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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7. 11. 29. 선고 2007구합2241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확정[각공2008상,104]

판시사항

화물차량 운전업무 종사자가 형식적으로는 회사와 화물차량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한 독립한 개인사업자처럼 보이지만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회사와 화물차량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한 화물차량운전자가 회사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는 등 형식적으로는 독립한 개인사업자처럼 보이지만, 출·퇴근시간, 휴무와 정년 등에 관한 위 운송용역계약상의 근무규정을 적용받아 사실상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회사의 근로자이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목민 담당변호사 김치걸)

피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7. 11. 1.

주문

1. 피고가 2006. 9. 25.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 경위

가. 소외 망인(1959. 3. 3.생)은 주식회사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와 화물차량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소외 회사의 화물 배송업무를 수행하던 2006. 1. 14. 12:00경 죽전 이마트에 화물을 배달하고 선우물류센터로 돌아오다 용인시에 있는 대지고개(죽전 - 광주방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분당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되어 뇌줄기의 뇌내출혈, 뇌실내 뇌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2006. 4. 3. 12:30경 경기도립의원 포천병원에서 선행사인 뇌교출혈 및 뇌실내출혈, 중간선행사인 호흡중추손상, 직접사인 호흡마비로 사망하였다.

나. 소외 망인의 처인 원고는 2006. 7. 19. 피고에게, 소외 망인이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소외 망인이 지입차주로서 개인사업자에 해당할 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을 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성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소외 망인은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외 회사에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근로자이지 개인사업자가 아니다.

(2) 피고의 주장

소외 망인은 자기 책임하에 독자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이지 소외 회사와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가 아니다.

나. 인정 사실

(1) 소외 망인은 2005. 1. 1. 소외 회사와 화물차량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재해발생일까지 자신 소유의 서울 83 (차량번호 생략)호 화물차량을 이용하여 각 지역 이마트로 공산품 등을 배송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2) 소외 망인은 총 운행거리나 운행횟수 및 운송량에 관계 없이 소외 회사로부터 매월 345만 원의 급여만을 지급받았을 뿐, 연월차수당, 시간외수당, 휴일수당 등을 지급받은 사실은 없다.

(3) 소외 망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일 2회 배송업무를 수행하고, 월 4회 휴무하였는데, 휴무일에 운행을 할 경우에는 소외 회사로부터 휴일 운행수당 명목으로 10만 원을 지급받았다.

(4) 소외 망인은 결혼, 수연, 조의 등 불가피한 사유로 휴무한 경우 소외 회사와의 화물차량 운송용역계약 제6조 제3, 4항에 따라 근무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5) 소외 망인은 소외 회사의 사전 승인 없이는 소외 회사의 화물 이외의 다른 화물을 적재할 수 없었음은 물론 소외 회사의 화물을 다른 차량에 적재하여 운송할 수도 없었다.

(6) 소외 망인은 소외 회사의 사전 승인 없이는 차량이나 차량 관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할 수 없었다.

(7) 소외 망인은 소외 회사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아니하였으나, 소외 회사와의 화물차량 운송용역계약에 따른 근무규정과 휴무(월 4일), 정년(57세)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았다.

(8) 소외 망인은 차량 할부금, 자동차세, 보험료, 화물협회비 등 차량과 관련된 모든 세금 및 유지관리비를 직접 부담하였는데, 유류비만은 소외 회사에서 부담하였다.

(9) 소외 망인은 ‘ (상호 생략)익스프레스’란 상호로 자신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하고, 소외 회사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소외 망인을 비롯한 차주들의 부가가치세 신고 등을 대행해 주었다.

(10) 소외 망인은 건강보험 및 국민연금에 지역가입자로 가입되어 있고 고용보험에는 가입되어 있지 않으며, 소외 회사는 소외 망인에게 운송비를 지급하면서 소외 망인에 대한 근로소득세,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료 등을 공제하지 아니하였다.

(11) 소외 망인은 운행을 마친 이후 운행시간과 운행거리, 주유량 등을 기재한 운행일지와 타코미터 기록지 등을 소외 회사에 제출하였다.

(12) 소외 망인을 비롯한 소외 회사의 차주들은 자신 소유의 운송차량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할 수 없었으며 운송차량이 아닌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하였다.

(13) 소외 회사의 차주들은 개인사정 등으로 자신 소유의 운송차량을 직접 운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회사에 일용차 투입을 요청하거나 개인적으로 대체 차량기사를 구하여 투입할 수 있는데, 실제로 대체 차량기사를 구하여 투입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14) 소외 망인은 2005. 1. 1. 소외 회사와 사이에 화물차량 운송용역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화물차량 운송용역계약서(갑 1호증)의 기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본 계약은 위탁사가 지정하는 목적물(상품 및 기타 물건)을 위탁사가 요청하는 일시 및 장소의 수령인에게 신속 정확하고 하자 없이 인도하는 물류(상품) 배송용역 업무를 완수하는 데 발생되는 계약 당사자 간의 권리와 의무를 정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1조).

(나) 수탁자는 차량의 할부금, 자동차세, 보험료 및 관리비, 화물협회비 등을 포함한 제세공과금(범칙금)을 위탁사에게 성실히 납부하여야 하며, 위탁사는 받은 제세공과금을 기한 내에 납부토록 한다(제5조 제4호).

(다) 수탁자는 위탁사의 거래처(계약처)의 운송요건에 따라 유동적인 출·퇴근 및 운송시간을 엄수하여야 한다. 수탁자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배송이 불가능할 경우(제4항 참조)는 배송한 것으로 인정하되 반드시 해당 사항의 증명서류를 제출하여야 한다. 제4항 이외의 사항은 당일 용차 운임의 200%를 배상하여야 한다(제6조).

(라) 주민등록상 58세를 정년으로 한다(57세시 1년 연장, 제10조 평가기준).

(마) 위탁사가 운행중인 차량이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차량 교체를 요구할 경우에는 수탁자는 차량을 즉시 교체하여야 한다.

(바) 수탁자는 위탁사가 제공하는 피복(유니폼)을 착용하여야 한다(퇴사시 반드시 반납, 제16조 제1호).

(갑 1~7호증, 을 1~4호증의 각 기재, 주식회사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대표이사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는 신청인이 해당 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임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러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두13939 판결 ).

그런데 아래의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면, 소외 망인은 형식적으로는 소외 회사와 화물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한 독립한 개인사업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소외 회사의 근로자라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1) 소외 망인이 소외 회사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는 아니하였으나, 출·퇴근시간, 휴무와 정년 등의 규정이 포함된 소외 회사와의 화물차량 운송용역계약에 따른 근무규정을 적용받아 사실상 소외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2) 소외 망인이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대체운행하게 한 사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3) 소외 망인이 소외 회사의 사전 승인 없이는 소외 회사의 화물 이외의 다른 화물을 자신의 차량에 적재하거나 다른 차량을 이용하여 소외 회사의 화물을 운송할 수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망인은 오로지 소외 회사가 정해준 업무만을 수행할 뿐 자신 소유의 차량을 이용한 다른 영업행위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4) 소외 망인이 소외 회사에서 정한 운행시간 및 운행노선에 따라 차량을 운행하고 운행일지를 작성하여 타코미터와 함께 이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외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시·감독을 받아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5) 소외 망인이 소외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는 한 차량이나 차량관리권의 양도나 대여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던 점

(6) 소외 망인이 결혼, 수연, 조의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휴무한 경우에는 일반 근로자처럼 근무한 것으로 인정받아 운행료 등의 지급에 있어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고 이로 인한 추가 비용은 소외 회사에서 부담한 점

(7) 소외 망인이 자기 소유의 배송차량이 아닌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한 점

(8) 소외 망인이 소외 회사로부터 운행횟수나 운행거리 및 운송량과 무관하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받아 온 점

3. 결 론

따라서 주문과 같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

판사 신동승(재판장) 김주식 조정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