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당시 ‘각자 바쁘니, 그냥 가자’는 취지의 피해자 말을 믿고 차량을 운전하여 간 것이므로 도주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교통사고는 극히 경미하여 도로상에 파편물이 비산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의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었다.
다.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때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태양 및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되, 그 정도는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
할 것인바, 교통사고를 야기한 운전자가 피해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아니한 채 사고 후 즉시 차량을 운전하여 현장을 이탈하는 경우에는 위 도주의 운전 자체는 물론, 이를 제지하거나 뒤쫓아 갈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자의 추격 운전으로 말미암아 또 다른 교통상의 위험과 장애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 법에서 정한 필요한 조치를 다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이는 위 사고로 인하여 피해 차량이 경미한 물적 피해를 입은 데 그치고 파편물이 도로상에 비산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9567 판결, 대법원 2009. 2. 25. 선고 2009도11057 판결 등 참조).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