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서울행법 2009. 8. 13. 선고 2008구단10891 판결

[최초요양불승인처분취소] 항소[각공2009하,1808]

판시사항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성립한 근로자가 중국에 있는 자회사에 파견되어 근무하다가 쓰러져 뇌내출혈 등의 진단을 받고 요양을 신청한 사안에서,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성립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여전히 유지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성립한 근로자가 중국에 있는 자회사에 파견되어 근무하다가 쓰러져 뇌내출혈 등의 진단을 받고 요양을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자에 대한 요양을 불승인한 사안에서, 근로자의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관계, 급여관계, 인사관리관계, 산재보험료 납부관계 등에 비추어, 전형적인 해외출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그 사업주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성립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여전히 유지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성정찬)

피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9. 6. 25.

주문

1. 피고가 2008. 5. 7. 원고에 대하여 한 최초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3. 2. 1. 소외 1 주식회사에 입사한 후 2000. 12. 11.부터 중국 산동성 연태경제기술개발구 3-5에 있는 소외 1 주식회사 자회사인 소외 2 유한공사에 파견되어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2007. 7. 29. 06:30경 쓰러져 연대위황딩병원에서 ‘뇌내출혈, 중대뇌동맥의 거미막하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고 피고에게 요양을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2008. 5. 7. 원고는 해외파견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대한민국 밖의 지역에 위치한 소외 2 유한공사에서 업무를 수행하다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요양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5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받은 점, ② 1995. 7. 1.부터 2005. 7. 1.까지 소외 1 주식회사 충주공장에 소속되어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 가입되어 있었고, 2007. 7. 1.부터 2007. 9. 1.까지는 소외 1 주식회사에 소속되어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 가입되어 있었던 점, ③ 소외 1 주식회사는 원고의 임금총액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피고에게 산재보험료를 납부한 점, ④ 원고의 근무관리, 인사관리 등은 소외 1 주식회사에서 이루어진 점, ⑤ 소외 2 유한공사는 실질적으로는 독립성이 없고 소외 1 주식회사의 하부조직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원고는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국내의 사업에 소속되어 국내 사업주인 소외 1 주식회사의 지휘에 따라 근무한 것이다(원고가 주위적으로 해외출장자이고 예비적으로 해외파견자라고 주장하는 취지는 이러한 취지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라고 한다) 제6조 는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에 적용한다. 다만, 사업의 위험률·규모 및 사업장소 등을 참작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국외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을 포함하는지에 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은 노동부장관이 관장하고 법에서 정하여진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사업주가 당연히 보험에 가입되며 보험료가 일률적으로 정하여지고 또 강제적인 방법으로 보험료를 징수할 수 있는 공공보험이고,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는 국외의 사업에 대하여 이른바 해외근재보험의 특례를 정하고 있으며, 제88조 는 해외파견자에 대하여 근로복지공단에 보험가입신청을 하여 승인을 얻은 경우에 비로소 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 에서 말하는 사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8두18503 판결 참조).

한편, 해외파견자의 산업재해에 관하여는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8조 제1항 에 따른 승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일반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나, 국내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성립한 근로자가 국외에 파견되어 근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근무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았을 때 단순히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당해 사업의 사용자의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경우라면, 국내 사업의 사업주와의 사이에 성립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여전히 유지되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아야 하며( 위 98두18503 판결 참조), 이는 구체적으로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관계, 급여관계, 인사관리관계, 산재보험료 납부관계, 국내사업으로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거나 또는 확실하게 예상되는지 여부 및 국내복귀까지의 기간 등의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따라서 원고의 근무실태를 살펴본다.

(가) 소외 2 유한공사의 설립경위 및 운영형태

소외 1 주식회사는 전선 및 트랜스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2000. 5.경 국내의 인건비 상승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고려하여 전선생산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5. 11.경 중국 산동성 연태경제기술개발구 3-5에 소외 2 유한공사를 설립하였다. 소외 2 유한공사는 소외 1 주식회사가 100% 투자한 법인으로 에나멜전선을 제조·판매하는 법인이다. 소외 1 주식회사는 2000. 12. 11. 소외 2 유한공사를 운영하기 위하여 원고와 소외 3을 파견하였다. 원고와 소외 3 이외의 나머지 생산직원은 모두 중국인 근로자들이다.

(나) 지위·명령의 주체

소외 2 유한공사의 법정대표자는 소외 1 주식회사 대표이사 소외 4이다. 파견 이후(2001. 3.부터 2004. 6. 30.까지) 원고는 소외 2 유한공사의 공장설비 설치 및 관리업무를 담당하였고, 소외 3은 현지 직원의 채용과 관리 및 제품생산, 품질관리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05년경부터 총경리로 승진하여 소외 2 유한공사 공장 전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소외 1 주식회사는 평상시 전화, 팩스, 메일로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업무적으로 국내 임원이 중국으로 출장을 나가기도 하였다. 소외 1 주식회사는 소외 2 유한공사를 중국공장으로 취급하고 있다.

(다) 인사관리

원고는 1992. 2.경 소외 1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 2000. 12. 11. 소외 1 주식회사의 인사발령으로 소외 2 유한공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원고에 대한 인사관리는 소외 1 주식회사에서 하였다.

(라) 급여관계

원고는 국내은행에 개설된 원고 명의 계좌로 매월 25일 소외 1 주식회사로부터 급여를 지급받고 있다. 이 외에 원고는 파견수당 및 제반 비용 명목으로 월 800달러 정도를 소외 2 유한공사로부터 지급받았다. 또한 소외 1 주식회사는 중간정산형식으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마) 산재보험료 납부관계

소외 1 주식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해외사업장 파견근로자로서 산재보험에 가입하지는 않았으나, 원고를 포함하여 소외 1 주식회사와 관련한 산재보험료는 모두 납부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4호증의 1, 갑 제13호증의 1, 2, 을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소외 1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앞서 본 지휘감독관계, 급여관계, 인사관리관계, 산재보험료 납부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전형적인 해외출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근로의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소외 1 주식회사의 국내의 사업에 소속하여 그 지휘에 따라 근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는 소외 1 주식회사와의 사이에 성립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가 여전히 유지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계 법령 : 생략]

판사 전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