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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2005. 10. 13. 선고 2004가단35716 판결

[추심금] 확정[각공2006.1.10.(29),22]

판시사항

건축공사 발주자의 현장소장이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을 원사업자의 위임장을 소지한 자에게 지급할 것을 협약한다.”는 내용으로 협약서를 작성하고 그에 따라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사실도 있었지만, 이러한 협약이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 간의 합의에 의한 형식을 취하지 아니하였고, 원사업자가 발주자에 대하여 하도급대금을 직접 자신에게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경우,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2호 에 정한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가 합의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건축공사 발주자의 현장소장이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을 원사업자의 위임장을 소지한 자에게 지급할 것을 협약한다.”는 내용으로 협약서를 작성하고 그에 따라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사실도 있었지만, 이러한 협약이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 간의 합의에 의한 형식을 취하지 아니하였고, 원사업자가 발주자에 대하여 하도급대금을 직접 자신에게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경우,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3. 11. 29. 대통령령 제181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2호 에 정한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발주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가 합의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원고

주식회사 회성토건

피고

주식회사 두평건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산하 담당변호사 길기관)

변론종결

2005.9.29.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5,781,153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2, 5호증, 을1호증의 1 내지 5, 을2호증의 1, 2, 3, 을3호증의 각 기재, 증인 정호원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03. 9. 2.경 소외 영풍산업 주식회사로부터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 있는 영풍마드레빌 아파트 신축공사의 토공사 부분을 수급받아, 2003. 10.경 위 토공사 중 잔토처리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소외 임채봉 및 소외 안대식에게 공사대금 859,430,000원에 하도급하였고, 임채봉은 이 사건 공사를 소외 포산건설 주식회사(이하 ‘포산건설’이라고만 한다)에게 재하도급하였다.

나. 원고는 2003. 10. 20.경 포산건설과의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잔토 운반을 위한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덤프트럭을 이용하여 운송을 하였으나 그 운송료를 지급받지 못하자, 2003. 12. 23. 포산건설에 대하여 23,981,311원의 운송료 채권이 있음을 이유로 하여 울산지방법원 2003카단24352호 로 채권자 원고, 채무자 포산건설, 제3채무자 피고 및 소외 임채봉, 청구금액 23,982,311원으로 하여 채무자가 제3채무자들에게 가지는 덤프트럭 운송비 청구채권액 중 위 청구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압류한 후, 포산건설에 대하여 위 운송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04가단6137호로 승소판결 을 받아, 2004. 7. 29. 울산지방법원 2004타채3573호 로 위 가압류를 본압류로 전이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2.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포산건설과 피고 사이에 운송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먼저, 포산건설과 피고와의 사이에 직접 이 사건 공사를 위한 운송계약이 체결되어 포산건설이 피고에 대하여 운송료 지급채권을 갖고 있으므로, 피고는 위 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인 원고에게 위 채권액 상당의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포산건설과 피고와의 사이에 운송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임채봉, 안대식에게 하도급하고, 임채봉이 다시 포산건설에게 이 사건 공사를 재하도급한 사실은 위에서 살핀 바와 같다).

나. 피고가 원고의 운송료 채권에 대한 지급을 보증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또, 피고가 원고의 포산건설에 대한 운송료 채권의 지급을 보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3, 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가 직접 포산건설에 운송료 채권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소외 임채봉 및 그 하수급업자인 포산건설과의 사이에 원고의 임채봉에 대한 하도급대금을 직접 임채봉의 하수급업자인 포산건설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으므로, 피고는 포산건설의 임채봉에 대한 운송료 채권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에 따라 포산건설의 피고에 대한 운송료 채권을 압류하고 추심명령을 받은 원고에게 위 채권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관련 규정

① 발주자는 원사업자의 파산·부도 등의 이유로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 또는 시공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와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 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③ 발주자는 제1항 의 규정에 불구하고, 원사업자가 당해 하도급계약과 관련하여 수급사업자가 임금, 자재대금 등의 지급을 지체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 당해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중지를 요청한 경우에는 당해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

법 제14조(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때는 다음과 같다.

1. 원사업자의 파산·부도가 있거나 사업에 관한 허가·인가·면허·등록 등이 취소되어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

2.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가 합의한 때

3. 원사업자가 법 제13조(하도급대금의 지급 등) 제1항 또는 제3항 의 규정에 의하여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

4. 원사업자가 법 제13조의2(건설하도급대금의 계약이행 및 대금지급보증)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

②, ③ 생략

(3) 판 단

살피건대, 민법상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도급계약은 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의 하도급계약과는 별개의 계약으로서 원칙적으로 하수급인과 도급인 사이에서는 직접 계약상의 권리·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수급인이 도급인에 대하여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 구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르면,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가 합의한 때’에는 발주자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하고, 이때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와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 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3, 4, 6호증의 기재, 증인 정호원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현장소장이던 소외 이청천은 2003. 10. 29. “이 사건 공사 현장의 2003. 10. 6.부터 공사마감일까지 사토운반에 관한 운반비는 피고에서 정한 규정에 의한 토사 운반책임자 안대식, 임채봉 이하 위임장을 대동한 대표자와 같이 한 자리에서 대금을 지급할 것을 협약한다.”는 취지의 ‘덤프 운행비에 관한 협약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2003. 12. 2.에는 포산건설의 부사장으로 재직하였던 소외 정호원 및 원고에게 24,661,075원을 직접 지급하고 난 후, 12,000,000원을 2003. 12. 3. 원고의 대표이사인 정병기의 구좌에 입금하기로 약정하고 이를 이행하기도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나, 위 덤프 운행비에 관한 협약서가 피고, 임채봉, 안대식 및 원고 등 하수급업자들과의 3자 합의에 의한 형식이 아니고 단지 피고의 현장대리인인 이청천이 단독으로 공사대금을 임채봉의 위임장을 소지한 하수급업자들에게 직접 지급할 것을 확인한 것에 불과한 점, 을3호증의 기재 및 증인 정호원의 증언에 의하면, 임채봉은 자신이 포산건설에 대하여 지급할 운송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투면서, 피고에게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운송료를 포산건설이 아닌 임채봉에게 직접 지급하여 줄 것을 청구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 사실만을 들어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가 합의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러한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