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 부부갈등, 유전적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던 자신과 아들인 피해자의 건강상태 등을 비관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이다.

부모라 하더라도 자신과 독립된 인격체인 자녀들의 생명을 임의로 거두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으므로, 생명 침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발생시킨 피고인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중대한 범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가 소뇌위축증 진단을 받은 2011년경부터 오랜기간 피해자를 보살펴 오면서 부모로서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중 2016년경 피고인에게도 피해자와 같은 병이 발병하여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자 생업을 중단하게 되었고 그로 인한 절망감과 부부갈등으로 우울증 진단까지 받게 되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극도로 불안정하고 절망적인 심리상태에서 피해자의 간호와 두 자녀들의 양육을 전담하다가 지쳐서 결국에는 자살을 결심한 뒤 자신이 자살할 경우 거동을 전혀 못하는 피해자가 처할 상황을 우려한 나머지 함께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결과적으로 자신만 살아남은 것에 대하여 깊은 죄책감과 고통을 느끼고 있고 남은 인생 또한 죄책감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고인 역시 2017년 소뇌위축증 진단을 받아 앞으로도 투병생활을 계속하여야 한다.

피해자의 어머니(피고인의 배우자)는 이 사건으로 아들을 잃게 되었음에도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