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옥수거등][집12(2)민,216]
가. 농지개혁법 시행당시는 농지였으나 농지분배 당시에는 대지가 된 토지에 대한 농지분배의 효력
나. 농지개혁법 관계사항이 당사자변론주의의 적용을 받지않는 법원의 직권조사 사항인가 여부
가. 본법 시행당시는 농지였으나 농지분배 당시에는 대지인 토지에 대한 농지분배행위는 당연무효이다.
나. 본법 관계사항은 당사자변론주의 적용을 받지 않는 법원의 직권조사 사항이다.
허종모
김순덕외 6인
제1심 부산지법 , 제2심 부산지법 1964. 5. 20. 선고 63나458 판결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피고들 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 제3점을 판단한다.
살피건대 농지개혁법 제5조 제2호 에 의하여 정부에 매수된 농지 동법 제11조 에 의하여 분배한 행위가 효력을 발생하기 위하여서는 분배의 목적이 된 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당시와 분배당시에 있어서 토지현상이 실제 경작에 사용되는 농지임을 필요로 한다 할 것이요 동법 시행당시에 있어서는 농지였으나 분배당시에 있어서는 농지가 아니고 대지가 되었다 하면 이 토지는 분배대상이 되는 농지가 아니라 할 것이니 이를 농지라 하여 동법 제11조 에 의하여 분배한 행위는 권한 없는 행위로 돌아가서 그 효력을 발생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원판결이 인용한 1심증인 이광호의 증언에 의하면 본건 토지는 농지개혁법 시행당시에는 농지였으나 분배당시에는 농지가 아니고 대지였다는 점을 인정 못할바 아니어늘 원심은 피고(원판결은 원고라 하였으나 기록 전체를 통하여 볼때에 이는 피고의 오기로 인정된다)의 전 거증에 의하더라도 본건 토지를 소외 전치진에게 한 농지분배가 당연무효라던가 또는 원고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그 원인이 없는 무효한 등기라고 인정할 만한 하등의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였을 뿐이고 본건 토지가 농지개혁법 제11조 에 의한 농지분배 당시에 있어서 농지였는가 또는 대지였는가의 점에 관하여 심리 판단한 흔적이 없으니 결국 원판결에는 심리미진으로 인하여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 이점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있고 원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고 사건을 다시 심판케하기 위하여 부산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기로 하고 대법원판사 최윤모를 제외한 관여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판사 한성수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으나 그 이유와 근거에 있어 약간 견해를 달리 하는바 있으므로 이에 보충의견을 기술하고저 한다.
농지자체를 농민에게 적절히 분배하므로서 농가경제의 자립과 농업생산력의 증진을 기한다는 농지개혁법 제1조 와 정부가 동법에 의하여 취득한 농지를 자경할 농가에 분배한다는 동법 제11조 의 규정에 의하면 정부의 농지취득은 해제조건부 취득이므로 일단 정부에게 취득된 농지가 그 후 그것이 합법적으로 대지화 된다거나 기타사유로 인하여 궁극적으로 농지분배의 대상이 되지 않기로 되는 때에는 그 농지취득의 효과가 해제된다는 조건부로서 일응 정부가 그 농지를 취득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다. 따라서 농지를 불법하게 대지화한 것이 아니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합법적으로 대지화 되는 등 사유로 인하여 정부의 그 농지 취득이 해제된 후에는 그것이 정부의 토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농지분배 형식으로 처분한다면 이는 처분권한 없는 처분행위로서 당연무효의 처분행위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당원은 일찍부터 판례로서 농지개혁법은 농지를 농민에게 적절히 분배하므로서 농촌경제의 자립과 농업생산력의 증진으로 인한 농민생활의 향상내지 국민경제의 균형 및 발전을 기함을 목적으로 하여 제정된 법규이므로 법원은 농지에 관한 소송사건심리에 있어서는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는 사항이라도 동법 및 관계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직권으로서 이를 조사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농지분배처분이 일면으로는 행정처분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농지개혁은 공익사항이므로 적법한 농지분배 대상자인 여부등은 당사자의 자백에 의하여 좌우될 수 없고 따라서 순수한 일반 민사소송의 원리인 당사자 변론주의는 성질상 제한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라 하겠다. 특히 본건과 같은 경우를 생각할 때에 이상과 같은 농지개혁법 제1조 의 목적규정과 관계법조에 근거를 둔 과거의 판례로 환원 처리함이 타당한 것으로 보이는 바이며 이것이 목적론적 법해석을 향하는 길인 것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도리켜 본건을 살펴보건대 당사자(피고)는 본건 토지를 둘러싸고 소외 정덕화 동 전치진 및 원고가 서로 소유권 귀속을 가지고 다투다가 법정 화해를 하므로서 본건 토지를 원고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으나 원래부터 농지이던 본건 토지가 농지분배된 것이라고 하지만 1965.12.경 이미 미군이 본건 토지를 징발한바 있어 대지화 되었던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까지 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위에서 실시한 정부의 해제조건부 농지취득의 법리와 당원판례의 내용에 따라 본건 토지가 농지개혁법 실시당시 뿐만 아니라 농지분배 당시까지 농지였었는지 또는 그후에 합법적으로 대지화 되는 등 사유로 해제조건이 성취됨에 따라 정부의 본건토지에 대한 취득효과가 없어진 것인지 본건 토지에 대한 이른바 농지분배가 유효한 것인지 또는 무효한 것인지를 직권을 발동하여 정확히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결 이유에서 피고의 전 거증에 의하더라도 본건 토지를 소외 전치진에게 한 농지분배가 당연무효라거나 또는 원고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그 원인이 없는 무효등기라고 인정할 만한 하등의 증거가 없다고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하여 피고는 그 상고이유 중에서 불복하기를 소외 심갑구 동 김대성 동 전치진 동 정덕화 등과 원고는 농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농가처럼 가장하여 모리의 목적으로 본건 토지가 공부상 농지로 되어 있음을 기화로 농지개혁법에 의한 분배를 받기도하고 또는 그것을 양수하기도 한 자인바 이것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매하여 모리를 하고저 피고 등의 건물의 철거를 청구함은 권리남용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였으며 특히 본건토지에는 10여년 전부터 건물이 건축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지목까지도 대지로 되어 있음이 일건 기록상 명백한 이상 원심으로서는 당연히 석명권을 행사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운운 이점을 간과하고 만연히 원고 소유권을 인정하였음은 중요한 사실의 판단유탈과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상고논지 중에는 본건토지가 분배되기 이전부터 이미 대지화 된 것이며 그 지목까지도 대지로 변경된 것이므로 원심이 본건 토지에 대한 분배처분이 농지개혁법상 유효한 농지분배인가의 여부를 심리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원심조치는 동법을 오해하므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못 볼바가 아닌 것이다.
원판결을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면 원심이 이 사건에 대하여서 심리한 정도만 가지고는 본건 토지가 원고 소유귀속된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단안을 내리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의 느낌이 있고 따라서 원판결에는 농지개혁법을 오해하므로 인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지 아니하니 결국 이점에 관한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할 수 있으므로 원판결을 파기하고 원심으로 하여금 계속 치밀한 심리를 더한 다음에 그때 가서 비로소 원고청구를 인용할 것인지 또는 배척할 것인지를 단정케 함이 타당한 조치라고 인정되는 바인즉 이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함이 옳을 것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대법원판사 최윤모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생각컨대 상고심에서는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아닌 이상 상고이유에 의하여 지적된 불복의 이유의 한도 내에서 심판할 수 있는 것인바 다수의견이 직권조사 사항도 아니고(법률의 해석 적용의 잘못도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 본원의 종전 견지하여 온 견해이다) 상고이유에 의하여 지적되지도 않은 사항을 들어 원판결을 파기한 것은 잘못이라 아니할 수 없다.
피고들 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은 본건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당시 농지가 아니고 대지로 되어 있으므로 본건 농지분배는 당연히 무효하다는 주장이고 같은 상고이유 제3점은 본건 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당시 그 현상이 농지였는가 대지였는가를 당사자들에게 석명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며 본건 토지를 농지로 분배할 당시에 그 현상이 대지였으니 분배가 무효하다거나 분배당시에 농지였는가 대지였는가를 석명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이 위 상고이유 제1점 제3점에 대한 판단으로 농지개혁법 시행당시에 다 농지였다 하더라도 분배당시에 농지가 아니고 대지로 되었다면 그 분배처분은 무효라 할 것인데 원심이 본건 농지분배 당시 본건 토지가 농지였는가 또는 대지였는가를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것이 잘못이라 하여 원판결을 파기한 것은 상고이유에 지적된 불복이유와는 전혀 딴 이유로 원판결을 파기한 것으로 상고심의 심리구조를 무시하는 과오를 범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제1심 1963.5.20자 변론에서 진술된 같은 달 13일자 답변서 기재 및원심 1964.3.11자 변론에서 진술된 같은 해 2.25자 준비서면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은 본건 토지는 원래 농지였는데 6.25사변으로 1950.12경 대지화 하였다고 주장하여 본건 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당시에는 농지였음이 피고들의 주장자체로 명백하므로 본건 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당시 대지였음을 전제로 하여 그를 농지로 분배한 처분은 당연히 무효하다는 위 상고이유 제1점은 이유없는 것이고 또 본건 농지분배의 효력을 다투는 피고들이 본건 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당시 농지였음을 인정하고 있는 이상 원심이 그 토지가 농지개혁법 시행당시 대지였는가의 여부를 석명할 여지가 없는 것이므로 위 상고이유 제3점도 이유가 없는 것이어서 다수의견이 이유있다고 판단한 위 상고이유는 모두 채용할 수 없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음으로 다수의견은 농지개혁 시행당시에는 농지였다 하더라도 분배당시에는 농지가 아니고 대지였다면 그 분배처분은 농지개혁법 소정절차에 의하여 취소되지 아니하더라도 당연히 무효한 것같이 설시하고 있으나 농지개혁법 시행당시 농지였던 관계로 정부에 매수된 토지가 그후 경작자의 의사에 의한 것도 법령에 근거한 것도 아닌데 대지로 되었다 하여 당연히 분배대상에서 제외되고 이를 분배한 처분이 당연무효라 함은 어불성설이라 할 것이고 농지개혁법 시행당시 농지였던 이상 그후 경작자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불법하게 대지화 된 때와 같은 경우에는 분배당시 대지라 하더라도 그 분배처분을 유효로 보는 것이 농지개혁법 전체에 흐르는 정신이라 할 것이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대지화 된 이유에 아무 제한을 설정함이 없이 농지개혁법 소정의 불복절차에 의하여 취소됨을 가리지 않고 당연히 무효한 것 같이 보는 것은 농지개혁법을 오해한 견해라 아니할 수 없다.
끝으로 대법원판사 한성수의 보충의견에 대하여 의견을 말하여 둔다.
동의견에 의하면 법원은 농지에 관한 소송사건 심리에 있어서는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는 사항이라도 농지개혁법 및 관계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직권으로서 이를 조사하여야 한다는 것이 본원이 일찍부터 판례로 하여온 바라하고 그 이유로 적법한 농지분배 대상자 여부 등 농지개혁법 관계사항은 당사자 변론주의의 적용을 받지 않은 공익사항이므로 법원이 당사자의 자백 또는 책문권의 포기나 상실에 의하여 좌우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고 직권을 발동하여 심리하지 않으면 아니될 직권심리 사항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인사소송법 제12조 또는 행정소송법 제9조 의 규정과 같이 변론주의를 제한한 규정이 없고 변론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는 민사소송법에 의하여 심리되는 일반 민사소송 사건에 있어 농지개혁이란 공익에 관계되는 사항이라 하여 변론주의가 배제되고 이를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한다함은 법에 근거를 두지 않은 견해라 할 것이고 보충의견에서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본원 4287.4.21 판결과 4288.4.21 판결은 1961.9.1 대법원 개편 이후에 있어서 이와 반대되는 견해아래 판결을 되풀이 함으로서 이미 폐기된 것임이 본원에 현저한 바라 할 것이므로 농지개혁법에 관한 사항은 직권조사를 하여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보충의견 역시 주문을 이끌어 낼 이유가 못된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