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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2010. 5. 19.자 2009카합807 결정

[옹벽철거및공사금지가처분] 항고[각공2010하,1033]

판시사항

[1] 지방자치단체가 토지 소유자 갑과 그 주변 토지 소유자 을 사이에 성립한 조정에 따라 지역권설정등기가 마쳐진 통행로에 포장공사를 하면서 주변에 옹벽을 설치하였는데, 그 일부가 위 지역권을 침범하여 이를 철거하려 하자 지역권자인 갑이 그 부분 옹벽에 대한 철거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갑에게는 지역권 침범 부분 옹벽의 철거를 막을 수 있는 권리가 없으므로 위 가처분신청은 피보전권리가 없다고 한 사례

[2] 어느 토지의 소유자가 공로에 이르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하여 그 주변 토지의 소유자로부터 통로에 관한 지역권을 설정받거나 그 통로를 임차한 경우,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3] 토지 소유자 갑과 그 주변 토지 소유자 을 사이에 ‘갑에게 을 소유 토지의 일정 범위에 관하여 주위토지통행권이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조정이 성립함으로써 주위토지통행권의 범위가 정해졌다고 볼 수 있으므로, 갑은 위 조정에서 인정된 범위 내에서 주위토지통행권을 갖는 것이고, 갑은 위 조정에서 인정된 범위를 벗어나 주위토지통행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1] 토지 소유자 갑과 그 주변 토지 소유자 을 사이에 ‘갑에게 을 소유 토지의 일정 범위에 관하여 주위토지통행권이 있음을 확인하고 그 통행로에 지역권을 설정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하고 그에 따라 지역권설정등기가 마쳐진 후, 지방자치단체가 그 통행로에 포장공사를 하면서 주변에 옹벽을 설치하였는데, 그 일부가 위 지역권을 침범하여 이를 철거하려 하자 지역권자인 갑이 그 부분 옹벽에 대한 철거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갑에게는 지역권 침범 부분 옹벽의 철거를 막을 수 있는 권리가 없으므로 위 가처분신청은 피보전권리가 없다고 한 사례.

[2] 어느 토지 소유자가 공로에 이르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하여 그 주변 토지의 소유자로부터 통로에 관한 지역권을 설정받거나 그 통로를 임차하였다면, 그 통로가 그 토지의 용도에 필요한 통로로서 사용될 수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3] 토지 소유자 갑과 그 주변 토지 소유자 을 사이에 ‘갑에게 을 소유 토지의 일정 범위에 관하여 주위토지통행권이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조정이 성립함으로써 주위토지통행권의 범위가 정해졌다고 볼 수 있으므로, 갑은 위 조정에서 인정된 범위 내에서 주위토지통행권을 갖는 것이고,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통행로에 지역권이 똑같이 설정되어 있으므로, 갑은 위 조정에서 인정된 범위를 벗어나 주위토지통행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신청인

신청인

피신청인

보은군 (소송대리인 서원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김교형)

주문

1.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신청인이 부담한다.

피신청인은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곡리 248-3 전 2,631㎡ 중 별지 도면 표시 ①, ②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부분에 설치된 옹벽을 철거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신청인은 위 토지 중 별지 도면 표시 ③, ④, ⑤, ⑥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부분에 옹벽을 설치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유

1. 인정 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토지의 소유 현황

(1) 신청인은 그 소유인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곡리 산 23 임야 773,509㎡(‘회인면’은 2007. 10. 1. 행정구역명칭 변경 전에는 ‘회북면’이었다. 이하 같다. 위 용곡리 산 23 임야 773,509㎡는 2008. 9. 17. 위 용곡리 산 23 임야 773,367㎡와 위 용곡리 산 23-4 임야 142㎡로 분할되었다)와 위 용곡리 10-1 대 343㎡에서 ‘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2) 소외 1은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곡리 248-3 전 2,631㎡(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와 위 용곡리 248-1 전 2,172㎡, 위 용곡리 248-2 전 1,336㎡(이하 이 사건 토지와 위 용곡리 248-1 전 2,172㎡, 위 용곡리 248-2 전 1,336㎡를 ‘이 사건 토지 등’이라 한다)를 소유하고 있다.

나. 신청인과 소외 1 사이의 조정 성립

(1) 피신청인은 2005. 5.경 이 사건 토지 등 용곡리 일대의 토지에 농로 확·포장공사를 시행하였는데, 신청인은 위 공사에서 이 사건 토지 등을 통과하여 ○○농장에 이르는 통행로를 확보하려고 하였다.

(2) 그런데 소외 1이 이 사건 토지 등에 대하여 사용승낙을 해 주지 않자, 신청인은 2006. 6. 22. 소외 1과 소외 2(이하 ‘ 소외 1 등’이라 한다)이 통행로 포장공사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소외 1 등을 상대로 청주지방법원 2006가합2220호 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3) 신청인과 소외 1 등은 2007. 5. 15. 위 소송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조정하였다.

① 소외 1 등은 신청인에 대하여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곡리 산 23 임야 773,509㎡ 및 위 용곡리 10-1 대 343㎡(이하 ‘ ○○농장 토지’라 한다)를 위하여 별지 목록 기재 토지 부분(이하 ‘이 사건 통행로’라 한다)에 관하여 신청인이 주위토지통행권이 있음을 확인하고, 신청인이 이 사건 통행로를 통행하는 데 방해되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아니 하며, 신청인이 이 사건 통행로 포장공사를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한다.

② 소외 1은 신청인에게 이 사건 통행로에 관하여 ‘목적 : 통행, 기간 : 영구, 지료 : 무료, 요역지 : ○○농장’인 지역권설정등기절차를 이행한다.

③ 신청인은 소외 1에게 1,500만 원을 지급하고, 소외 1에게 신청인의 처 소외 3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는 충북 보은군 회인면 용곡리 290 답 539㎡에 관하여 화해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한다.

④ 신청인은 이 사건 통행로의 외측으로 경계턱을 설치하는 등 이 사건 통행로의 사용으로 인하여 소외 1 등과 다른 사람 소유의 인근 토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한다.

⑤ 위 ②항의 의무와 위 ③, ④항의 의무는 동시에 이행한다.

(4) 위 조정에서 신청인에게 지역권과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된 이 사건 통행로는 똑같은 장소이고, 그 폭이 약 4m이다.

(5) 신청인은 요역지인 ○○농장 토지를 위하여 승역지인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 2007. 8. 27. ‘남, 서측 602㎡’를 범위로 하여 통행을 목적으로 한 지역권설정등기를 마쳤다.

다. 피신청인의 옹벽설치공사

(1) 피신청인은 그 후 통행로 포장공사를 하였는데, 그에 따라 이 사건 토지에 현재 개설되어 있는 도로는 신청인의 지역권이나 주위토지통행권이 미치는 부분과는 위치가 약간 다르다.

(2) 위 통행로 포장공사 이후 이 사건 토지에 비탈면이 생기자, 피신청인은 2007년 말경 이 사건 통행로의 남쪽에 옹벽 공사를 마쳤는데, 위 옹벽은 신청인의 지역권 또는 주위토지통행권의 경계보다 더 남쪽으로 내려와 설치되었고, 다만 별지 도면 표시 ①, ②의 각 점을 순차로 연결한 부분에 설치된 옹벽(이하 ‘남쪽 옹벽 중 침범 부분’이라 한다)은 신청인의 지역권이 미치는 토지 안쪽까지 들어와 있다.

(3) 그 후 신청인과 소외 1 사이에 옹벽의 위치에 대하여 분쟁이 생기자, 피신청인은 2009. 10. 19. ‘남쪽 옹벽 중 침범 부분’을 철거하고 지역권이 미치는 토지를 벗어난 곳에 옹벽을 설치하기로 결정하였다.

(4) 그런데 신청인은 2009. 11. 12. 피신청인에게 ‘옹벽 철거 금지 및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였고, 이에 피신청인은 위 옹벽 철거공사를 중단하고 있다.

라. 북쪽 옹벽 공사 현황

(1) 피신청인은 이 사건 통행로의 북쪽에도 옹벽을 설치하려고 하였으나, 신청인은 경계턱 높이 이상의 옹벽을 설치하면 신청인의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임산물을 운반할 40피트 냉장용 컨테이너를 실을 약 16 내지 18m 장축 트레일러, 중장비 및 대형 조경수를 실은 대형트럭의 통행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2) 이에 따라 피신청인은 2009. 10. 21. 북쪽 옹벽을 신청인의 지역권 또는 주위토지통행권이 미치는 범위 바깥 지역에 설치하기로 결정하였으나, 신청인은 2009. 11. 23. 북쪽 옹벽 공사의 중지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자, 신청인이 북쪽 옹벽 공사를 중단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신청인은, ‘남쪽 옹벽 중 침범 부분’을 철거하여서는 아니 되고, 북쪽 옹벽을 설치하는 경우 신청인의 차량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므로, 조정조서에 따라 인정된 지역권 또는 주위토지통행권에 기하여 북쪽 옹벽을 설치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남쪽 옹벽 중 침범 부분’의 철거 금지 청구에 관한 판단

신청인으로서는 피신청인이 남쪽 옹벽을 철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권리가 없으므로, ‘남쪽 옹벽 중 침범 부분’에 관한 이 사건 신청 부분은 피보전권리가 없다.

나. 북쪽 옹벽 공사 금지 청구에 관한 판단

(1) 지역권의 범위와 그 침범 여부

신청인은 위와 같이 지역권설정등기를 하였으므로, 지역권은 그 등기에 기재된 범위에서 인정된다. 피신청인이 설치하려고 하고 있는 북쪽 옹벽이 신청인의 지역권을 침범할 것이라고 볼 자료가 없다.

(2) 주위토지통행권의 범위와 그 침범 여부

민법 제219조 에 의하면 “어느 토지와 공로 사이에 그 토지의 용도에 필요한 통로가 없는 경우”에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된다고 정하고 있는데, 주위토지통행권은 어느 토지가 타인 소유의 토지에 둘러싸여 공로에 통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이미 기존의 통로가 있더라도 그것이 당해 토지의 이용에 부적합하여 실제로 통로로서의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에도 인정된다( 대법원 1994. 6. 24. 선고 94다14193 판결 참조). 이 때 주위토지통행권의 범위는 통행권을 가진 자에게 필요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주위토지 소유자의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다33433, 33440 판결 참조).

한편, 토지 소유자가 다른 곳이 이미 토지의 용도에 필요한 도로가 있는 경우에 그 통로를 사용하지 않고 더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장소를 통행하지 못하고, 주위토지통행권이 있어서 통행을 하는 경우에도 가장 손해가 적은 장소와 방법을 선택하여 통행을 하여야 한다( 대법원 1976. 5. 11. 선고 75다2338 판결 참조). 만일 어느 토지 소유자가 공로에 이르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하여 그 주변 토지의 소유자로부터 통로에 관한 지역권을 설정받거나 그 통로를 임차하였다면, 그 통로가 그 토지의 용도에 필요한 통로로서 사용될 수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위 1.나.(3)에서 본 바와 같이 신청인과 소외 1 사이에 청주지방법원 2006가합2220호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2007. 5. 15. ‘신청인이 이 사건 통행로의 범위에서 주위토지통행권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조정이 성립하였다. 신청인의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범위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분쟁이 있었는데, 위 소송절차에서 위와 같이 조정이 성립함으로써 그 범위가 정해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신청인은 특별한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위 조정에서 인정된 범위 내에서 주위토지통행권을 갖는 것이고, 또한 이 사건에서는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이 사건 통행로에 관하여 지역권이 똑같이 설정되어 있으므로, 신청인에게 위 조정에서 인정된 범위를 벗어나 주위토지통행권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3) 지역권 또는 주위토지통행권에 대한 방해 여부

신청인의 주장에 따르면 피신청인이 이 사건 통행로의 바깥에 북쪽 옹벽을 설치함으로써 신청인의 위 주위토지통행권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신청인의 지역권이나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는 범위는 폭이 약 4m인 이 사건 통행로로서 차량이 통행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피신청인이 북쪽 옹벽 설치공사를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신청인의 지역권을 침해하거나 주위토지통행권의 행사를 방해한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이 부족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보전의 필요성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별 지] 도면 등 : 생략]

판사 전현정(재판장) 안태준 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