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서울고법 1989. 10. 13. 선고 89나239 제7민사부판결 : 확정

[교원직위해제명령무효확인등청구사건][하집1989(3),261]

판시사항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함에 있어 피처분자에게 처분사유설명서를 교부하도록 한 취지 및 처분사유의 기재정도

판결요지

사립학교 교원에게 준용된다고 보아야 할 국가공무원법 제75조 에 의하면 공무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할 경우 처분권자는 처분의 사유를 기재한 설명서를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피처분자에게 그 처분을 받게 된 경위를 알림으로써 그에 대한 방어의 준비 및 불복의 기회를 보장함과 아울러 처분권자의 자의를 배제하여 처분의 적법성을 보장하기 위한 데 있는 것이어서 그 처분사유의 내용에는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사실적시가 있어야 하고 그 기재가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한 경우에는 적법한 처분사유설명서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처분사유설명서의 교부절차를 흠결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다.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학교법인

주문

1. 원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금 5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8.4.10.부터 1989.10.13.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4.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가 1987.9.10.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교원직위해제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위 금원지급부분에 대한 가집행의 선고.

항소취지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제1, 2심을 통하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의 선고.

이유

1.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위 교원직위해제처분무효확인부분에 대하여는 원심에서 원고가 승소하고 이에 패소한 피고가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여기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다(다만 위자료인정을 위한 범위내에서 뒤에 일부 설시한다).

원고는 피고법인의 설치, 경영하는 (명칭 생략)대학의 학장인 소외 1이 1987.9.10. 당시 위 대학의 법학과 전임강사로 재직중이던 원고를 피고법인 정관 제48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극히 불량한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위 같은 날부터 같은 해 12.9.까지 3개월간의 대기기간을 정하여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내용의 명령(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라 한다)을 하였으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위법, 부당한 것이고 따라서 이로 인하여 원고의 교권 및 명예가 크게 침해되어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니 피고는 그 위자료로서 금 20,000,000원을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먼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원고 주장과 같이 위법, 부당한 것이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위 (명칭 생략)대학의 학장인 소외 1이 1987.9.10. 당시 위 대학법학과 전임강사로 재직중이던 원고를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법인정관을 근거로 원고에 대하여 위 3개월간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7호증의 기재내용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의 처분사유로 내세우는 원고의 혐의사실은 별지처분사유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2.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소송제기(1988.3.28.)이전인 1988.3.14. 위 (명칭 생략)대학 교원인사위원회에 법학과 학생들과의 관계개선과 교수의 품위를 지키기 위한 자숙과 반성을 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하면서 피고를 대리한 위 인사위원회 위원장 소외 3과의 사이에 장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과 관련하여 일체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호증의 1,2의 각 기재내용과 원고 본인신문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1988.3.14. 위 인사위원회로부터 원고에 대한 재임용 동의여부를 결정하는데 필요하다는 이유로 피고주장과 같은 내용의 각서제출을 요구받고 피고 주장과 같은 내용의 각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으나, 더 나아가 그당시 원고와 소외 3 사이에 피고 주장과 같은 부제소합의가 이루어졌는지의 여부에 관하여는 피고주장에 부합하는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부분은 그대로 믿기가 어렵고,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그후 전임강사로 재임용되고 곧이어 조교수로 승진까지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그러한 합의가 있었다고 추단하기 어려우며 달리 그와 같은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1) 처분사유설명서 교부절차의 흠결

사립학교법 제58조의2 의 규정에 의하면, 국가공무원에 대한 직위해제에 관한 규정인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2 의 규정이 사립학교교원에게 준용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및 피고법인 정관과 사립학교법의 교원신분보장에 관한 제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직위해제시의 처분사유설명서의 교부에 관한 규정인 국가공무원법 제75조 의 규정도 사립학교 교원에게 준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국가공무원법 제75조 에 의하면 공무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행할 때에는 처분권자는 처분의 사유를 기재한 설명서를 피처분자에게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위와 같이 처분사유설명서를 교부토록 한 것은 피처분자에게 그 처분을 받게 된 경위를 알림으로써 그에 대한 방어의 준비 및 불복의 기회를 보장함과 아울러 처분권자의 자의를 배제하여 처분의 적법성을 보장하기 위한 데 있는 것이며, 또한 직위해제처분의 당부를 가리는 민사소송에서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 직위해제처분 함에 있어서 그 처분사유로 삼은 것에 한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립학교 교원을 직위해제처분함에는 반드시 처분사유설명서를 피처분자에게 교부하거나 적어도 피처분자가 볼 수 있는 상태에 놓아 두어야 하고, 뿐만 아리라 그 처분사유의 내용에 있어서도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사실적시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의 전거증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그 처분사유설명서를 교부하였거나 이를 원고가 볼 수 있는 상태하에 놓아 두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관한 처분사유설명서라고 하여 제출한 위 을 제7호증(직위해제사유서)은 그 문서자체의 형식으로 보나,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11호증, 을 제13호증의 1,2,3의 각 기재내용(재심위원들도 1987.11.19.경까지만 하여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혐의사인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과 대비하여 보아도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당시에 작성된 문서라고 보기는 어렵고, 당원이 배척하는 원심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 외에는 위 을 제7호증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당시에 작성된 것이라고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으며, 설사 위 을 제7호증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당시에 작성된 문서라고 보아준다 하더라도 그 기재내용이 책임원인사실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적시가 결여되어 있거나(별지 기재의 , ①,②항), 또는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하여(별지 기재의 ③항) 처분사유설명서의 교부를 요구하는 위에서 본 법정신에도 반하는 것이어서 위 을 제7호증은 적법한 처분사유설명서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는 적법한 처분사유설명서의 교부절차를 흠결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하자는 중대하고도 명백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이 점에서 벌서 무효의 처분이라고 할 것이나, 아래(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실체면에 있어서도 피고법인 정관 제48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무효라고 할 수 밖에 없다.

(2) 직위해제사유의 존부

(가) 별지기재 처분사유 , ①,②항에 관하여, 위 을 제13호증의 1,2,3, 원심증인 소외 4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21호증,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4호증의 각 일부 기재내용과 위 증인들 및 원심증인 소외 5, 소외 6, 소외 7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1987. 1학기에 있어서 위 대학 법학과 2학년이 수강하는 원고의 물권법 강의가 같은 해 4.7.의 수업을 끝으로 중단된 사실, 같은 해 2학기에 접어들어 상당수의 법학과 2학년 학생을 주축으로 하여 같은과 1,3학년의 학생의 동조하에 수업거부 및 원고의 파면을 요구하는 학내시위가 발생하여 다른 학과의 학생들에게까지 확산되면서 같은 해 9.7.에는 시위학생들이 학장실을 검거, 농성하고 그 이튿날은 교무처를 점거하는 등 격렬한 양상을 띰으로써 수업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던 사실이 인정되나, 과연 위 인정과 같은 강의중단이나 수업불능사태의 발생과 관련하여 원고를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당원이 배척하는 을 제3호증의 1 내지 4, 을 제4호증, 을 제12호증의 2, 을 제13호증의 1,2,3의 각 일부 기재내용과 원심증인 소외 7, 소외 6, 소외 2의 각 일부 증언 외에는 위와 같은 상황이 원고의 직무수행능력부족이나 근무성적불량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갑제21호증,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제14호증, 원심에서의 원고본인신문결과에 의하여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제5호증의1의 각 기재내용과 원심증인 소외 4, 소외 5, 소외 2, 당심증인 소외 8의 각 일부 증언 및 원심에서의 원고본인신문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법학과 2학년의 물권법 강좌에 대한 중간고사시간으로 미리 고지한 바 있는 1987.4.14. 그 시험시작 예정시간보다 5분가량 늦게 교수실에 나와 시험시행여부를 알아보러 온 학생대표와 상의한 후 그날의 시험시행여부를 학생들의 총의에 따르기로 하였는데 20여분 뒤 학생대표로부터 다수학생의 의사가 시험을 치지 아니하는 쪽으로 집약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시험기일을 연기하기로 하여 학생들의 전방입소교육기간(같은 달 20.부터 25.까지)이후인 같은 달 28.을 시험기일로 지정하자 이에 입소교육대상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원고에게 위 시험기일이 적절치 못하다면서 과제물로 대체하든지 시험을 면제하여 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원고가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시험을 강행하려하자 법학과 2학년 학생의 상당수가 전방입소교육을 마친 후인 같은 달 27.부터 원고의 사생활 문제(본처와 별거하고 타여인과 동거중이라는 내용 등)까지 들고나와 수업과 시험을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학교당국에 원고의 파면을 요구하기에 이르러 결국 같은 달 28.로 예정하였던 물권법시험은 시행되지 못하였으며, 그후 원고는 시험기일을 같은 해 5.12.로 연기하였으나 학생들의 시위가 격화되어 그 기일에도 시험이 시행되지 못하였음은 물론, 같은 해 5. 하순경에는 원고의 연구실 기물이 시위학생들에 의하여 손괴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소요사태가 장기화되는 바람에 수업일수 미달사태가 발생하고 원고의 보강수업 및 시험시행계획도 학생들의 거부로 시행되지 못한 바람에 원고는 수험거부학생 모두를 에프(F)학점으로 처리한 1학기 성적표를 교무처에 제출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며, 2학기에 접어들면서는 법학과 1,3학년의 일부 학생까지 합세하여 원고배척시위가 날로 심해지면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양상이 점점 격렬하여지자 위 대학학장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하여 버린 사실이 인정되는 바이고 보면, 위와 같은 상황하에서 원고의 강의를 계속하지 못하고 중단하였다거나 그러한 소요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다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고, 또한 시위과정에서 학생들이 들고나온 원고의 사생활문제는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직위해제사유에는 해당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사유로 삼은 별지기재 1,2항의 사유는 피고법인 정관 제48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직위해제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나) 별지 기재 처분사유 제3항에 관하여, 그 처분사유의 기재자체만으로는 사실의 구체적 적시가 없어 어떠한 점이 도덕적 품위손상에 해당된다는 것인지 모호하나, 품위유지의무위반은 징계사유에 해당됨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법인 정관 제48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직위해제사유에는 해당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4. 위 인정이 각 사실에 의한다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는 적법한 처분사유설명서의 교부절차를 흠결한 중대하고도 명백한 하자가 있고 또한 그 실체면에 있어서도 피고법인 정관 제48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며 무효라고 할 것이며, 이러한 무효의 직위해제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교권, 명예 또는 신용 등이 침해되어 원고가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이를 금전지급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원고의 나이, 직업 및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하게된 경위와 피고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후 원고를 전임강사로 재임용하여 그후 원고가 조교수로까지 승진하게 된 점 등 여러사정을 참작하면,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금 5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 500,000원 및 이에 대한 원고가 구하는 바의 이 사건 소장송달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88.4.10.부터 당심판결선고일인 1989.10.13.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원고는 이 사건 소장송달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위 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피고는 당심판결선고일까지는 위 손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위자료청구는 위 인정이 범위내에서만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원고의 위자료청구를 전부 기각하여 부당하므로 위 자료청구 중 당심에서 인용하는 부분을 취소하여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며, 항소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 제89조 , 제92조 단서를, 가집행의 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99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생략]

판사 조열래(재판장) 박병휴 최춘근