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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다64112 판결

[용역비][미간행]

판시사항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하여 설립된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효력(=무효)

[2]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에서 말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의 의미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거원

피고, 상고인

전포1-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강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은 제24조 제3항 제5호 에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한편 제85조 제5호 에서 제24조 의 규정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제24조 제3항 각 호 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을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에서 총회 의결을 거치도록 한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도시정비법에 의해 설립된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5112 판결 등 참조).

한편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에서 말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이라 함은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금원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이 되는 계약을 의미한다 .

2.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고가 2006. 4.경 피고의 전 조합장인 소외인과 체결한 교통영향평가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에 기하여 용역대금 2,200만 원의 지급을 구하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은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의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위 소외인은 조합 총회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은 도시정비법에 위배되어 그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용역계약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피고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여 조합 총회의 의결을 필요로 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한 피고의 주장·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에 의하여 그 용역대금의 지급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이미 피고의 조합규약 내지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당연히 수반되는 비용의 지출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도시정비법에서 말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하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관하여 조합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이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 사건 용역계약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만 무효라는 취지로 판단하여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조합원 총회 의결사항을 규정한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 에 위반한 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 김용덕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