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5다19827 판결

[사해행위취소][공2019상,113]

판시사항

[1] 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에 관한 민법 제666조 의 규정 취지 및 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 행사에 따라 도급인이 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공사대금채권이 양도되는 경우, 민법 제666조 에서 정한 저당권설정청구권도 이에 수반하여 함께 이전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신축건물의 수급인으로부터 공사대금채권을 양수받은 자의 저당권설정청구에 따라 도급인이 신축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1] 민법 제666조 는 “부동산공사의 수급인은 보수에 관한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부동산을 목적으로 한 저당권의 설정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부동산공사에서 그 목적물이 보통 수급인의 자재와 노력으로 완성되는 점을 감안하여 그 목적물의 소유권이 원시적으로 도급인에게 귀속되는 경우 수급인에게 목적물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부여함으로써 수급인이 사실상 목적물로부터 공사대금을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고, 이러한 수급인의 지위가 목적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지위보다 더 강화되는 것은 아니어서 도급인의 일반 채권자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해지는 것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신축건물의 도급인이 민법 제666조 가 정한 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의 행사에 따라 공사대금채무의 담보로 그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민법 제666조 에서 정한 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은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채권적 청구권으로서 공사대금채권에 부수하여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당사자 사이에 공사대금채권만을 양도하고 저당권설정청구권은 이와 함께 양도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사대금채권이 양도되는 경우 저당권설정청구권도 이에 수반하여 함께 이전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신축건물의 수급인으로부터 공사대금채권을 양수받은 자의 저당권설정청구에 의하여 신축건물의 도급인이 그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 역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인환)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동성엠앤아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센트럴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제1심판결의 원고 승소 부분을 초과하여 추가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 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욱일팔래스유통 주식회사(이하 ‘욱일유통’이라 한다)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조정의 조정조항 제1항 기재 22억 원과 제2의 다항 기재 위약금 70억 원의 합계 92억 원을 지급할 채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욱일유통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 당시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 제4점에 관하여

가. 민법 제666조 는 “부동산공사의 수급인은 보수에 관한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부동산을 목적으로 한 저당권의 설정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부동산공사에서 그 목적물이 보통 수급인의 자재와 노력으로 완성되는 점을 감안하여 그 목적물의 소유권이 원시적으로 도급인에게 귀속되는 경우 수급인에게 목적물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부여함으로써 수급인이 사실상 목적물로부터 공사대금을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고, 이러한 수급인의 지위가 목적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지위보다 더 강화되는 것은 아니어서 도급인의 일반 채권자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해지는 것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신축건물의 도급인이 민법 제666조 가 정한 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의 행사에 따라 공사대금채무의 담보로 그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78616, 7862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민법 제666조 에서 정한 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은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채권적 청구권으로서 공사대금채권에 부수하여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당사자 사이에 공사대금채권만을 양도하고 저당권설정청구권은 이와 함께 양도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사대금채권이 양도되는 경우 저당권설정청구권도 이에 수반하여 함께 이전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신축건물의 수급인으로부터 공사대금채권을 양수받은 자의 저당권설정청구에 의하여 신축건물의 도급인이 그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 역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주식회사 서광건설산업(이하 ‘서광건설’이라 한다)은 1989. 7. 26. 원고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 위에 이 사건 건물을 공사대금 219억 4,500만 원에 신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제1차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공사를 진행하다가, 원고가 1989. 8. 17. 욱일유통을 설립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인 1992. 1. 20. 욱일유통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을 공사대금 227억 7,000만 원에 신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제2차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공사를 진행하였다.

2) 서광건설은 욱일유통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공사대금 일부를 제때에 지급받지 못하자 1997. 6. 30. 제2차 도급계약을 해지한 후 원고, 욱일유통 등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98가합7678 공사대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2000. 12. 22. 법원으로부터 ‘욱일유통은 서광건설에게 1,883,648,626원과 그중 1,317,564,300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01. 1. 21.경 확정되었다.

3) 서광건설은 2010. 7. 27. 이 사건 건물의 공사대금채권 전부를 피고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채권양도양수 합의서를 작성하고, 그달 30일 욱일유통에 위 채권양도사실을 통지하였다.

4) 욱일유통은 2013. 10. 22. 이 사건 건물에 대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다음 같은 달 30일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피고, 채권최고액 100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 한다) 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대구지방법원 접수 제145228호로 위 근저당권의 설정등기를 마쳤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서광건설이 욱일유통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피고에게 양도하고, 그 양도통지를 함으로써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공사대금채권뿐만 아니라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서광건설이 욱일유통에 대하여 가지는 저당권설정청구권도 공사대금채권에 수반하여 피고에게 이전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계약 중 위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부분은 저당권설정청구권의 행사에 따른 것으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공사대금채권이 양도되는 경우 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은 소멸한다는 이유를 들어 저당권설정청구권의 행사로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계약이 모두 사해행위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민법 제666조 의 저당권설정청구권 또는 저당권설정청구권의 행사에 따른 사해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제1심판결의 원고 승소 부분을 초과하여 추가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김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