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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87. 10. 5. 선고 87르202 제1특별부판결 : 상고

[이혼청구사건][하집1987(4),773]

판시사항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진 사례

판결요지

비록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인 책임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상대배우자가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 도저히 양립할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이혼의 의사가 개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비록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인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이를 인용함이 상당하다.

청구인, 항소인

청구인

피청구인, 피항소인

피청구인

주문

원심판을 취소한다.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이혼한다.

소송총비용은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은 심판 및 심판비용은 1, 2심 모두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이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호적등본)의 기재에 의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1980.3.7.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의 부부로서 그 사이에 딸 1명을 두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호적등본), 갑 제4호증의 1 (기록표지), 2(조서), 3(보정명령), 4, 5(각 송달보고서), 6(명령), 7(이혼심판처구서), 8(접수증명원), 9(영수증), 갑 제5호증의 1, 2(각 판결), 갑 제9호증의 1(사건송치서), 2(고소장), 3, 5(각 고소인진술조서), 6(영수증), 7, 8(각 피의자신문조서), 10(하소기록표지), 11, 13, 14(각 공판조서), 12(항소이유서), 갑 제8호증(조사보고서), 갑 제9호증의 4(고소인진술조서)의 각 기재(다만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원심증인 양승난, 구창순 환송전 당심증인 이명숙, 환송후 당심증인 이복순의 각 증언(위 증인 구창순, 이복순의 증언 중 뒤에 믿지 아니하는 부분은 제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청구인은 피청구인을 1975년경부터 사귀기 시작하여 1979.11.10. 결혼식을 올리고 그들 사이에 1980.10.29. 딸을 낳아는데 청구인은 그 무렵부터 피청구인에 대하여 싫증을 느끼고 청구외 인과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가정생활에 소홀히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를나무라는 피청구인을 자주 폭언, 폭행하여 불화가 깊어지던 중 청구인이 1982.2.중순경 군의관으로 입대하게 되어 피청구인이 청구인을 찾아가자 청구인은 그때마다 여러사람 앞에서 피청구인에게 폭언을 하여 모욕하고 이혼할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였으며 생활비도 거의 대주지 않고 외출할 때에도 피청구인을 찾는 대신 청구외인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같은 해 5.경에는 청구인의 근무지인 논산 연무대 근처에 방을 얻어 청구외인과 동거하다시피 하고 그곳을 찾아간 피청구인을 심하게 구타했으며, 1983.4.경에는 피청구인과 같이 돈을 모아 매입하였던 아파트를 임의로 처분하여 그 대금 중 금 5,000,000원을 피청구인에게 주면서 더욱 집요하게 협의이혼할 것을 요구하기에 이르자 피청구인은 이를 거절하면서 청구인과 청구외인을 간통죄로 고소하는 한편 청구인을 상대로 이혼심판청구를 하였는데 그때서야 청구인은 잘못을 뉘위치고 피청구인과의 혼인생활을 계속하기 위하여 피청구인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합의하자고 노력하였으나 피청구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끝내 간통고소를 취소하지 아니하여 청구인으로 하여금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1984.6.1.경 가석방될 때가지 복역케 하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의사자격까지 박탈되게 하였으며 피청구인이 제기한 이 이혼심판청구는 청구인과 피청구인에 대한송달이 되지 아니하여 재판부에서 피청구인에 대하여 공시송달로 청구인의 주소를 보정할 것을 명하였으나 주소가 보정되지 아니함으로써 각하되었던 사실, 청구인은 가석방된 후 피청구인을 찾아갔으나, 피청구인은 겨우 1회 만나기만 하였을 뿐, 피청구인과 그 친정가족으로부터 냉대를 받은 채 서로 별거하여 왔고, 또한 청구외인마저 청구인에게 피청구인과 이혼하고 자기와 혼인하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위자료로 금 2,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게 됨으로써 청구인이 이 사건 이혼심판청구를 하기에 이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일부 반하는 듯한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4, 14의 각 일부기재와 위 증인 구창순과 김복순의 증언에 믿기 어렵고 달리 이에 반하는 증거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의 혼인생활은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볼 것이고 파탄에 이르게 된 근본적 책임은 불륜관계를 몇번씩이나 계속하면서 가정을 방치해둔 청구인에게 있다고 할것이므로 혼인의 파탄을 자초한 청구인은 일응 파탄을 원인으로 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 생각하건대, 혼인의 파탄을 자초한 자에게 재판상 이혼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혼인제도가 요구하고 있는 도덕성에 근본적으로 배치되고 배우자의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는 축출이혼을 시인하는 부당한 결과가 되므로 혼인의 파탄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희망하지 않고 있는 상대 배우자의 의사에 반하여서는 이혼을 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일 뿐 상대 배우자에게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까지 파탄된 혼인의 계속을 강제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상대 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고 있는 경우 혹은 오로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비록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인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이를 인용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그러한 경우에까지 이혼을 거부하여 혼인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은 쌍방이 더 이상 계속할 의사가 없는 혼인관계가 형식상 지속되고 있음을 빌미로 하여 유책배우자를 사적으로 보복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를 시인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혼인이 오로지 청구인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말미암아 파탄된 것으로 보아야 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다른 한편 피청구인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잘못을 뉘우치는 청구인을 끝내 요서하지 아니하고 간통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혼인생활에 있어서 경제적, 사회적 기초가 되는 청구인의 의사자격마저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복역을 마치고 찾아온 청구인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냉대하여 서로 별거중이며 위 간통죄 고소와 함께 피청구인이 청구인을 상대로 하여 제기한 이혼심판청구가 피청구인의 의하여 취하된 것이 아니라 주소보정이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각하되었던 것에 불과하다면 피청구인은 실제로는 청구인과 사이의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전혀 없으면서도 피청구인에 이하여 제기된 바 있는 이혼심판창구가 위와 같이 각하되어 혼인이 형식상 지속되고 있음을 기화로 오로지 보복적인 감정에서 표면상으로만 이혼을 거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므로 혼인의 파탄에 이를 인용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혼심판청구는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원심판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혼인이 파탄된 근본적인 책임이 청구인에게 있다는 한가지 점만으로 위 혼인의 파탄을 원인으로 한 청구인의 이혼청구를 배척하였음은 부당하므로 청구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을 취소하고 청구인의 이혼심판청구를 인용하기로 하고, 총소송비용은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상(재판장) 박찬주 김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