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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20.5.21. 선고 2020노90 판결

중상해(인정된죄명:상해치사)

사건

2020노90 중상해(인정된 죄명: 상해치사)

피고인

A

항소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양현세(기소), 이영화(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안정 담당변호사 김신애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9. 12. 20. 선고 2019고합147 판결

판결선고

2020. 5. 21.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양형부당)1)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피고인은 동거 중인 피해자가 피고인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늦게 답장하고 당장 집으로 들어오라는 피고인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야에 인적이 드문 장소로 피해자를 데려가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무참히 때려 외상성 뇌손상에 의한 고도 뇌부종, 뇌경색 등의 상해를 가하고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 머리와 얼굴, 팔, 다리, 손 등에서 다수의 멍과 표피 박탈이 발견되고 왼쪽 갈비뼈에서 다발성 골절이 확인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수차례에 걸쳐 상당히 강력한 힘으로 피해자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2권 2~5면), 피고인은 이와 같은 폭력 행사로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가 필요한 상태였음을 충분히 인식하였으면서도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주거지로 옮긴 후 약 20여 시간 동안 피해자를 구호하기 위한 노력이나 조치 등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하였다. 이후 피해자는 피고인의 신고로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던 중 사망에 이르게 되었는데, 피해자의 상해 부위와 정도, 이 사건 범행 시각과 119 구급대원이 피해자를 발견한 시각, 사망 시기, 피고인이 피해자를 주거지로 옮길 때까지는 피해자에게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권 529면) 등에 비추어 보면, 신속한 구호나 병원 후송 등이 조치가 있었더라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방법, 범행 전후의 정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범행은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한편 피해자의 유족에게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범죄피해 구조금(유족구조금) 29,801,455원이 지급되었을 뿐,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의 유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폭력범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은 평소에도 피해자가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하면서 자신의 연락을 잘 받지 않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있던 중 다소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가족관계, 사회적 유대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그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과 아래 양형의 이유에서 보는 처단형,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원심이 양형기준에서 정한 권고형의 상한 범위를 훨씬 초과하는 형을 선고한 점2)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증거의 요지에 '1. 피고인의 당심 법정진술'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 ~ 30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폭력범죄 > 01. 일반적인 상해 > [제3유형]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잔혹한 범행수법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가중영역, 징역 4년 ~ 8년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8년

앞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배준현

판사 표현덕

판사 김규동

주석

1) 피고인의 변호인은 항소이유서에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하였으나, 피고인과 변호인은 당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위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하였다.

2) 원심은 이 사건 범죄의 유형인 '폭력범죄 > 01. 일반적인 상해 > [제3유형]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잔혹한 범행수법'의 특별양형인자가 있다고 보아 권고영역을 '특별가중 영역'으로, 권고형의 범위를 '징역 4년~12년'으로 인정한 후 피고인에게 권고형의 최상한인 징역 12년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폭력범죄의 양형기준에서 규정하고 있는 양형인자의 정의에 따르면 특별양형인자인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는 '피해자에 대한 보복·원한, 증오감에서 범행을 저지른 경우', '범행 자체를 즐겨서 저지른 경우',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 사건은 범행의 동기,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요소들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의 양형에 있어 고려할 수 있는 특별양형요소는 '잔혹한 범행수법'이 유일하므로, 아래 '양형의 이유' 부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의 권고영역과 권고형의 범위는 '가중영역, 징역 4년~8년'으로 봄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