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식점업영업정지처분취소][하집1993(1),555]
가. 이른바 '가라오케'를 설치하여 영업하는 것이 일반유흥접객업의 영업형태에 해당하는지 여부
나. 대중음식점업의 영업허가를 얻고 식당에 '가라오케'를 설치하여 영업한 것은 대중음식점의 영업형태를 벗어난 것이나 이를 이유로 한 2개월간의 영업정지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탈세한 것이라고 본 사례
구 식품위생법시행령(1992.12.21. 대통령령 제13782호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8조 등 관련규정에 비추어 볼 때, 주류, 음료수, 음식물을 판매하면서 노래, 연주 또는 춤 등 유흥을 즐길 수 있도록 된 영업형태는 유흥종사자가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일반유흥접객업이라 할 것이므로, 손님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반주가 되는 음향시설을 설치하여 노래하는 사람이나 그밖의 풍경 등 영상이 나오는 시설인 '가라오케'를 설치하여 영업하는 것은 일반유흥접객업 영업형태의 범주에 속한다.
박재복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1. 피고가 1992.7.2. 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1019의 15에 있는 대중음식점 '준'에 대한 1992.7.11.부터 같은 해 9.10.까지의 영업정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원고가 피고로부터 대중음식점업 영업허가를 얻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1019의 15에서 '준'이라는 상호로 경양식 레스토랑을 경영하여 온 사실, 원고가 경영하는 위 업소에는 식사와 음주를 할 수 있는 식탁과 의자들 이외에 손님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반주가 되는 음향시설, 이른바 '가라오케'가 설치되어 있어 노래하는 사람이나 그 밖의 풍경 등 영상이 나오도록 시설이 되어 있는 사실, 피고의 단속반이 원고 경영의 위 업소를 단속한 1992.5.25. 22:25경 위 업소에서는 손님 6 내지 7명이 2개의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며 위 '가라오케'의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사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위 업소에서 위 '가라오케'를 설치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가라오케'를 다루며 사회를 보는 유흥사회자를 두는 유흥접객업 형태의 영업을 함으로써 허가를 받은 업종을 위반하여 다른 업종의 영업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53조 별표 15 개별기준의 10의 차 (1)의 기준에 따라 1992.7.2. 원고에게 주문기재와 같은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첫째로, 원고는 위 업소에서는 유흥사회자를 둔 일이 없고, 유흥사회자 없이 단순히 위 '가라오케'를 설치하여 영업한 것만으로는 유흥접객업 형태의 영업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관련규정을 살피건대, 식품위생법은 제21조에서 식품접객업의 영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보건사회부령이 정하는 시설기준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2조 제1항에서는 "제21조의 규정에 의한 영업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영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의 종류별, 영업소별로 보건사회부장관, 시·도지사,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받아 같은법시행령( 1992.12.21.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7조 제7호, 제8조에서는 식품접객업을 대중음식점영업과 유흥접객업으로 구분하고 대중음식점영업은 "유흥종사자를 두지 아니하고 주로 탕반류, 면류, 죽류, 도시락 등을 조리 판매하면서 주류 및 음료를 판매할 수 있는 영업으로서 다른 식품접객업 및 제8호의 식품, 조리판매업에 속하지 아니하는 영업"으로 정의하고, 유흥접객업은 "주류 및 음료수와 음식물을 조리 판매하며 유흥종사자를 둘 수 있는 영업으로서 일반유흥접객업(노래, 연주 또는 춤 등을 즐길 수 있는 극장식당, 바아, 룸살롱, 요정 등)과 무도유흥접객업(손님이 춤을 추는 무도장을 두고 입장료를 받을 수 있는 카바레, 나이트클럽, 고고클럽, 디스코클럽 등) 및 외국인전용유흥접객업(외국군인 및 외국인선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유흥접객업과 무도유흥접객업)"으로 나누고, 유흥종사자는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구는 부녀자인유흥접객원, 댄서, 가수 및 악기를 다루는 자(대중음식점에서 안락한 분위기 제공을 위하여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자는 제외한다), 무용을 하는 자, 만담 및 곡예를 하는 자, 유흥사회자로 규정하고 있어서 유흥종사자를 둘 수 있는 여부가 식품위생법상 대중음식점업과 유흥접객업을 구분하는 주요한 표지로서 유흥종사자를 둔 경우라면 대중음식점업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유흥종사자를 두지 않는 유흥접객업도 있을 수 있어, 유흥종사자가 없다는 사유만으로 대중음식점업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고, 유흥종사자를 두지 않고 주로 식사류를 판매하되 부수적으로 주류 및 음료를 판매하는 경우(다만 안락한 분위기 제공을 위하여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자를 두는 경우도 포함된다)가 대중음식점업이고, 이와 달리 유흥종사자를 두지 않은 경우라도 주류, 음료수, 음식물을 판매하면서 노래, 연주 또는 춤 등 유흥을 즐길 수 있도록 된 영업형태가 일반유흥접객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유흥종사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손님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반주가 되는 음향시설을 설치하여 노래하는 사람이나 그 밖의 풍경 등 영상이 나오는 시설인 '가라오케'를 설치하여 영업하는 것은 일반유흥접객업 영업형태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원고가 위 업소에서 유흥사회자를 두고 영업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을 제1,4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할 것이나, 원고가 위 업소에서 위 '가라오케'를 설치하고 영업한 사실은 원고 스스로 이를 시인하는 바로서 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대중음식점업의 영업형태를 벗어난 것이라 할 것이니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둘째로, 원고는 설사 원고가 허가된 영업 이외의 다른 영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위반정도에 비추어 너무 가혹하고 원고의 불이익이 크므로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다툰다.
살피건대,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식품위생법 제58조 제1항이 "보건사회부장관, 시·도지사,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은 대중음식점영업을 허가받은 자가 유흥접객업을 한 경우에는 영업허가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하거나 6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을 정지하거나 영업소의 폐쇄를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법시행규칙 제53조 별표 제10호 (차)목에 의하면 유흥접객업 외의 식품접객, 조리판매 영업자가 유흥접객업행위를 한 때에는 1차 위반시 영업정지 2월, 2차 위반시 영업정지 3월, 3차 위반시 영업허가취소에 처하도록 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편 행정청의 허가 등과 같이 상대방에게 어떤 이익이 생기게 하는 이른바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거나 중지시키는 경우에는 이미 부여된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비록 정지 등의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지권 등의 행사는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는 때에 한하여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 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그 처분으로 인하여 공익상의 필요보다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 등이 막대한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위법임을 면치 못한다고 할 것이고, 또한 부령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53조에서는 별표 15로 식품위생법 제58조에 따른 행정처분의 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그 성질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보건사회부장관이 관계행정기관 및 직원에 대하여 그 직무권한 행사의 지침을 정하여 주기 위하여 발한 행정명령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지 식품위생법 제5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장된 재량권을 기속하거나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위 시행규칙의 기준상 영업허가를 정지하는 요건에 해당된다고 하여 반드시 영업허가를 정지할 것은 아니고 위 법에 의한 처분의 적법 여부는 식품위생법의 규정과 그 취지 및 당해 사건의 모든 정황을 전반적으로 살펴보아 영업허가를 정지하는 것이 적절한지의 여부에 따라 정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인바,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6,7,8호증, 갑 제11호증의 1,2의 각 기재와 증인 박태영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위 업소는 33평 정도의 지하실에 테이블 7개가 설치된 경양식 레스토랑으로 원고의 형인 소외 박태영이 웨이터 1인과 주방책임자 1인을 종업원으로 두고 경영하는 비교적 소규모의 업소인 사실, 원고의 위 업소는 1991.3.16. 허가받은 이래 아직까지 어떠한 위법사유로도 적발된 일이 없는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영업상의 어려움을 당하게 되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과 위 식품위생관계법이 식품접객업을 단순히 대중음식점영업과 유흥접객업으로만 대별(1991.12.21. 개정된 식품위생법시행령에는 그 중간형태인 단란주점영업을 규정하고 있다) 하여 그 중간형태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 아래서는 원고의 위 영업이 위 두 개의 영업형태 중 어느 것에 속하는지의 판별이 용이하지 아니한 점, 현실적으로 위 '가라오케' 영업이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일반 국민의 오락공간으로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점 등 참작하여 보면 피고가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위법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정당하여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