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부과처분취소][미간행]
[1]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유예기간이 지나도록 실명등기 등을 하지 않고 있는 기존 명의신탁자에게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의2 단서가 규정한 과징금 감경요건인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 시기 및 그런 목적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
[2] 과징금의 임의적 감경규정인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의2 단서의 적용에 관하여 행정청이 가지는 재량권의 한계
[2] 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5두3257 판결 (공2005하, 1634)
한성관광개발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임병일 외 4인)
용인시 기흥구청장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실명등기의 유예기간 등과 관련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11조 제1항 은 기존 명의신탁자는 원칙적으로 법 시행일(1995. 7. 1.)부터 1년의 기간 이내에 실명등기를 하도록 규정하고, 제2항 은 매각처분 등 일정한 경우 제1항 에 의한 실명등기를 한 것으로 본다고 하고, 제3항 은 “실권리자의 귀책사유 없이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제1항 및 제2항 의 규정에 의한 실명등기 또는 매각처분 등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소멸된 때부터 1년 이내에 실명등기 또는 매각처분 등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위 제3항 에 의한 유예기간의 연장을 받기 위해서는 경제적 손실의 우려 등에 의한 사실상의 제약이 아니라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한 제한에 의하여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도 할 수 없고 매각처분도 할 수 없어야 하며, 또한 명의신탁을 한 시점에서는 이러한 제한이 없었다가 그 후 법률의 개정 또는 운영상의 변동 등으로 인하여 이러한 제한이 생긴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두417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1981년경 교통부장관이 골프장용지로 전용할 수 있는 농지면적을 7,888평으로 제한한 사정만으로는 행정청이 원고로 하여금 당시 농지였던 이 사건 토지를 골프장 부지로 사용하기 위하여 명의신탁하는 행위를 용인한 것이라 볼 수 없고, 피고 등 행정청의 잘못으로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체육용지로 변경되지 아니하여 원고가 실명등기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며,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윤철윤에게 명의신탁할 당시 이미 구 농지개혁법(1994. 12. 22. 법률 제4817호 농지법 부칙 제2조로 폐지)에 의한 제한이 있었는데 이후에도 같은 제한으로 실명등기를 하지 못한 것에 불과하므로, 부동산실명법 제11조 제3항 에서 정한 “실권리자의 귀책사유 없이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실명등기 또는 매각처분 등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답에서 체육용지로 변경된 2004. 6. 25.부터 원고가 윤철윤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한 시점까지만이 의무위반기간에 해당한다는 원고 주장에 대하여,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이 사건에서는 부동산실명법 제11조 제3항 이 적용될 수 없는 이상 원고는 위 제11조 제1항 에 따라 법 시행일(1995. 7. 1.)부터 1년의 기간 이내에 실명등기를 하였어야 하고, 그 유예기간이 경과한 때로부터 의무위반기간이 진행한다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부동산실명법 제11조 제3항 의 해석이나 과징금의 부과기준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과징금 부과의 제척기간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 제11조 를 위반하여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 등을 하지 못한 기존 명의신탁자에 대하여는 제12조 제2항 에 따라 제5조 가 적용되어 해당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게 되는데, 그 과징금의 부과 및 징수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지방세입징수의 예에 의한다고 규정한 부동산실명법 시행령 제3조 제5항 등 관련 법령에 비추어 보면, 위 과징금 부과의 제척기간은 5년이고, 그 기산일은 명의신탁의 등기가 해소된 때라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4두2776 판결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명의신탁의 등기가 해소된 때는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2007. 7. 19.이고, 과징금을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그로부터 5년 내인 2010. 1. 18.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취득세 등을 납부하기 시작한 1994년경부터는 피고도 그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제척기간인 5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도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과징금 부과의 제척기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과징금 감경사유의 해당 여부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 시행령 제3조의2 단서는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부동산실명법 제5조 에 따른 과징금의 100분의 50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은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 등을 하지 아니한 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에도 적용된다( 부동산실명법 제12조 제2항 ). 그런데 기존 명의신탁자가 위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 등을 한 경우에는 그 명의신탁의 목적을 불문하고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유예기간이 경과하도록 실명등기 등을 하지 않고 있는 기존 명의신탁자에게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 즉 위 감경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유예기간이 경과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그러한 목적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또한 위 단서의 규정은 임의적 감경규정이므로, 감경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과징금 부과관청이 감경사유까지 고려하고도 과징금을 감경하지 않은 채 과징금 전액을 부과하는 처분을 한 경우에 이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행정행위를 함에 있어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행위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5두325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원고에게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없었으므로 위 단서의 규정에 따라 과징금이 감경되어야 하는데, 피고는 이러한 감경사유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처분을 하여 위법하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구 농지개혁법상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이 사건 명의신탁등기를 하였다가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에도 이 사건 골프장 운영이라는 개인적·경제적 목적에서 이 사건 명의신탁등기를 해소하지 않고 있었던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자신의 재산으로 인식하고 그 종합토지세 등을 납부하였는지에 상관없이, 원고에게는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부동산실명법상의 유예기간 내에 이 사건 명의신탁등기를 해소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구 농지개혁법 등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위 유예기간 내에 이 사건 명의신탁등기를 해소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면, ① 원고는 골프장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1973. 10. 6. 설립된 회사로서 그 무렵부터 골프장 개장을 위하여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일대 토지를 매수한 사실, ② 원고는 당시 지목이 답으로서 농지였던 이 사건 토지 또한 위 골프장의 부지로 편입할 목적으로 매입하였으나, 구 농지개혁법에 따른 농지매매증명을 받을 수 없어 1980. 6. 3. 윤철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③ 원고는 1981년경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위 보정동 일대 토지 441,504평에 관하여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는데, 이때 체육용지로 전용되는 농지는 전체 농지 40,644평 중 7,888평으로 제한된 사실(이 사건 토지의 경우 457평 중 348평으로 제한), ④ 그 후 원고는 골프장 공사를 마친 후 1984년경부터 한성컨트리클럽을 운영하였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토지도 골프장 부지로 이용되어 온 사실, ⑤ 원고와 윤철윤은 1993. 2. 20. 이 사건 토지 등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1994년경 위 매매에 따른 취득세까지 납부하였으나,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이 여전히 답으로 되어 있었던 관계로 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되고 1년이 경과하도록 실명등기를 하지 못한 사실, ⑥ 1994년경부터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종합토지세 등은 원고에게 부과되었고 원고가 이를 납부하여 온 사실, ⑦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었고 원고는 그 의견서에서 원고가 투기목적으로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니 참고하여 달라는 등의 의견을 개진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위 감경사유에 대하여는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할 당시에는 구 농지개혁법상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윤철윤 앞으로 명의신탁의 등기를 하였다고 볼 수 있지만, 당초부터 원고는 체육용지로 전용할 목적으로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한 것이고, 실제로 위 사업계획승인에 따라 이 사건 토지의 상당 부분이 체육용지로 전용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그 후 이 사건 토지 전체가 사실상 골프장 부지에 포함되어 농지, 즉 실제 경작에 사용되는 토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므로 적어도 위 유예기간이 경과한 시점인 1996. 7. 1.을 기준으로 본다면 원고에게 구 농지개혁법 등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원고가 1994년경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취득세를 납부하였고 그 후 원고에게 부과된 종합토지세 등을 납부하여 온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유예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원고에게 조세포탈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아울러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위 감경사유의 존부에 대하여 아무런 검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가 당초 구 농지개혁법상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이 사건 명의신탁등기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하여 곧바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부동산실명법 시행령 제3조의2 단서에서 정한 과징금의 감경사유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