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회합·통신 등)

피고인은 C. 제주시 D에서 일용직 노무자인 부 E와 모 F의 3남 중 3남으로 출생하였다.

피고인은 제주 G초등학교를 졸업하고 H중학교 1학년 재학 중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 퇴하였다. 그 후 부산항 부두에서 막노동을 하거나 제주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사진영을 하며 생활하다가 서울로 올라와 구로구에 있는 사진관에서 일하던 중 1975년 구로공단에서 일하던 와 동거하면서 2남 3녀를 낳았다. 1982년경 다시 제주로 돌아가 임야를 구입하여 감귤 과수원으로 개간한 후 자영하였으나, 감귤 과수원 인근에 레미콘 공장 건설 문제로 레미콘 회사 직원 및 이웃 주민들과 갈등을 겪자 감귤농사를 그 만두고 경남 남해, 충남 천안 등지를 전전하면서 생활하다가 1996년경 가족과 함께 밀양시에 있는 'J 마을'로 이주하여 죽염 제조 관련 일에 종사하였다. 그 후 서울로 다시 올라왔으나 어려운 생활형편 때문에 가족이 흩어져 살아야 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은 물론 처 의 건강도 악화되어갔다.

피고인은 2004년경 K연구소 서울남부지부에서 주최한 비전향장기수 L의 강연을 들었고, 위 L의 저서 'M'을 읽기도 하였으며, 이 거주하던 서울 관악구 N에 있는 '0'을 방문하여 다른 비전향장기수들과 인사를 하는 등 비전향장기수의 생활과 활동에 관심을 갖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어려운 생활형편 및 건강악화 등으로 대한민국에서의 생활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여 가족과 함께 북한에 들어가 살기로 마음먹고, 2006. 3. 30.경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출국하여 2006. 4. 초경 북경 주재 북한대사관을 찾아가 북한대사관 직원에게 "한국에서 지내기 힘들어 가족을 모두 데리고 왔는데 북한에 가고 싶으니 받아줄 수 있느냐"라고 말하면서 밀입북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가족들을 개별 면담한 북한대사관 직원은 자녀들의 밀입북 의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 등으로 밀입북을 거절하였다.

피고인은 밀입북 시도 실패 후, 피고인은 밀입북 의사를 포기하지 않은 채 중국 산동성 연태지역에서 아파트를 구입하여 체류하다가 2007. 4.경 다시 귀국하여 서울에서 화물트럭을 구입하여 고철 및 폐지를 수집하면서 생활하였고, 그 과정에서도 중국을 수회 왕래하는 등 밀입북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1. 국가보안법위반

피고인은 북한공산집단이 정부를 참칭하고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조직된 반국가단체로서 남한을 미국의 식민지로 규정한 다음 소위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한 대남적화통일을 기본 목표로 설정하고,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의 혁명노선에 따라 미제국주의를 축출하고 파쇼정권을 타도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등을 선전·선동하고 대남공작조직을 설치하여 군사정보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각종 국가기밀 수집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과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북한지역으로 탈출하거나, 그 구성원과 회합하면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가. 탈출

피고인은 2010. 여름경 I와 함께 밀입북하기로 마음먹고, 화물트럭을 매도하는 등 재산을 정리하여 약 5만 달러의 밀입북 비용을 마련하였다. 2010. 10. 26.경 인천항 국 제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출발하여 중국 연태항에 도착하였고, 이전에 구입한 연태지역에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며 체류하였다. 2011. 1. 4.경 [가 중국으로 오자 피고인은 위 아파트를 팔아 45만 위안을 마련하고, 중국 체류시 생활비 및 여행비 등으로 돈을 쓰다가 '중국건설은행 단동지점'에 정기적금을 개설하여 25만 위안을 예치하고, 약 4만 위안과 달러로 환전한 2만 불을 북한에 가져가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2011. 4.경 택시를 타고 두만강 및 압록강 주변을 관광하면서 밀입북을 위하여 도강할 지역을 물색하던 중, 국경 경비가 허술하고 물살도 빠르지 않은 도천리 지역을 발견하고 그 곳을 도강 지점으로 정하였다. 그 후 중국 림강 시내에서 도강시 필요한 튜브 4개와 공기주입기, 끈을 구입하는 등 도강에 사용할 물품을 준비하였다.

피고인은 2011. 5. 3.경 택시를 타고 중국 장백현 도천리에 도착하여 미리 도강 지점으로 정해둔 곳으로 이동한 후, 바람을 넣은 튜브 4개를 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끈으로 묶은 후 튜브 2개는 피고인과 I가 허리에 차고, 나머지 2개 튜브에는 가방을 실었다. 피고인은 튜브를 잡고 발로 헤엄치듯이 압록강을 건너 북한 양강도 신파군(현 김정숙군) 지역으로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으로 탈출하였다.

나. 회합

피고인은 I와 함께 2011. 5. 3.경 위와 같이 북한 양강도 신파군 지역에 도착한 후, 군부대로 추정되는 곳에 머무르다가 같은 해 5. 8.경 양강도 혜산시에 있는 혜산여관1)으로 이동하였다.

피고인은 2011. 5. 11.경부터 같은 해 6. 14.경까지 위 혜산여관에서 스스로를 '평양에서 온 출입국담당 직원'이라고 소개한 지도원 2명으로부터 출생지, 가족관계, 학력 및 경력, 밀입북 동기, 밀입북 경로 등에 대해 상세히 조사를 받았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조사받는 과정에서, "북한이 좋아서 왔고, 2006년 4월경 중국 북경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입북하려다가 실패한 사실도 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혜산여관에서 조사를 마친 후, 2011. 6. 16. 09:00경 혜산여관을 출발하여 같은 날 22:00경 강원도 원산시에 있는 불상의 초대소에 도착하였고, 초대소 402호 에 머물렀다.

피고인은 2011. 6. 18.경부터 같은 해 7. 10.경까지 위 초대소에서 평양에서 온 조사담당 지도원 P로부터 신원사항, 가족사항, 학력 및 경력사항, 병역사항, 남한에서의 생활, 활동하였던 단체, 중국에서의 생활, 입북동기 및 입북경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받았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조사받는 과정에서, "몸이 좋지 않아 요양하기 위해 입북하였다. 사회주의 제도가 좋지 않습니까, 무상교육 및 무상의료 다 해주지 않습니까"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조사가 끝난 후에는 노동신문을 읽거나 'Q회고록', '21세기 태양 R 장군', '별들의 세계' 등 북한사회주의 체제 및 Q R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의 책자를 읽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하였다.

2. 살인

피고인은 위 초대소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을 조사하던 P이 피해자 I(55세)와 친밀하게 대화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두 사람 사이를 부적절한 관계로 의심하기 시작하였다. 더욱이 P이 자신이 밀입북할 때 가져온 돈 2만 불을 호시탐탐 노린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초대소 측에 처와 함께 제3국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였으나 받아들 여지지 않자 초대소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거절하고 단식을 하는 등 초대소 생활이 순탄하지 못하였다.

피고인은 2011. 10. 18. 05:00경 위 초대소 402호 화장실에 매트를 깔고 잠을 자다가 깨어났을 때 피해자가 방을 뒤지면서 무엇인가를 찾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였다. 그 모습을 본 피고인은 피해자가 P에게 돈을 가져다주기 위하여 자신이 숨겨놓은 돈 2만 불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왜 나한테 죄를 짓게 만드느냐 함께 가자"고 말하였다.

피고인은 화장실에 깔아놓은 매트 위에 엎드려 우는 피해자의 등 위에 올라타 무릎을 꿇고 엎드린 자세로 양손으로 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지만 피해자가 몸을 흔드는 바람에 계속 조르지 못하고, 마침 옆에 있던 헤어드라이기 전기줄로 피해자의 목을 감싸 양손으로 힘껏 잡아당겨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S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1. T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U, V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W, S, X, Y, Z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

1. AA 이 작성한 진술서 사본

1. 실황조사서

1. 수사보고(피의자 출입국 사실에 대한 자료) 및 이에 첨부된 개인별 출입국 현황, 개인별 출입국 현황 상세조회, 수사보고(북한 적십자회 발송 10. 25. 판문점 송환계획 통지문 수신 자료) 및 이에 첨부된 2013년 10월 24일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적십자회 발송 '대한 적십자사 AB 귀하' 제하 10. 25. 판문점 송환계획 통지문 사본, 수사보고(북한의 반국가단체성 관련 자료) 및 이에 첨부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요지 사본, 수사보고(駐 중국 북한대사관 소재지 및 제원, 건물형태 관련 자료) 및 이에 첨부된 駐중국 북한 대사관 주소가 표시된 '구글 검색' 캡쳐 화면 출력물, 중국 북한대사관 '구글 어스 1 캡쳐 화면 출력물, 수사보고(피의자 및 피의자 가족 6명의 출입국사실) 및 이에 첨부된 A 개인별 입국 현황 자료, I 개인별 출입국 현황 자료, T 개인별 출입국 현황 자료, AC 개인별 출입국 현황 자료, AD 개인별 출입국 현황 자료, AE 개인별 출입국 현황 자료, AF 개인별 출입국 현황 자료, 수사보고(피의자가 2011.5. 압록강 渡을 통해 밀입북한 지점) 및 이에 첨부된 피의자 밀입북 지점 표시('구글어스', google earth) 자료 출력물, 수사보고(피의자가 접촉한 비전향장기수 L 신원 및 동향 관련 자료) 및 이에 첨부된 L 주민자료조회 자료 출력물, L 관련 언론 보도자료 출력물, 수사보고(피의자가 미전향장기수 L으로부터 받은 서적 'M'의 이적성 관련 자료) 및 이에 첨부된 'M'(L 著, AG, 1997) 서적의 주요내용 사본, 수사보고(피의자가 밀입북 후 2011.5.~6.15.경 원산 소재 초대소로 가기 전까지 체류했던 헤산여관의 실체에 대한 자료), 수사보고(내국인이 밀입북한 이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로부터 조사받는 사실에 대한 자료) 및 이에 첨부된 국가보안법 위반(잠입 · 탈출, 회합·통신 등) AH 사건 관련 판결문 사본, 수사보고(2013.10.25. 판문점으로 송환된 밀입북자 6명 전원이 원산 소재 초대소에 수용되었던 사실에 대한 자료), 수사보고(피의자가 북한에서 I를 살해한 사실에 대한 자료) 및 이에 첨부된 2011.11. 피의자가 원산 소재 초대소에서 작성한 사죄서 사본, 2013.10.25字 국제신문 보도 '북한, 월북자 6명·시신1구 판문점 통해 송환' 제하 기사 출력물, 수사보고(피의자가 2008. 10, 13.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진정사건 내용 및 처리결과에 대한자료), 수사보고(피의자가 출입한 사실이 있는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후문 실존에 대한 자료), 수사보고(피의자가 밀입북시 도강한 신파군 지역 주변 전경에 대한 자료), 수사보고(姜 [ 사망 관련 북측 통보자료 확인) 및 이에 첨부된 2013. 11. 4. 북측에 전달한 'I 유골' 관련 대북구두통지 보고 출력물', 'I 살인사건 자료' 제하 북측 통보문건, 처 재북 당시 작성한 자필 편지 사본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국가보안법 제6조 제1항(탈출의 점), 국가보안법 제8조 제1항(회합의 점), 형법 제250조 제1항(살인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중한 살인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1. 자격정지형의 병과 국가보안법 제14조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5년 ~ 징역 45년

2.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가. 유형의 결정 - 살인범죄> 보통동기 살인(2유형)나, 특별양형인자, 일반양형인자 - 없음

다. 권고형의 범위 - 징역 10년 이상(기본영역)

3. 선고형의 결정

이 사건은 피고인이 실정법을 위반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으로 밀입국하여 그 구성원들과 회합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내인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그 죄책이 매우 중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이 범한 죄의 중대함을 깨 닫지 못하고, 피해자도 죽음에 동의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가족을 살해한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모두 시인하고 있는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실형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북한에 밀입국한 이후 육체적·정신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범행 동기, 범행 후 정황 기타 이 사건 기록 및 변론 전체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김종헌

판사김봉남

2)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범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하한만 양형기준상 형량범위를 따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