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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대법원 2012.7.12.선고 2010다12296 판결

손해배상(의)

사건

2010다12296 손해배상 ( 의 )

원고,피상고인

1. 조■■

2. 조□□

원고 2는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조■■

원고들 주소 대구 />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생략

피고,상고인

김○○

수원시 />

소송대리인 변호사 생략

원심판결

대구고등법원 2010. 1. 13. 선고 2009나4221 판결

판결선고

2012. 7. 12 .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의사가 진찰 · 치료 등을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 · 신체 · 건강을 관리하는 의료행위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행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따라서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의사가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에서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기초하여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이를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2013 판결 등 참조 ) .

나.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

이 ( 이하 ' 망인 ' 이라고 한다 ) 은 2007. 3. 9. 임신 6주 6일 진단을 받고 그 무렵부터 2007. 5. 17. 까지 산전 진찰을 받았는데 위 기간 동안에는 산전 진찰 결과 특이 소견이 없었고, 망인은 2007. 6. 21. 부터 ' △△△ 산부인과 ' 를 운영하는 의사인 피고로부터 정기적으로 산전 진찰을 받았다. 망인이 2007. 6. 21. ( 임신 21주 4일 ) 피고로부터 산전 진찰을 받을 당시 체중은 64. 7kg였는데, 2007. 7. 19. ( 임신 25주 4일 ) 에는 체중이 68. 6kg으로 증가하고 혈압이 138 / 57㎜Hg에 이르자 피고는 망인에게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할 것을 말하였다. 그 후 망인이 산전 진찰을 받은 2007. 8. 23. ( 임신 30주 4일 ) 에 체중이 75. 3kg으로 증가하고 혈압이 138 / 73㎜Hg에 이르자, 피고는 망인에게 체중 증가, 혈압 상승, 부종, 두통, 시력저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내원할 것과 가벼운 운동을 하고 물을 조금 섭취하며 단백질을 많이 섭취할 것을 권유하였다 .

망인이 다시 산전 진찰을 받은 2007. 9. 7. ( 임신 32주 5일 ) 에는 체중이 78. 4kg으로 증가하고 혈압이 138 / 85㎜Hg에 이르자 ( 처음 측정한 혈압은 142 / 92㎜Hg이었다 ), 피고는 망인에게 부종, 두통, 호흡곤란, 체중 증가, 시력저하의 현상이 나타나면 내원할 것을 권유하였다 .

망인은 2007. 9. 14. ( 임신 33주 5일 ) 밤에 호흡곤란으로 피고의 병원에 내원하였는데, 내원 당시 망인의 혈압은 190 / 110㎜Hg이었고 함요부종이 심한 상태였으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자간전증 ( 子痛前症 ) 으로 진단하고 ▲▲▲ 대학교 구미병원으로 망인을 전원시켰다. 망인이 같은 날 01 : 25경 ▲▲▲대학교 구미병원에 전원되어 위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망인의 혈압은 240 / 120㎜Hg이었고, 구토를 1회 하였으며, 태아의 심박동은 분당 100회 이하로 저하되는 등 심한 자간전증 등이 나타났다. 위 병원에서는 같은 날 01 : 59경 망인에 대하여 응급제왕절개술을 시행하였고, 망인은 원고 조□□을 분만하였다. 위 수술 이후 망인은 24시간 내에 여러 차례 경련을 하며 단백뇨가 3 + 로 나타나는 등 자간증으로 진행되었다. 그 이후 파종성 혈관내 응고장애, 간부전, 급성 신부전, 폐부종 등 합병증이 발생하였고, 폐부종이 악화되어 2007. 9 .

16.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이 발생하였다. 이로 인한 호흡부전과 함께 동반된 폐렴이 항생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아니하고 패혈증으로 악화되어 망인은 2007. 9. 26. 03 : 55경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였다 .

다. 원심은 이를 기초로 하여, 망인이 피고로부터 산전 진찰을 받는 동안 2007. 6 .

21. 에서 2007. 7. 19. 까지 4주 동안 체중이 3. 9kg, 2007. 7. 19. 부터 2007. 8. 23. 까지 5주 동안 체중이 6. 7kg, 2007. 8. 23. 부터 2007. 9. 7. 까지 2주 동안 체중이 3. 1kg이 증가하여 임신 후반기에 급격히 체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고, 임신 후반기인 2007. 7 .

19. 부터 2007. 9. 7. 까지 확장기 혈압이 90㎜Hg 미만으로서 정상 범위 내에 있기는 하였지만, 57㎜Hg, 73㎜Hg, 85㎜Hg으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여 망인에게 자간전증의 발생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징후가 나타났으므로, 망인의 산전 진찰을 담당한 피고로서는 망인에게 자간전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을 가지고 이를 진단하기 위한 기본적 검사인 단백뇨 검사를 시행함과 아울러 집중 관찰을 위하여 적어도 3 ~ 4일 간격으로 외래로 방문을 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단지 중증 자간전증의 증상인 두통, 호흡곤란,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에 오라는 지시만 하였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

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나, 자간전증의 진단 및 처치에 있어서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의료행위에 관하여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으므로,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쪽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822 판결 등 참조 ) .

나.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인정사실을 기초로 망인의 사망에 근접한 시점에서 피고의 의료상의 과실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의 의료상의 과실 이외에 망인의 기왕증, ▲▲▲ 대학교 구미병원 담당의의 의료상의 과실 등 다른 원인이 개재되었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도 없는 한편, 피고는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자신의 의료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 대한 입증을 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의 의료상의 과실과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는 추정된다고 판단하였다 .

그리고 원심은, 망인의 사인이 피고의 의료행위와는 무관한 ▲▲▲ 대학교 구미병원에서 인공호흡기 치료 도중 발생한 감염성 질환인 폐렴에 의한 패혈증이라고 하더라도 망인에게 자간증으로 인한 폐부종 등 합병증이 악화되어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이 발생하였고, 위 호흡부전과 함께 동반된 폐렴이 패혈증으로 악화되어 망인이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점, 자간증의 주요 합병증으로 흡인성 폐렴, 폐부종 등이 있는 점, 자간전증이나 자간증에 의해 폐부종이 발생한 경우 그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이차적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어 폐렴이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을 들어 피고의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의 추정이 깨졌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인과관계의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대법관

재판장 대법관 이상훈

주 심 대법관 양창수

대법관김용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