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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8. 12. 27. 선고 2018헌마388 결정문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문] [전원재판부]

사건

2018헌마388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

김○국

대리인 변호사 안병근

피청구인

청주지방검찰청 검사

선고일

2018.12.27

주문

피청구인이 2018. 3. 27. 청주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3300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3. 27. 피청구인으로부터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청주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33000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7. 10. 1. 03:00경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에 있는 ‘○○’ 주점 인근에서, 피해자 허○우의 폭행에 대항하여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어깨부위를 때려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 4. 13.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허○우와 말다툼을 하다가 허○우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여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을 뿐, 허○우의 멱살을 잡거나 주먹으로 허○우의 얼굴이나 어깨부위를 때린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피청구인이 피의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허○우(22세)는 유○현, 박○현과 친구 사이이고, 청구인은 허○우 일행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이다.

(2) 2017. 10. 1. 03:00경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에 있는 ‘○○’ 앞 노상에서 허○우가 던진 인형이 청구인의 친구인 전○기의 다리에 맞게 되었는데, 이 때 전○기가 오히려 허○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였다.

(3)전○기가 허○우에게 사과하는 말을 들은 청구인이 전○기에게 “니가 왜 사과를하느냐”라고 말하자, 이를 들은 허○우가 청구인에게 “니가 뭔데, 상관이야”라고 시비를 걸면서청구인과 허○우가 상호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4)청구인과 허○우가 상호 시비를 하는 과정에서, 허○우의 일행인 유○현, 박○현은 허○우를만류하는 한편 위 시비에 가세하였고, 청구인의 일행인 전○기, 김○명도 청구

인을 만류하다가 위 시비에 가세하게 되었다.

(5) 위 시비과정에서 허○우와 그 일행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청구인은 약 28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흉쇄골절인대손상 등의 상해를, 전○기는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요부 염좌 등의 상해를 각 입었다.

(6) 피청구인은 2018. 3. 27. 허○우에 대하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으로 약식명령을 청구하고, 허○우의 일행인 유○현, 박○현에 대하여는같은 죄명으로 각 기소유예처분을 하는 한편, 청구인에 대하여는 폭행으로 기소유예처분을하였다.

나. 검토

(1)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피의사실과 같이 허○우에게 폭행을 가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피의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청구인과 허○우가 서로 멱살을 잡고 하쿠야바 시장 방향으로 갔고 그 곳에서 청구인이 먼저 주먹으로 허○우의 얼굴과 어깨부위를 때렸다는 취지의 허○우와 그 일행인 유○현, 박○현의 각 진술, 허○우와 청구인이 서로 멱살을 잡았다는 김○명의 경찰 1차 진술 및 얼굴 부위에 상처가 있고 외력에 의하여 약간 늘어진 상의를 입고 있는 허○우의 피해 부위를 촬영한 사진이 있다.

(3) 먼저 허○우, 유○현, 박○현의 각 진술과 김○명의 경찰 1차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본다.

허○우와 그 일행들로부터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였을 뿐, 허○우를 폭행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는 청구인의 일관된 진술, 시종일관 청구인 옆에 있었는데 자신이청구인을 붙잡고 있어서 청구인이 허○우를 때릴 수가 없었다는 청구인의 위 진술에 부합

하는전○기의 진술,허○우와 청구인이 서로 멱살을 잡는 것을 허○우나 그 일행들이 키가 커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김○명의 경찰에서의 2차 진술, 객관적인 목격자로서 어떤 남자(허○우)가 상대방(청구인)을 때려 상대방이 넘어지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넘어진 사람을 밟았다는 허○우, 유○현, 박○현의 위 각 진술에 배치되는 최○명, 신○일의 각 진술 및 청구인과 허○우가 서로 멱살을 잡고 하쿠야바 시장 쪽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청구인과 전○기가 먼저 가고 허○우와 그 일행들이 뒤따라가는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 등에 비추어 볼 때, 허○우, 박○현, 유○현의 각 진술 및 김○명의 경찰 1차 진술은 당시 상황에 대하여 일부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거나 왜곡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선뜻 믿기 어렵다.

(4) 그리고 허○우의 피해 부위를 촬영한 사진은 당시 경찰이 도착하자 허○우 일행이 뒷건물로 들어가서 허○우의 입술을 뜯었고 그 피를 옷에 묻히는 모습을 보았다는 김○명의 경찰 1차 및 2차 진술,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허○우의 상의가 늘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사진 영상만으로는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

결국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자의적인 증거판단, 수사미진의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유남석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이은애

재판관 이종석

재판관 이영진

재판관 김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