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금][미간행]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정대)
엘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범어 담당변호사 김중기)
2011. 5. 18.
1. 피고는 원고에게 55,298,0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0. 12. 1.부터 2011. 3. 1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주문과 같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소외 3과 사이에 소외 3 소유의 (차량번호 생략) 차량(이하 ‘원고 차량’이라고만 한다.)에 관하여 보험기간 2002. 11. 9.부터 2003. 11. 9.까지, 담보종목 대인Ⅰ, 대인Ⅱ, 대물, 자손으로 정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료 납입과 관련하여 2회 분납 특약을 한 보험자이다.
나. 피고와 소외 4 주식회사(이하 ‘소외 4 회사’라고만 한다.)는 각 소외 1과 사이에 소외 4 회사는 소외 1 소유의 차량 2대에 관하여, 피고는 그 소유의 차량 4대에 관하여 각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피보험자인 소외 1이 무보험차량에 의해 생긴 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보상해 주되, 피보험자인 소외 1의 권리를 대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각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 특약을 한 보험자들이다.
다. 소외 3은 2003. 10. 25.경 원고 차량을 운전하여 경산시 남산면 인흥리에 있는 주식회사 고합물산 앞 교차로를 상대온천 방면에서 고합물산 방면으로 좌회전하던 중 원고 차량의 진행방향 우측인 상대온천 방면에서 상대온천삼거리 방면으로 직진 중이던 소외 1 운전의 경산군 1713호 오토바이의 전면부를 원고 차량의 앞범퍼 부분으로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소외 1은 좌측 경골 근위부 복합골절 등의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되어 2004. 10. 11.경 사망하였으며, 위 오토바이에 동승하고 있던 소외 2는 부상을 당하였다.
라. 이에 망 소외 1의 유족 및 소외 2(이하 망 소외 1을 ‘망인’, 망인의 유족 및 소외 2를 포괄하여 ‘망인 등’이라고만 한다.)는 원고 차량의 보험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였으나, 원고는 소외 3이 원고에 대한 2회 보험료를 연체함으로써 원고 차량에 관한 자동차종합보험계약 상의 대인배상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한 보험계약은 이미 해지되었음을 사유로 위 망인 등에 대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거절하였고, 이에 망인 등은 피고에게 위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특약에 기한 보험금을 청구하여 피고는 2004. 1. 2.경부터 2006. 6. 12.경까지 사이에 망인의 손해와 관련 유족들에게 85,698,820원을, 소외 2의 손해와 관련 소외 2에게 53,495,700원을 각 보험금으로 지급하였다.
마. 이후 피고는 원고로부터 2004. 1. 30. 및 2005. 1. 25.경 책임보험금 합계 58,163,090원(망인 손해 부분 46,425,090원 + 소외 2 손해 부분 11,738,000원)을 환수하였고, 망인 등에게 지급한 위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금과 관련 피고와 소외 4 회사 간의 중복보험 부담비율에 따라 소외 4 회사에게 보험금 분담액에 관한 구상청구를 하여 소외 4 회사로부터 2005. 11. 30. 망인의 손해 부분 분담금 11,827,460원, 2006. 3. 21. 소외 2의 손해 부분 분담금 13,905,960원을 각 지급받아 이를 환수하였다.
바. 한편, 소외 4 회사는 피고의 구상청구에 응하여 위와 같이 피고에게 분담금을 지급한 후 2005. 12. 26. 이 사건 사고의 가해자인 원고 차량의 운전자 소외 3과 그 보험자인 원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2005가소487484호 로 망인의 손해 부분에 관하여 피고에게 지급한 위 11,827,460원 상당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소외 3에 대한 청구만 받아들이고, 원고에 대한 청구는 원고의 보험계약(대인Ⅰ을 제외한 나머지 계약 부분)이 해지되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이를 기각하였으며, 이에 소외 4 회사가 같은 법원 2006나16091호 로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07. 6. 7. 그 보험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후 나머지 계약 부분의 책임을 인정하여 소외 4 회사의 원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그 판결은 같은 해 7. 3. 확정되었다.
사. 피고는 소외 4 회사가 위 소송에서 승소하였음을 인지한 후 2010. 1. 22. 원고에게 같은 내용의 구상금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원고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자 같은 해 10. 12.경 보험회사 사이의 ‘자동차보험 구상금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에 따라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 망인 등에 대하여 지급함으로써 피고가 최종적으로 부담한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금(총 지급액 중 원고 및 소외 4 회사로부터 환수한 앞서 본 각 금액을 공제한 돈) 합계 55,298,010원(망인 손해 부분 27,446,270원 + 소외 2 손해 부분 27,851,740원, 이하 ‘이 사건 구상금’이라고만 한다.)의 구상금 지급을 구하는 내용의 구상금분쟁심의 청구를 하였고, 이에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는 같은 해 11. 29. 피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원고로 하여금 피고에게 이 사건 구상금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하였으며, 원고는 위 상호협정에 따라 같은 달 30. 일단 이 사건 구상금을 피고에게 지급하면서 동시에 위 심의위원회에 재심의를 청구하였으나 위원회는 2011. 2. 14. 피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의 동일한 결정을 내렸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같은 해 3. 10.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제2호증, 제3, 4호증의 각 1 내지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구상금 청구는 망인 등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것인데, 그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구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구상금분쟁심의에 관한 상호협정’에 근거한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일단 이 사건 구상금을 피고에게 지급하였을 뿐인바, 결국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구상금은 그 원인이 없는 것으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구상금 청구권은 성질 상 자동차보험정책 등을 고려한 대법원 판결에 기해 비로소 발생한 독자적 청구권 혹은 타인의 채무를 착오로 변제한 경우에 있어서의 본래 채무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써, 각 법률에 따로 소멸시효에 관해 정한 바 없으므로 일반채권과 같이 그 소멸시효 기간을 10년으로 보아야 하며, 그 기산점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비로소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앞서 본 소외 4 회사의 원고에 대한 항소심 판결 선고시 내지 판결 확정시 혹은 피고가 착오로 원고의 채무를 대신 변제한 시점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고, 나아가 당초 원고의 보험계약 해지로 인한 보험금 지급거절로 인해 피고가 대신 보험금을 지급하였으며, 그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고, 후에 재판 결과에 따라 구상금 지급의무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구상금 청구에 이의를 제기함은 신의칙위반 내지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나. 판단
1)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원고 차량의 보험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인 망인 등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망인 등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 전부를 배상하고, 원고 차량 소유자인 소외 3을 면책되게 하였으므로 상법 제682조 에 따라 피해자인 망인 등을 대위한 피고에게 피고가 지급한 보험금 상당인 이 사건 구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그러나, 상법 제682조 에 의하면,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피보험자 등의 제3자에 대한 권리는 동일성을 잃지 않고 그대로 보험자에게 이전되는 것이므로 이때에 보험자가 취득하는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과 그 기산점 또한 피보험자 등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 자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3143 판결 참조), 망인 등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에 의해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인데, 앞선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의 유족 및 소외 2는 이 사건 사고발생 당시인 2003. 10. 하순경 혹은 아무리 늦어도 망인 등이 소외 3의 보험자인 원고로부터 일부 보험금을 지급받은 2003. 11. 17.경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할 것이며, 그로부터 3년이 훨씬 경과한 후인 2010. 1. 22.경에야 비로소 피고가 원고에게 내용증명으로 이 사건 구상금을 청구하였고, 2010. 10. 12.경 마침내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 심의청구를 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망인 등의 원고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은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이 사건 구상금 청구권은 피보험자 등의 제3자에 대한 권리와 상관 없이 대법원 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다61958호 사건)을 근거로 한 별도의 일반 채권으로서 그 소멸시효 기간이 10년이라는 피고의 주장은 위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더욱이 피고가 근거로 들고 있는 위 대법원 판결은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 특약에 있어 ‘무보험자동차’의 해석 및 그와 관련된 책임범위에 관한 근거 판례로 소멸시효와는 아무 상관없는 판례이므로, 이는 피고의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4) 나아가 자동차보험약관의 해석상 무보험자동차라 함은 자동차보험 대인배상Ⅱ나 공제계약이 없는 자동차, 피보험자를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자동차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 그 자동차 등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교통사고를 일으킨 가해차량을 피보험자동차로 하여 자동차보험 대인배상Ⅱ 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가 피해자에 대하여 예컨대 그 사고가 무면허운전 중에 일어난 사고라는 이유 등으로 면책약관을 내세우거나 계약의 종료 내지 해지를 들어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한 관계로 당해 교통사고에 대한 가해차량 보험회사의 면책 여부가 문제로 되어 결과적으로 가해차량 보험회사의 보상책임 유무가 객관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 있어서의 가해차량 역시 위 약관에서 말하는 무보험차량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해자가 자신의 보험회사에 대하여 위 특약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피해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자동차 보험정책은 물론이고,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 소정의 약관 해석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인바(앞서 피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 참조), 원고가 망인 등에 대하여 피보험자인 소외 3의 원고에 대한 2회 보험료 연체에 따른 계약해지를 사유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함으로써 원고 차량은 원고의 면책 여부가 문제로 되어 결과적으로 피고의 보상책임 유무가 객관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 있어서의 가해차량이 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 차량은 피고와 망인 사이에 체결한 자동차종합보험계약 상의 ‘무보험자동차’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그 경우 피고에게는 무보험차상해특약에 기한 보험금 지급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가 망인 등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자신의 보험계약에서 정한 지급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그 지급의무에 기해 지급한 것이었을 뿐 이를 두고 착오에 기해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구상금 청구채권이 부당이득반환청구채권 혹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일종으로서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린다는 피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5)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구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역시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내지 그 무렵으로 봄이 상당하고, 앞서 본 소외 4 회사와 원고 간의 항소심 사건의 판결 선고시 내지 확정시 혹은 피고의 보험금 지급시로 볼 여지는 없으며, 더불어 그와 같은 소송 및 재판이 있었다는 사정은 구상금 채권 행사의 사실상의 장애사유에 불과할 뿐 이를 두고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한편, 위와 같은 원고의 소멸시효 주장은 법률상 근거에 따른 당사자의 법적 주장으로서 앞서 살펴 본 이 사건 소송의 제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정도의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소멸시효 주장이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7)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구상금 청구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된 것임에도, 피고의 신청에 따른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의 조정결정에 기해 원고가 협정준수를 위해 지급한 것일 뿐 실제 그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서 피고는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구상금 55,298,01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그 지급일 다음날인 2010. 12.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분명한 2011. 3. 1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