액 18,382,540원에서 위 하자보수비 6,405,103원을 공제한 11,977,437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피고들은 연대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위 사실인정의 증거로 삼은 원심감정인 김용옥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위 하자보수비 6,405,103원은 감정당시 특히 심한 손괴부위만을 보수하기 위한 비용인 점과, 콘크리트에 현재 발생한 하자는 지반의 허약성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점이 인정되는바, 원심판시와 같이 배합된 시멘트의 단위량이 현저하게 부족하여 휨강도가 정상규격에 미달되는 등 콘크리트 성분자체의 열악성 때문에 균열 등 손괴를 초래한 것이라면 위 감정 당시 특히 심하게 손괴된 부위 외에도 더 균열이 발생하여 손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 감정당시에 특히 심하게 손괴된 부분의 보수비용만을 가지고 하자없는 상태로의 보수비용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에는 하자보수비용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점 논지도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