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광주고등법원 2021. 6. 2. 선고 2020누12901 판결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취소][미간행]

원고,항소인

티앤제이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호민 외 2인)

피고,피항소인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이성주)

2021. 4. 28.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20. 7. 7. 원고에 대하여 한 3개월의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가. 제1심판결문 2면 7행의 ”기상기기“를 ”지상기기“로 고친다.

나. 제1심판결문 4면 표 아래 4행의 “이 사건 기준을”을 “이 사건 관리기준을”로 고친다.

2. 원고의 주장

가. 처분사유 부존재

1)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2항 ,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경우여야 하는데, 피고가 소외 1, 소외 2가 퇴사한 이후 원고가 수행한 용역이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정상적으로 준공처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사유는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2)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2호 가목 은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할 수 있는 부정당업자를 “입찰공고와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의 주요조건(입찰공고와 계약서에 이행을 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시한 경우에 한정한다)을 위반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에 따라 원고가 주요조건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입찰공고와 계약서 각각에 해당 조건이 주요조건이라고 명시되어 있어야 하고, 입찰공고와 계약서 각각에 해당 주요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입찰공고와 이 사건 계약에서는 ‘진단자격을 취득한 기술자 2인 이상 상시 보유’조건에 대하여 해당 조건이 주요조건이라고 명시하지 않았고, 이를 위반하면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음도 명시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등

피고는 원고에게 감경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고, 국가계약법 제27조의2 ,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의 4항 의 감경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의 해제 및 위약금 몰취 외에 추가 제재는 없을 것이라는 명시적·묵시적 의사를 표시하고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관련 법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에서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제도를 둔 취지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서 공정한 입찰 및 계약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동안 입찰참가를 배제함으로써 국가가 체결하는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가가 입게 될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5. 6. 30. 선고 2005헌가1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한편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안 되며, 그 입법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두13791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입찰공고 제3조 가항은 “진단자격을 취득한 중급 이상 기술자 2인 이상 상시 보유”를 입찰참가자격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에 관한 사항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

② 이 사건 입찰공고 제3조 다항은 “ 국가계약법 제25조의5 ,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3항 에 따라 ‘조세포탈 등을 한 자’로서 유죄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고, 입찰자는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3항 각호 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입찰시 제출하여야 하며, 만일 서약내용이 허위로 판명될 경우 계약의 해제·해지를 당할 수 있고,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③ 이 사건 관리기준은 “미신고 또는 신고누락으로 유자격 진단인력 기준인원과 장비의 결원 또는 미배치가 확인되었을 경우 기준인원 및 진단장비 미달일로부터 ‘10. 제재기준’에 따라 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제4절 8. 나항 후문, 갑 제7호증 10면),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에 관한 사항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

④ 이 사건 계약서는 “입찰공고문과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의 주요조건을 위반한 자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2호 가목 에 따라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계약상대자는 (중략) 용역입찰 유의서, 용역계약일반조건, 용역계약특수조건, 설계서 및 내용설명사항 등 모든 조건이 이 계약의 일부가 됨을 수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구체적 판단

1)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2호 가목 은 ’주요조건‘에 관하여 ’입찰공고와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의 주요조건(입찰공고와 계약서에 이행을 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시한 경우에 한정한다)‘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문언의 형식을 보았을 때 주요조건이란 그 괄호 안 내용처럼 해당 입찰공고와 계약서에 해당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시한 조건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또한 공공기관운영법, 국가계약법상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제도의 취지는 궁극적으로 계약상대방의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1항 제2호 가목 의 입법취지는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이 될 수 있는 조건과 구별하여 이에 더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까지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명시함으로써 주요조건의 경우는 계약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하여 그 계약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입찰공고와 계약서에 포괄적인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면 된다고 보게 되면 어떤 조건이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는 주요조건인지 불분명하게 되어 결국 계약상대방의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확보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해당 조건에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시하지 않았다면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2호 가목 에서 규정하는 ’주요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입찰공고, 이 사건 계약서, 이 사건 관리기준 등에는 모두 진단인력 보유 관련 기준에 관하여 규정하면서도 해당 규정을 위반하면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시하지 않았음이 인정된다(이 사건 입찰공고 제3조 다항에서 해당 조건을 위반하면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시하였으나, 이 사건 입찰공고와 이 사건 계약서에는 서두 또는 말미에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포괄적 기재만 있을 뿐이고, 진단인력 보유 관련 기준에 관한 규정 자체에는 해당 규정을 위반하면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받을 수 있음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4)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입찰공고와 이 사건 계약상 주요조건을 위반하였다는 이 사건 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주1) 위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수영(재판장) 강문경 김승주

주1) 이 사건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